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11화 - #미투 그 이후, 그 많던 술자리 진상들은 어디로 갔을까(ft. 박사원의 해외르포)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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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술자리 7ㅐ 부장님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미투는 내 일터를 (쥐뿔) 바꾸었을까? 아닐까? 너무나 많은 뉴스와 충격들이 지나간 자리, 그 이후. 변화의 바람과 언니들의 그간의 못다한 솔직한 이야기! + 해외에서 미투를 대하는 해외 언니들의 이야기까지! 언슬조 11화에서 만나보세요.





미투 운동이 불러온 일상의 변화, 느끼시나요?

"미투 운동 전에도 회사에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관한 조항이 있었는데 실효성이 크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그 조항들이 예전보다 훨씬 강화됐어요. 실제로 회사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하던 남자분이 있었는데 최근 한 여직원의 미투 고발로 인해 다른 지점으로 강제 발령 처벌을 받았어요. 이것도 미투 운동으로 인해 생긴 변화인 거 같아요.
그런데 이런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저희 회사 윗분은 ‘퇴근 이후에는 회식을 하지 말아라.’ 라는 지령을 내리셨어요. 아예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거죠."
-이과장

"이런 얘기도 들었어요. 예전에는 성범죄 사건이 있었을 때 여자 직원에게 조치가 취해졌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같은 건이 물 위로 떠올랐는데, 이번에는 남자 직원을 이동시킨다던지 하는 조치가 취해졌다고 합니다."
-신차장



'왜 그때 얘기 안 했냐' 그동안 미투 사건들을 보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었습니다. 그녀들은 왜 지금껏 침묵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대학 신입생 때 귀가 버스에서 옆자리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는데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얘기했더니 그 사람이 나중에 저에게 해꼬지를 가할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저도 그게 너무 무서웠구요. 여성들이 성추행을 당해도 말할 수 없었던 건 ‘내가 말을 하면 이 사람이 나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 라는 두려움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신변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요."
-김부장

"몇 년 전 회사에서 제가 아는 분이 겪은 일인데, 어떤 남자분이 지나가면서 그 여자분 엉덩이를 툭 친 거에요. 너무 황당한 일인데 CCTV도 없고, 목격자도 없고, 거기다 그 남자분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버린 거에요. 여자분은 너무 속상하고 불쾌한데 그 당시에는 너무 놀라서 대응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고 또 이런 일이 생길까봐 두려웠다고 합니다.
저도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가서 신고하자.’ 란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 두 사람이 사이가 안 좋아질 것도 걱정되고, 인사부에 말해봤자 제대로 조치도 안 취해질 것이고, 더 나가서 만약 소문이 이상하게 와전되면 여자분만 욕을 먹을 게 뻔하니까 결국 ‘앞으론 그 사람을 피해 다니자.’ 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요즘 미투 운동을 보면서 ‘아 내가 그때 그분에게 더 힘을 실어 줬어야 했는데.’ 란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문대리



박사원의 특별 인터뷰 –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미투

‘왜 그 여자는 이제 와서 고발을 하는 거야? 그 당시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그 여자도 이득을 본 게 있잖아. 그런데 왜 남자를 고발하는 거야?’

하비 와인스타인을 고발했던 이탈리아 여배우에 대해 이탈리아 남사친에게 물어보았더니 돌아온 대답이었어요.
그 말에 놀라서 이탈리아 여사친에게도 물어봤는데 비슷한 생각이더라구요. 좀더 조사를 해보니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성 불평등이 심하고 온갖 성 스캔들을 일으키는 총리를 지난 20년간 계속 뽑고 있는 나라에요.

스페인은 좀 분위기가 달라요. 스페인에서는 올해 여성의 날에 남녀 임금 차별에 반대하는 거리시위도 가지는 등 강하게 남녀 평등을 주장하는 나라에요. 제가 스페인 여사친에게 ‘너희는 성차별이 심한 거 같지도 않은데 왜 그렇게 남녀 평등 문제에 열성적이야?’ 라고 물었을 때 그 친구가 한 대답이 인상깊었어요. ‘음..성의식이 더 발달했기 때문에, 차별을 더 인지할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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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들이 임금격차에 항의하는 파업을 했다. 출처: Jesus Merida via PA Images



어느 남성 청취자의 고백

"남초 회사에서 몇 년간 일하다 보니 언어 성희롱은 기본, 성기나 배를 툭툭 치는 성추행까지 신입 때부터 일상처럼 겪었어요. 처음엔 내가 적응을 못하는 건가, 하고 불편해 하는 내가 부적응자처럼 여겨졌는데 요즘엔 욕을 하고 화를 냅니다. 그러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조금 덜 하더라구요. 이런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얼마전 미투 고발들을 보고 들으면서 좀더 이해가 되고 공감을 하게 되었어요."
-남성 청취자 L 씨



언니들이 미투-사내 성희롱 고발을 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 이후에도 미디어와 인터넷에서 많은 고발과 열띤 논의가 있었는데요, 이 시점에서 언니들도 한숨 고르고 다시 미투, 그 이후에 대해서 얘기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간의 미투를 겪고 바라본 다양한 시선들과 생각들, 못다한 이야기와 청취자들의 사연을 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박 사원이 미국에서 보내온 따끈따끈한 성추행의 추억(?)과 외국인 친구들의 인터뷰를 함께 들어보고 미투 운동은 우리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일상, 미투 운동 이후 어떻게 바뀌었나요? 그리고 이젠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용기있는 그녀들이 바꾼 세상이 조금씩 꿈틀대는 게 보입니다. 다만 아직도 너무도 느리게 변하는 현실을 느끼며 언니들도 수다 중간중간 마음이 무거워졌는데요. 그래도 우리의 혁명은 지금부터 시작이니 포기하지 않고 느리지만 무겁게 오늘도 한발짝 내딛어야 할 거 같습니다.

[언슬조 11화 전체듣기] (49분) ->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은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의 각기 다른 직함을 가진 5명의 여성 직장인들이 함께 모여 고민과 팁을 나누는 시원 솔직한 수다의 자리입니다. 매주 목요일 밤 스팀잇에서도 찾아뵙겠습니다. 일하는, 일했던, 일을 할 모든 여성에게 알려주고 싶은 팟캐스트, 언.슬.조입니다. 당신의 직장생활은 언니들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뉠 거에요. (찡긋) 팟빵에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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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의 성희롱 성추행이 정말 많더군요
문제는 그게 문제인지도 자각을 못하는..
팔로우하고 갑니다

요즘에는 그나마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많은 남자 직원분들이 상당히 조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답니다.
팔로 감사합니다. :)

일단 변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으니까 ~
좋은 방향으로 꾸준히 변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팔로 꾸욱~❤
즐거운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헤헷 :) 노이지스카이님도 좋은하루 되세요.

그래도 조금이나마 #meToo 이후 변화가 생긴다니 다행이에요.
저는 계속 #withYou!

계도님의 위드유는 힘이 됩니다~! 감사해요 아잣!

다들 비슷한 고충을 가지고 있었군요.
저 역시 상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할하다보니
별 조취를 취하지 못했던것 같거든요.

처음엔 너무 당황스럽고
생각하면 할 수록 수취스럽기도 하고, 이제와서 말하자니
괜히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될것같고..뭐 딱히 증거도 없고..
참 이게 문제인것 같아요.

역시 다들 겪는 문제군요. ㅜㅜ 다들 특별한 불쾌한 경험인줄 알았었는데 너무나 흔하디 흔한 이야기.
참, 돌캣님 댓글은 이번 11화에 짧게 소개되었어요. :)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봄비가 내리네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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