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거닐다 | 도시 안에 작은 성 마을, '사운즈한남이 만들어지기 까지'를 듣다.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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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company(이하, JOH)에서 한남동에 새로운 단지개발을 한다는 소식은 2016년 가을쯤이었을까.. 회사 회식으로 길 건너편 식당에 방문하면서 알게 되었다.(그 당시에 공사 가림막이 쳐져 있고, SOUNDS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다가 한동안 잊고 있었다. 다시 생각났을 때에는 여전히 공사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드디어 2018년 봄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식이 들려왔다. 다른 것보다는 서점이 기대되었던 터라 조금 더 기다렸다가 7월 초 드디어 시간을 내어 방문해보았다.

방문해 본 그 날 저녁, 스틸북스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보니 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사운즈한남이 만들어지기까지'<라는 제목의 특강이 곧 열린다는 공지였다. 최근에는 일회성 강연들은 지양하는 편이었는데, 이건 무조건 가야 한다. 인스타그램 업로드가 '3분 전'이라고 떠있는 걸 확인하고 신청서를 급히 작성했다. 혼자 가긴 외로워서 공간 운영에 관심이 많을 동동(이영동)에게 미리 연락도 해두었다.

그.러.나.



다음날 정오가 조금 지나서 올라온 강연 참여 확정인원 명단에서 내 이름과 연락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낙담하는 것도 잠시 당일 입금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대기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거라는 맨 밑에 있는 희망의 줄기를 보고 대기 순번이 상위권이지 않을까! 기대해보았다. 다행히 대기 순번으로 참여 확정되었다. 그렇게 하루 건너뛰고 다시 사운즈한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녁 무렵, 시원한 바람이 불고

이태원을 저녁시간에 와 본 게 얼마만일까? 퇴근시간 무렵 이태원역에 내려 그대로 가로질러 사운즈한남으로 걸어가는 그 길이 참 어색했다. 제일기획 건물과 한남동 주민센터가 있는 그쯤에 가까워졌을 때, 자연스레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는 얼굴이 보였던 것! 막 퇴근길인 상준씨와 마주쳤다. 최근 이직 소식은 들었는데, 사무실이 바로 근처라 했다. 잠깐 인사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했다. 새로운 길을 거니는 건 늘 설레는 시간이다. '여기는 이렇구나~ 이 곳은 왜 이럴까?'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굳어있던 머리를 맑게 걸러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남동주민센터에서 순천향대학병원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걷다 보면, 회색 벽돌이 둘러싸인 사운즈한남을 만나게 된다. 주소에서 쓰인 '대사관로'라는 명칭처럼 주변엔 대사관과 외교관들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여서 바로 옆이 시끌벅쩍한 이태원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습도가 높았지만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 바깥 마당에 꽤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며 셀카를 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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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을 지나 한남동 주민센터 앞에서 우사단길에서 가장 좋은 서울뷰를 선사하는 교회 모습이 보인다.


스틸북스에 오르다

7월 6일 당시만 해도 정식 오픈하기 전이라 오후 7시까지 영업하고 있었다.(2018년 7월 10일부터 정식오픈했다.) 강연회 시간은 오후 8시, 준비되기 전까지 'CLOSED' 팻말이 입장을 제한하고 있어 마당에서 걸어오는 동안의 열기를 조금 식히며 기다렸다. 15분 전 입장이 시작되었다. 일행으로 함께 하기로 한 동동은 정시에 도착 예정이라 하여 안내해주신 직원께 동행인은 조금 늦을 거란 메시지를 남기고 4층을 올랐다. 앞에서 2번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틀 전에 왔던 4층 공간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보았다. 그리고 소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성수동 주민이신 스틸북스 스태프 손꼽힌님과도 반갑게 인사 나누었다. 행사 준비 중이다 보니 길게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1층부터 4층 공간이 중형급 서점 '스틸북스'로 운영된다. 기존의 대형서점과 다른 분류 방식을 택했다.

각 층별로 테마를 부여했다.

  • 1층 : 매거진 B의 공간, 서점 MD
  • 2층 : 생활, 일
  • 3층 : 예술, 디자인
  • 4층 : 사유, 사람

평대에 놓인 책들은 주로 최신 서적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책 하나하나에 공들여 고른 흔적이 느껴졌다. 며칠 전 첫 방문 때에도 1시간 반 정도 있으면서 2층부터 4층에서 책을 둘러보는 데에 시간을 다 할애했었다.(시간이 매우 부족했다. 집 근처에 있었으면 좋을 텐데..) 특히 예술, 디자인 분야가 있는 3층에서 반가운 책들도 많이 보았다. 예전에 건축 공부하면서 텍스트북으로 읽었던(다 못 읽었던) 'A Pattern Language by Christopher Alexander'라든지, 쿠마 겐고의 시리즈 책들, Frank Lloyd Wright 등 한동안 잊고 있던 건축가들의 이름을 보면서 눈이 커졌다. 여유 있게 가서 찐하게 책을 골라오고 싶었다.

이 날 참고 참아서 2권, 최근 관심 갖고 눈여겨보고 있는 쓰리체어스(북저널리즘)의 '블루보틀에 다녀왔습니다.(저자 양도영)'과 전성실 선생님의 추천이 있었던 '면허증 없는 그녀와 신용카드 없는 그의 유럽 커뮤니티 탐방기(저자 김정현, 배수용)'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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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북스의 2층 내부 모습이다.



