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에 첫 발을 디디며...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모두들 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20여년간 신~나게 SI업계 종사해온 노가더입니다. 개발자가 아닌 노가더로 표현함은 대한민국 이쪽 바닥이 그렇단 것입니다. 그렇다고 노가다 막일을 무시하는건 아닙니다. 백발이신 아버님께서 공사판에서 흘리신 눈물과 땀방울 덕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니 말이죠...

돌이켜 보면 저는 갑 > 을 > 병 > 정 > 무 까지는 가본 것 같습니다. 그러한 난장판에서 오랜 기간을 생존해내다 보니 저와 제 주변 분들도 모두 어떠한 매너리즘 비스무리한 것에 빠져든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이제 할만큼 하고 볼만큼 봤다는 대략 그런 종류이지요. 근거도 모를 자존감과 교만함 덕에 누구는 술로, 누구는 취미로.. 그렇게 흘려 보내다, 어느 순간 건강보험공단으로 부터 날라오는 '생애전환기 종합검진' 안내장을 보고는, 언제부터 버려두는지 기억조차 아득한 정신줄을 잠시나마 잡게 됩니다.

잠시 정신을 차려서,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 보고, 현실의 자신을 직관하고, 미래의 나는 무엇일까 예측해본 후, 우물안 개구리였던 나, 빈 털터리인 나, 앞으로 답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세상은 이미 오래전에 화성에 거주지를 짓겠다 난리를 치는데, 스스로는 개울에 비친 달빛이 세상 전부인줄 아는.. 그러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요~

불행 중 다행이나마 늦게라도 현실을 깨닫는 순간, 그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나도 뭐라도 도전해보는 거야..류의 다소 순진해 보이는 파이팅과 더불어 모종의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시대가 진정 요구하는 기술과 파워에 목말라 하며, 전에는 애들 재워 놓은 하루종일 참고 기다렸던 두어시간의 골든타임이 성을 파괴하고 던전을 누비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영어 문법도 다시 잡고, 이런 저런 리서치도 해보고, 집안 구석 먼지쌓인 오래된 인문책도 뒤적거려 보곤 하게 되는~~데.. 정작 고민은 머리가 예전 만큼 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창때는 슥~하고 스치기만 해도 인사이트들이 샘솟듯 흘러 나왔는데 말이죠~

그렇게 구글링으로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이 바닥의 어메이징한 세상에 눈을 뜨고서는, 아! 이런것도 있구나,, 아! 이런게 가능했구나.. 를 연발하며 링크에 링크에 링크를 거쳐가며 새로움과 놀라움들에 흠뻑 매료되어, 이것도 해봐야지! 저것도 파봐야지! 다짐하던 소박한 꿈들은 십수년간 굳어진 나의 두뇌에 체계적으로 구성되지 못한채 쓰잘데 없는 망상으로 떠돌게 됩니다. 파편화된 방대한 정보들은 머리속 이리저리 부유만 하다가, 행여 저녁에 진행하는 고객 시스템 오픈 작업에라도 말려드는 날이면, 소중한 별밤에 침침한 눈을 부벼가며 발버둥 친 대부분의 노~오~력들은 담배연기 마냥 허공으로 이별보내고 말지요~

지금까지의 짧은 사연이 블로그란 플랫폼에 기웃거려보기로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랜날 여러 블로그들을 통하여 늘 정보 소비자의 입장에서 많은 도움과 유익을 누리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 귀찮고 번거롭고 시간낭비 하는 일들을 '왜'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과 편견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찮이 여겨 마지않던 블로그 나도 한번 해보겠다고, 워드프레스 책 구매, 에버노트 가입, AWS 구독까지 등등... 밤마다 서슴치 않고 들이대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인생의 아이러니란...

뭐.. 어째뜬 다 좋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아서 좋고, 새로운 시선으로 넓은 세상에 발을 들일 수 있어서 좋고, 20대 초반 뜨겁고 거리낄 것 없었던 그리운 시절로 역주행 하는 느낌에 막 신나고요..^^ 블로그를 시작하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저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생에 전환기에 맞이하는 신선한 챌린지에 우주의 에네르기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20년 SI 개발자를 스쳐가는 정보들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의미있는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합니다.

블로그 플랫폼으로 뭐가 좋을것인지를 놓고 여러 고민하다가 워드프레스를 낙점 후 추가로 스팀잇을 알게 되었고 워드프레스를 직접 구축해서 동시에 운영해 볼까 계획중에 있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남이 쓸 물건만 주구장창 만들어 오다가, 정작 제가 쓸 물건 이쁘게 만들려니, 막막하기만 하고 넘어야할 언덕들이 많습니다요 ㅎ

블로그를 시작함에 있어, 무엇보다 저를 가장 두렵게 하는것은 글을 쓰는것 자체에 있습니다. 지금도 한 시간 넘게 이 글을 써내려 가는 동안, 마음과 생각과 키보드의 삼박자가 어긋나서 미~촤 버리겠습니다. 마치 학창시절 운동장 레크레이션 때 옆사람과 발묶고 뛰기 게임에서 조금가다 자빠지는 모습처럼 말이죠..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요~ 익숙하지 않은 것이지요.. 십년만에 자전거에 다시 운전할 때의 느낌이랄까요? 더욱이 오랜 세월동안 글쓰는걸 싫어해서 '닥치고 코딩', '문서화는 적폐'를 자신있게 외치던 저 이기에, 함께 공유되는 인터넷이라는 거대 공간에서 평소 저 혼자만이 사유하는 저렴한 생활 양식들이, 저를 읽고 지나가는 어떠한 분들에게 행여나 불쾌감을 드리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하곤 합니다.

그러하기에 이곳에서 처음 접하게 된 '뉴비'라는 단어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고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저와 같은 뉴비들을 이렇게 대놓고 환영해 주시고 함께 일어설 파워를 실어주시는 kr-newbie 에,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더운 여름 부디 건강히 보내시고 모두들 건승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017년 8월 4일 by 파파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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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좋은 활동 기대하며 앞으로 자주 교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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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도 팔로 드리며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스팀잇에 오신것 을 환영합니다.^^
저는 krwhale이라는 아기고래와 코인시세 챗봇을 운영하고 있어요 :)
- 아기고래에게 Voting 받는 법
- 코인시세 챗봇
1주일 뒤 부터 유용하게 쓰실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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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처음 가입후 모르는게 많숩니다~
자꾸 하다보면 터득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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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r-daily 활성화 ,소통 활성화를 진행하고있는 @hyesung 입니다.
편한글도 보상받자 라는 컨텐츠 진행중이니 한번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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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저도 프로그래머 입니다.
위의 쓰신 글이 많이 공감되네요. 저도 얼마전부터 안읽던 책을 일기 시작했습니다. 직잔에 이럴걸..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생의 전환기?를 응원합니다~!

개발자라시니 더욱 반갑습니다~
응원 감사드리며 지금이라도 생각줄을 붙잡게 되어사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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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개발의 20년 노하우 여기서 푸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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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년 대부분 날린 시간이 많아서요..
알뜰히 썼다면 뭐라도 되었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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