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

며칠 전 양재 꽃시장에 다녀왔다. 적적한 방에 식물이 있으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갔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 선인장 두 개와 아이비 하나를 샀다. 선인장은 키우기에 까다롭지 않아 샀고 아이비는 공기청정에 좋다길래 샀다.

선인장 2개 중 하나는 백소정이라고 하는데 하얀 가시 솜털이 까슬까슬 나있고 돔형태를 띄고 있다. 다른 하나는 자태양이라고 하는데 가시가 특이하게 좌우로 퍼져있고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백소정은 브라질과 우루과이에서 왔고 자태양은 멕시코 태생이다. 모두 지구 반대편 머난먼 대륙에서 힘들게 온 얘들이라 더 정이 간다. 나와 같이 모두 타향살이하는 얘들이 아닌가?! 유럽과 스칸디나비아에서 건너 온 아이비는 말할 것도 없다.

이 얘들과 며칠 지내고 나니 방안에 활기가 느껴지고 내 자신도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진 거 같다. 방 안에 나 혼자 아닌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적적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모양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동물들을 키우는 게 이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제 친구들에게 할릴없이 전화하는 습관도 고쳐질 듯 싶다.

[백소정]

[자태양]

[아이비]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