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는 만큼 즐거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in #kr-review7 years ago

201803231341898974_1_20180323134304883.jpg

제가 예고편을 보자마자 흥분을 하며 수다를 떨었던 작품이었던 '레디 플레이어 원' 을 개봉당일 아침에 조조로(사실 관람권으로 본거라 무료였지만) 보고왔었는데요. 이 영화는 정말 미쳤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이스터에그의 영화입니다. 영화 곳곳에 80.9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 게임 캐릭터들이 나오죠. 물론 2000년대 2010년대의 캐릭터들도 나옵니다. 정말 세대를 아우르는 그런 추억이라는 코드를 확실하게 저격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지나가는 행인 1이 로보캅이고 주인공들이 추는 춤을 보고 놀라는게 조커고 할리퀸이니까요. 러닝타임은 2시간 반정도 되는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않아요. 정말 담백하게 끝이 납니다. 엔딩이 담백하다는 게 아니라 조금도 지루하다거나 이해가 안된다는 장면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에 내가 나오는 캐릭터도 나올까? 어디서 나올까? 라고 찾아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실텐데요. 저는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너무 많아요. 진짜 너무 많아요. 그런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기적같고 즐거운 영화이죠. 이 영화보고 가시면 좋아요. 라는 식의 리뷰를 쓰시는 분들이 꽤 있던거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 개소리입니다. 주로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예로 들텐데요. 저는 이해가 안됩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이 샤이닝을 봐야만 이해가 되는 영화가 아니잖아요. 그냥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나왔을뿐인데 꼭 보고 가세요? 하. 웃기네요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은 말그대로 이스터에그일 뿐이고 극에서는 큰 역할이 없어요. 그리고 그렇게 설명이 필요한 캐릭터들도 안나옵니다. 진짜 사람들이 보는것 만으로도 그 캐릭터들이 누군지 아는 그런 정말 대중적인, 그당시 대중문화를 이끌어 갔던 아이콘들이 나오니까요. 헬로키티, 배트맨, 에일리언 이런 캐릭터들이 얘는 누구고, 어떤 설정이고 이런 캐릭터에요 라는 설명이 필요한가요? 아니죠. 지나가는 행인 1이 로보캅이라니까요. 물론 여자주인공의 바이크에 대해서는 설명이 꽤 필요합니다만, 비중이 컸던거도 아니고 이스터에그는 이스터에그 일뿐이죠.

확실히 이 영화는 아는만큼 즐거운 영화입니다. 보는 도중에 조금 슬펐어요. 내가 모르는 작품의 대단히 중요한 무언가가 방금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에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이해가 안되고 그런건 아니죠. 영화를 처음볼 때랑 두번째 볼 때 또 다른걸 느끼곤 하는데 아마 이 영화는 그런 갭이 가장 큰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두번째 봤을때는 처음 봤을때는 내가 몰랐던 캐릭터들이 더 보일수도 있는 것이죠. 숨은그림 찾기같은 영화입니다.

0000036882_002_20180328091802165.jpg

영화는 가상현실 파트와 현실의 파트가 적절히 분배되어있어요. 이게 정말 대단한건데, 가상현실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야기이기때문에 현실파트가 조금 소홀해질수도 있는데 이 점을 잡아낸거죠. 악덕회사인 IOI를 통해 말이죠. 현실에서는 굉장한 파워를 가진 IOI이지만 게임에서는 인해전술을 쓸 수 밖에 없는 퀘스트의 난이도 때문에 사실상 IOI가 게임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제한되어있죠.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을 돈으로 매수하려거나 살인협박을 하거나 하는 현실적인 부분으로 주인공들을 제압하려고 합니다. 게임의 문제를 현실로 끌고 오는거죠. 그렇기때문에 분량이 중립적이고 현실파트도 가상현실 파트도 중요해질 수 밖에 없는거죠. 게임에서 이기고 있어도 현실에서 죽어버리면 끝이니까요. 그렇다고 숨어버리자니 퀘스트를 깰 수 있는 단서를 가진건 주인공뿐이구요.

사람들이 이 영화는 명작이다. 라고들 많이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명작이라는 게 영화가 상영하고 있는 와중에 받을 수 있는 칭호였나 싶기도 하구요. 너무 오랫만에 이런 대중적인 대작을 정말 대단한 감독이 만들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설어요. 방금 뇌리를 스치는 작품이 있는데, 놀란감독의 '다크나이트'가 극장가를 점령할 때 이런 분위기였던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오랫만에 스필버그 감독이 굉장한 작품을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 짜내서 만든 굉장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줄로 평하자면 추억이라는 '향수'를 들이 부은 영화 에요.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제발 부디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Sort:  

오오.. 이 영화 꼭 보고 싶었는데! 좋은리뷰네요!

꼭!!! 보세요 너무 재밌는 영화입니다.

주말엔 꼭 봐야겠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24
TRX 0.21
JST 0.037
BTC 98286.08
ETH 3416.39
USDT 1.00
SBD 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