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같은듯 다른 암호화폐 사업
라인, 日서 암호화폐 사업계획 카카오, 아직은 지분투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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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포털 사업자이자 한국과 일본의 대표 모바일 메신저를 보유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네이버는 공격적, 카카오는 아직은 발만 담근 상태입니다.
특히 네이버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현지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요.
라인은 지난달 31일 금융 자회사 '라인 파이낸셜'(LINE Financial)을 자본금 규모 50억엔(약 490억원)으로 설립하고 암호(가상)화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라인 파이낸셜은 암호화폐 교환, 거래소,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신들도 이같은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과 대만, 동남아 등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답습니다. 관심의 핵심은 일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꽉 잡은 라인이 암호화폐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가능성입니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월 사용자 수가 2억명이 넘는 라인이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 기반이 다져지자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라인이 일본에 이어 홍콩과 룩셈부르크로 진출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실제로 라인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장기적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인력과 마케팅·신사업 등에 대한 투자확대 기조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주춤했는데요.
지난해 4분기 라인의 매출액은 464억1000만엔으로 전년동기대비 2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억9900만엔으로 62.6% 감소했습니다. 네이버와 라인은 올해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가 5억3000만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해킹당해 현지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입니다.
그러나 라인의 성공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해석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라인이 암호화폐 사업 소식을 전한 날 일본 증시가 0.2% 빠졌는데, 라인의 주가는 4.4%까지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에는 16개의 허가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인과 같은 일본 국민 메신저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네이버는 지난 2011년 뒤늦게 모바일 메신저 사업을 본격화할 때 국내는 사실상 포기하고 일본 시장에 집중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어 이번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국내 시장의 기대감도 높습니다.
삼성증권은 "네이버가 공격적 투자 확대로 수익화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면서도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핀테크 등 신성장 사업 투자는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라인의 성장성 확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경영진의 의지도 강력합니다.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라인 파이낸셜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스마트폰에 의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총체적 전환) 중반기에 라인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AI와 핀테크가 스마트폰과 유사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으킬 것"이라며 이런 사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와 달리 카카오는 국내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꼽히는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에 지분을 투자해 관련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직접 진출했다고 보긴 어려우니 과거 모바일 메신저 사업에 발 빠르게 진입한 것과 다소 다른 모습이지요.
그래도 카카오는 두나무의 2대 주주라는 점에서 앞으로 지분법 이익 발생이 예상됐는데요.
삼성증권은 업비트의 지난해 12월 일평균 거래액 5조원과 카카오의 추정 지분율 23.2%를 기준으로 작년 4분기만 200억원가량의 지분법 이익이 카카오 연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가 있고 이에 대한 개발을 하고 있으나, 암호화폐 사업과 관련한 특별한 계획은 현재 없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약간 다른 행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기대됩니다.
○출처○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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