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아프지도 않는데 백신 접종은 낭비 아닌가요?
※ 본 콘텐츠는 양이삭 수의사가 노트펫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우리 아이에게 백신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전염병을 앓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백신 접종은 낭비 아닌가요?"
ㅡ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들리신다면, 어쩌면 이 페이지가 도움이 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가 어디냐구요? 영국의 <가디언>지에서 사람 어린아이들 사이에 '홍역에 대한 백신 접종과 집단면역 형성이 왜 필요한지'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시뮬레이션 사이트입니다.
작은 점들로 이뤄진 하나의 원은, 서로 다른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여러 집단을 의미하고 있는데요.
처음 페이지를 열면, 각 점들은 하늘색(백신 접종), 노란색(백신 미접종), 파란색 테두리 안의 노란색(백신을 접종했으나 방어능력이 저하된 경우)중의 하나로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바깥에서부터 5개의 빨간색 점이 날아와 무작위로 하나의 작은 점과 충돌하게 되죠. (이는 외부에서 홍역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하게 되는 경우를 상징합니다)
5개의 빨간색 점 중 어느 하나가 노란색 점과 충돌(감염)하게 되면, 그 집단 내에서 백신을 통해 방어능력을 형성하지 못한 점들로 빨간색 점이 전파(전염)됩니다.
그렇게 10개의 원 (집단의 백신 접종 수준)별로, 시뮬레이션 결과 홍역의 감염과 전파를 방어해낼 수 있었는지 아닌지 여부를 판정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페이지를 새로고침하거나 '시뮬레이션 다시 하기'를 누를 때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여러 번 해 보시면 접종률이 90% 가까운 집단도 홍역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신을 통해 방어력을 형성하지 않은 점들도, 심지어 집단 내에 홍역이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라도, 주변의 점들이 백신을 많이 한 경우(파란 점들)엔 그 덕분에 감염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사람의 홍역과, 광견병을 비롯한 반려동물의 전염병은 구체적인 전파양식이나 세세한 증상이 모두 다릅니다. 각 분야별로 전문가분들이 따로 있고, 심지어 전염병의 전파 양상 그 자체만 연구하는 학자들도 있죠.
하지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칙과 전염을 막기 위한 방법론은 같습니다. 백신으로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질병이라면, 한 집단 내에서 가능한 널리 백신을 접종하는 게 모두에게 이롭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양이삭 수의사([email protected])
Fifteen people die in the U.S. every year from dog 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