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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 감정] 08 열등감 - part 2

in #kr-series6 years ago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닐 때의 그 참담한 기분이 또 떠오르네요. 저도 면접 보는 게 참 싫었어요. 사람들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으로 절 평가하는 게 싫었거든요. 난 그거 말고도 내세울 게 많은 사람인데. 비록 그런 점들이 회사에 유용한 '스펙'이 아니어서 문제지.. ㅎㅎㅎ
(한번은 이력서 취미인가 특기 란에 '그림 따라 그리기'를 썼었는데, 면접관이 '이거 뭥미?'하더라고요. 제딴엔 '나'라는 사람을 나타내는 한 단면이었는데, 회사에 필요한 '장점'은 아니었던 거죠. ㅋㅋㅋ)

고물님은 아직 젊어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찬찬히 들여다 보세요. 그걸 하기엔 스펙도 없고 내세울 게 없다고요? 그럼 지금부터 실력을 쌓으면 되죠.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도 돼요.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전 사실 10대의 나이에 미래 계획을 다 세워놓고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진학해야 한다는 현재의 시스템이 참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지나고 보면 20대도 얼마나 어린데요. 이십대 초반에 자기 미래에 대해 다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도, 물론 가능한 사람도 있지만 아닌 사람도 많아요.) 하고 싶은 걸 늦게 찾을 수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하고 싶은 게 바뀔 수도 있는 걸요.

지금의 나로서는 능력이 없기에 조금이라도 즐겁거나 성취감을 느낄만할 일을 구할 가능성이 없게 느껴진다.

일단 여기에서 "능력이 없다"는 건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그걸 객관적으로 판단해보세요. (스페인어 능력 시험 같은 거.) 그리고 수치화할 수 없지만 분명 남들은 높이 사는 능력이 있을 거에요. 외국에서의 경험 같은 거.

그리고 즐겁거나 성취감을 느낄 일을 구할 가능성이 없다고 미리 결정내리지 말고, 잘 찾아보세요. 쉽게 찾기 힘들 수도 있지만 분명 길이 있을 겁니다.

지나고 보니, 제가 "00는 해답이 아니야."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당연히 고려조차 안 하던 것들이, 나중에 다른 곳에서 엄청 고민하고 헤매다가 돌아돌아오니까 바로 그 00가 해답이었던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고물님도 미리 재단하고 결론 내리지 말고, 마음 편하게 모든, 그야말로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놔보세요.

글이 길어졌네요. 뭐, 새겨 들으실 필요는 없고요. ^^;
결론은 이겁니다. 고물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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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님의 댓글을 보고 뭐라고 답변을 할까 한참 고민했어요.
먼저 저의 사소하고 개인적인 투정에 이렇게 길고 마음이 담긴 답변을 다정하게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우선 저의 참담한 기분과 답담함에 대해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 역시 자본주의시장에서 통용될 수 없는 저의 장점이나 좋은 점이 있다 생각해요. (아! 저는 개인적으로 '그림 따라 그리기'는 엄청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게 없어도 괜찮다니 저 진짜 울뻔했어요. 더불어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감사드려요.

미리 재단하지 말고 선입견을 버리고 다 열어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찾아보란 말씀에 많은 용기가 났어요.
정말 그래보고 싶어요.
조언은 절 사랑하는 사람이 해줄 때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댓글 달기 힘들 글에 불이님의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이님 조..좋...좋은 하루 되세요: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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