[BASEBALL] 스스로 프로야구의 격을 떨어트리는 선수들의 팬서비스 문제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닌
프로야구 팬서비스 문제
최근 한국 프로야구를 보고있자면 크게 3개의 이슈로 정의되고 있는 듯 합니다.
하나는 앞선 포스팅에서도 다뤘었고 현재도 문제가 되고있는 아시안게임 병역혜택 논란
그 다음은 매년 가을이면 일어나는 막판 순위경쟁
마지막으로 오늘 다룰 내용이자 순위다툼보다도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프로야구 팬서비스 문제
'프로'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는 이마다 범위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전 적어도 해당 종목을 업으로 삼으며 그걸 취미생활로 즐기는 이들에 의해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돈을 벌고 또 공인의 위치에 오른다면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본인들에게 정의된 호칭을 스스로 망각하고 부정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팬들에 의해서 구단이 순익을 내는게 아니라 대기업이 큰 돈 주니까 팬들보다는 기업 비위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겠죠)
인기에 반비례 하는 수준 이하의 팬서비스
미디어의 관심, 관중 수, 선수 연봉규모를 보더라도 프로야구가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5년여의 암흑기를 벗어난 후 인기와 연봉이 올라가면서 팬서비스는 오히려 더욱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축구, 농구, 배구 등 타 종목에서는 그리고 연예계까지 범위를 넓혀도 사인 또는 사진 촬영 거부가 당연시되고 팬들에게 고개 빳빳이 세우며 면전에서 무시하고 망신을 주는 곳은 프로야구계 뿐입니다.
"어느 구단 또는 어느 선수는 잘해준다더라" 라는 얘기가 나오는거 자체가 잘해주는 이보다 대놓고 무시하는 선수가 대다수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아래 링크는 최근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팬서비스 무시 행위를 모아놓은 글로서 사실 제가 주절주절 적는 것보다 더 크게 와닿을 수도 있습니다 (혈압 주의)
타 스포츠 및 리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저는 스포츠를 좋아하다보니 축구, 야구, 배구 등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경기장을 방문합니다.
근데 그렇게 경기장을 다니면서 팬서비스 요청 거부 당할까봐 걱정된 곳은 야구장 밖에 없습니다.
프로축구는 인기가 없으니 팬서비스 잘해주는거 아니냐?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20여년 가까이 프로축구 평균 관중 1~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팬입니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원 주전급의 절반 이상이 현역 국가대표이거나 국가대표 출신이었습니다.
그런 그들도 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나면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사인 또는 사진 촬영을 흔쾌히 해줬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축구팬들은 팬서비스에 대한 논란 자체를 겪은 적도 없고 그냥 경기장에서 경기보는 것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또 무리하게 요구를 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국내 K리그를 거쳐서 영국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 기성용 선수도 과거의 철없는 행동과는 다르게 팬서비스에서만큼은 프로야구 선수 보란듯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기사-링크]
다시 프로야구 얘기로 넘어가보면...
다행스럽게도(?) 고교 졸업 이후 미국에서 커리어를 보내고 돌아왔던 선수들은 팬서비스 교육을 강조하는 MLB 방식이 몸에 익숙한듯 훌륭한 팬서비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국내에서도 팬서비스 안해주기로 소문난 류현진 선수는 미국에서 사인 거부하고 도망가다가 입방아에 오르내린 뒤 조금 나아졌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구단이나 리그 연맹 차원에서 교육도 부족할 뿐더러, 위 링크에서도 보인 이승엽 같은 프로야구의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팬서비스가 엉망이다보니 다른 선수들까지 계속 악순환이 반복되는 듯 합니다.
안해줘도 자기들이 지금 고액연봉 받고 경기장 가득차니까 경각심이 전혀 안생기겠죠.
팬서비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폭행, 도박 등을 해도 우리 선수라며 감싸주는 일부 팬들도 그런 흐름에 한 몫 했다고 봅니다.
아이들에게 상처 주는 선수들 vs 평생 팬을 만들어주는 선수들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
대다수의 국내 선수들과는 다르게 외국인 선수들은 팬서비스가 매우 훌륭하고 팬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제 근무지인 강남 주변에서 외국인 선수들을 마주쳐서 사인이나 사진 촬영을 요구해도 오히려 그들이 고맙다면서 흔쾌히 응해주고 있죠.
그리고 외국인 선수가 아니어도 팬서비스가 훌륭한 국내 스타 선수들은 어린 아이들을 평생팬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반면에, 위의 링크에서도 보여진 행위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모멸감을 안겨줍니다.
이제 100일 가까이 된 제 아들도 언젠가 저와 함께 프로 스포츠들을 보러 다닐텐데 제 자식에게 까지 저러면 정말 저마저 등을 돌려버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 됩니다. 저는 괜찮지만 제 아들이 돈이랑 병역면제에만 눈 먼 야구선수들에게 상처 받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요새 관중이 급감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전 걱정되기 보다는 오히려 잘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팬들 고마운줄 모르면서 인터뷰로는 "팬들에게 감사... 경기장 와주세요" 라는 영혼 없는 멘트만 외치는 이들이 다시 한 번 관중 하나가 아쉬운 상황을 겪으며 경각심을 느꼈으면 합니다.
물가 상승률, 시장성, 국제 대회에서의 선전 등도 연봉 상승 요인이 되었겠지만, 경기장이 텅텅 비고 팬들이 외면한다면 구단을 소유한 대기업들이 과연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수십억의 연봉이나 계약금을 안겨주려고 할까요?
부디 프로야구계가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본인들의 자식들이 당한다면 기분이 어떨지 역지사지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며 태도에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한 명의 프로야구 팬으로서 무조건 내 선수 감싸는 행위도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