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뭐가 다르지?
대통령 개헌안이 불발됐다. 이번 임기에서 개헌이 다시 논의되기는 힘들 것이다.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개헌안을 ‘사회주의’ 개헌안이라고 비난했다. 대통령 개헌안이 헌법에서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겠다는 내용이 그 근거였다. 그렇다면 정말 자유민주주의와 그냥 민주주의는 다른 것일까? 자유가 적시되지 않는 민주주의는 사회주의일까?
민주주의의 기원이라고 불리는 아테네의 민주주의 보자. 아테네 민주주의는 BC5c 페리클레스가 폭군정치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로 아테네를 변화시켰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핵심은 공동체 정신과 평등주의이다. 여기서 평등주의는 수의 정치로 다수의 의한 지배를 뜻한다. 이 시대에는 전쟁이 너무나 빈번했기 때문에 공동체가 개인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다수에 의한 지배 원리는 ‘엇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였다면 다수의 의견이 대체로 옳다’라는 것인데, 이 전제가 민주주의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다수의 횡포로 연결되기도 한다. 또한 평등주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의 영향을 주었다.
잘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말하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제도의 원래 핵심은 ‘다수의 뜻, 다수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자유주의와 반대된다. 근대 자유주의는 개인의 의지, 개인의 결정을 최고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로 민주주의보다 자유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샹탈 무페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에 방점을 두는 것이 미국식 신자유주의로, 민주주의에 방점을 두는 것이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라고 구분했다. 개인보다 사회가 더 중요하다는 사회민주주의는 이념상 자유주의보다 사회주의에 더 가까운 형태를 보인다.
자유민주주의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점점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출발선이 공정하지 않은 것, 게임이 공정하도록 운영되지 못하는 것, 그로인해 사회 각계각층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아마도 대통령 개헌안에서 자유를 빼고 민주주의로 고치려 했던 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문제점을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와 같은 방법에서 대안을 찾고 싶었음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누구도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사회주의 공산주의라고 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자유민주의든 사회민주주의는 그냥 민주주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