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SCIENCE] 사용후핵연료 처분이야기 2. 처분 부지 선정에는 어떤 점이 고려되어야 하는가?
스티미안 여러분 안녕하세요? @ssghsti 입니다.
저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에 대하여 공부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사용후핵연료 처분이야기 1. INTRODUCTION)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 부지 선정에 어떤 과학적요인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원전 운영국들은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방식으로 아래 그림과 같은 심층처분방식(Deep Geological Disposal)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을 가장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핀란드의 경우, 2015년 11월에 olkiluoto 부지에 대하여 심층처분시설 건설 인허가를 최종 승인하였으며 옆나라 스웨덴 또한 자연방벽과 공학적방벽으로 구성된 다중방벽 개념을 적용한 KBS-3 심층처분 기준을 개발하였고 Forsmark 부지에 대하여 건설 인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www.nwmo.ca/en/A-Safe-Approach/Facilities/Deep-Geological-Repository
심층처분방식이 많은 국가들에서 고려되는 이유는 심지층환경이 지진 등 외부 충격에 대하여 물리적으로 안정한 암반을 제공하고 방사성폐기물을 인간 생활권을 포함한 생태계로부터 지리적으로 더 멀리 격리하여 고준위방사성폐기물내 방사성동위원소들(Radioisotope)이 생태계로 유출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와 같은 물리적 요인 외, 지화학적으로도 심지층지하수는 천층지하수 및 기타 자연수보다 강한 환원조건을 제공하여 지하수를 따라 생태계로 이동하는 방사성원소들의 용해도와 이동성을 크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심층처분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처분방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물리적인 요인(낮은 지진 발생 빈도, 낮은 지하수 유속 등)에 대해서는 익숙하고 쉽게 이해하실 텐데 화학적인 요인은 생소하실 것으로 생각되어 이에 대해 조금더 자세히 파고들어 보고자 합니다.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존재하는 방사성원소들 중 장기안전성 측면에서 방사성독성을 지배하는 대부분의 원소들은 우라늄, 플루토늄, 아메리슘, 넵투늄, 토륨과 같은 악티나이드 원소들로 일반적인 경수로형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가 천연우라늄 수준의 방사성독성까지 자연적으로 붕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만 년 정도입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 튼튼한 내부식성 용기 등에 폐기물을 밀봉하여 처분하지만 결국 수만~수십만 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면 용기 구성 재료의 건전성이 완벽하게 유지될 수는 없을 텐데요, 따라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안전성은 결국 처분시설로부터 유출된 방사성원소들의 지하수 및 해수와 같은 자연수를 통한 생태계로의 이동특성(Migration)에 따라 결정됩니다. 방사성원소의 자연수내 이동특성은 심지층계의 pH, 산화환원 전위(Eh) 등 지화학적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데 대표적인 화학거동특성들로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용해도(Solubility): 처분시설에서 유출된 방사성원소는 자연수의 유동에 의해 이동성을 띠게 됩니다. 자연수에 용해된 방사성원소가 용해되지 않은 방사성원소에 비해 더 큰 이동성을 가지므로 지하수에 존재할 수 있는 방사성원소의 농도 최대치인 용해도는 처분시설 안전성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일반적으로 자연수 내 방사성원소의 용해도 증가는 처분시설에서 유출된 방사성원소의 생태계로의 이동성 증가 및 처분시설의 안전성 저하를 의미합니다.
흡착(Adsorption): 방사성원소들은 자연수에 존재하는 다양한 무기 및 유기 리간드들과 결합하여 착화합물을 형성하며 각 착화합물의 분포는 자연수의 pH 및 수용액내 이온조성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또한 심지층 내에는 다양한 광물질들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광물질들은 지하수조건에서 일반적으로 표면전하가 음전하를 띠기 때문에 양전하를 띠는 악티나이드 및 기타 금속방사성원소들과 결합하여 방사성원소의 생태계로의 이동을 지연하는 역할을 합니다. 각각의 착화합물은 고유한 분자구조와 전하를 가지므로 흡착특성은 지하수내에서 방사성원소가 어떠한 화학종으로 존재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따라서 자연수 수화학 조건에서 지배적으로 존재하는 화학종(Predominant chemical species)을 평가 및 예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학적 요인을 중심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선정에는 어떤 점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최대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쓰려고 하였는데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ㅠㅠ
다음 포스팅에는 왜 환원조건의 부지가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적합한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합니다!!
Cheer Up!
@칭찬해
사용후핵연료가 자연 붕괴하는데 수십만년이 걸린다니 충격적이네요 ㅎㅎ
그렇죠 ㅠㅠ 안전한 처분기술을 개발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으아~ 어렵지만 잘보고 갑니다 ㅎㅎ
제가 너무 어렵게 쓴게 아닐까요 ㅠㅠ 다음부턴 더 쉽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글이 기대가 되네요 ㅎㅎ
환원조건의 부지 조건과 적합성이 사실상 여러 시민단체의 화두거리니까요 ㅎㅎ
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렵지만 한 번 잘 정리해보겠습니다 ㅎㅎ
잘 읽었습니다ㅎㅎ 얼마전 KORAD에서 견학가서
들었던것보다 자세한 설명이네요 감사합니다ㅎㅎ
경주에 다녀오신 건가요?? 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넵ㅎㅎ 터널이 참 길더군요ㅎㅎ
저희 연구실에서도 지하수 내의 방사성 물질 흡착 과제를 하고 있는데 반갑네요.
오 반갑습니다!! ㅎㅎ 스팀잇에서 비슷한 일을 하시는 분을 만나니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