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사내 그리고 나에게

in #kr-poet6 years ago (edited)

사내 그리고 나에게


돌아오는 길, 우산을 쓴 채 우두커니 서있는 사내를 보았다

나는 어쩐지 빗소리 사이로 사내의 울음 소리를 들은 듯 했다

멈칫 돌아보니 그의 등은 무겁고 어둡기만 했다


나는 사내가 정말로 울고 있던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발걸음을 멈추지는 못 했다

행여나 그의 울음 소리가 정녕 들릴까 겁이 났다


그 날 밤, 비구름이 갠 하늘 사이로 별이 찾아들었다

나는 별에게 사내가 왜 울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별은,

별은 말 없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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