오후 8시, 강의가 시작되었다.

사운즈한남이 기획되기 전까지 : Content와 Platform을 만들다

스틸북스 매니저님의 소개로, JOH 김명수 대표님이 나오셨다. 조수용 전 대표님과 NHN(이하. 네이버)를 나와 함께 JOH를 창업했던 멤버 중 한 분이셨다. 대표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바탕으로 강의내용을 정리했다. 대표님의 말씀하신 단어와 문장 그대로는 아니고 편집된 서술이나, 편의상 1인칭 시점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양해 바란다. 지금부터 김명수 대표님이 전해주신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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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시작되기 전 설레는 순간



'SOUNDS HANNAM(사운즈한남)가 만들어지기까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JOH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어떻게 연결할까 하는 고민을 함께 하던 네이버 임직원 몇 분이서 나와 2011년 4월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창업했다. 때마침 그때는 일본 CCC의 Tsutaya Daikanyama T-Site가 오픈하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비즈니스' 등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JOH는 무엇을 해야 할까? JOH는 의/식/주/정(보)의 측면(어찌 보면 인간 생활의 전분야)에서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것으로 회사의 방향을 정했다. 즉, Content-Platform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7년 동안 해왔던 각각에 대해서 살펴보자.(대표님은 7년간의 실패 이야기라 했다.)

Content 01. Magazine B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브랜드가 무엇인지부터 아는 것이 우선이었다. 사내에도 일반 대중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지적 콘텐츠를 제공해주고자 2018년 7월 현재까지 67개의 브랜드를 취재하고 정리했다. 매거진 B를 하면서 잡지, 인쇄매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 가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취재했던 브랜드들을 분류해보면, 8가지 정도가 된다. (매거진 해당호 예시는 다 받아 적지 못했다.)

  • 철학
  • 퀄리티
  • 라이프스타일
  • 미디어 콘텐츠 : 펭귄, ECM
  • 재료/소재 : 팬톤
  • 뉴 플레이어 :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위워크
  • 장소 : 에이스호텔, 츠타야서점, 호시노야
  • 도시 : 베를린, 서울, 포틀랜드, 교토

또한 브랜드를 넘어서는 이야기로 '배달의민족'과 공동 기획한 '매거진 F 치즈편'이 나오기도 했다. 다이칸야마 티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외국어 잡지 1위로 등극한 영광도 누리고 있다. 더 나아가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인쇄매체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인쇄매체를 구입하러 가기까지 어떤 경험을 하는가? 등등의 질문을 바탕으로 스틸북스가 자연스럽게 사운즈한남 기획 과정에 들어오게 되기도 했다.

Content 02. Food&Drink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가 외식업이겠다. 단순히 맛집을 넘어서 이야기가 있는 외식콘텐츠를 만들어 보자. 외식브랜드를 만들어보자. 그래서 직접 했다. 하나하나 만들 때마다 번호를 붙였다.

  • 일호식 (1호식) : 현미밥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하지만, 식당에서 만나기는 어렵더라.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자는 취지
  • 세컨드키친 (2nd Kitchen) : 부담 없는 가격 5.5만원에서 7.5만원선의 와인을 캐주얼하게 즐기는 레스토랑이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
  • 트라이바 (Tri Bar) : 건강한 착즙주스를 만드는 가게를 터프하게 주스바로 만들어보자는 취지
  • 콰르텟 (Quartet) : 동네에 하나쯤 있는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빵집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

일호식과 세컨드키친은 한남동 리플레이스프로젝트 단지(한남동 디뮤지엄 위치)에서 운영을 하다가 사운즈한남으로 이전해 왔고, 바운더리에 오픈했던 트라이바는 아쉽게도 폐업했다. 콰르텟은 사운즈한남에서 신규 기획했다.

Content 03. Fashion&Retail

'우리가 쓰고 싶은 물건을 만들어보자'에서 시작한 '에디터의 가방', 정말 시작은 그러했다. 우리가 쓰고 싶은 가방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서 우리가 들고 다니자는 것이었다. 디자인을 하면서 퀄리티에 욕심이 생겨 엄청 신경 썼다. 매거진B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다. 그 당시 인지도가 거의 없었던 매거진B에 정기구독자가 약 10명 정도 있었다. 그분들이 너무너무 고마워 사은품으로 드릴 생각이 있었기에 더 힘이 들어갔던 것이다. 만들고 보니, 이거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실험 삼아 압구정 로데오에 위치한 반지하 8평짜리 매장을 꾸몄다. 위치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어려운 후미진 곳이었다. 그러나 '좋은 콘텐츠가 있으면 사람들은 찾아올 것이다.'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결과는? 보기 좋게 망했다.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공간을 채우고 변화시켜주고 하는 등의 콘텐츠를 유지시켜줘야 하는데 그 점이 부족했다. 큰 교훈을 얻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자체사업이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 - 부동산 사업은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기에 주로 클라이언트 사업이 많았다.

Platform 01. 네스트호텔(NEST Hotel)

영종도에 위치한 호텔 프로젝트였다. 기존 안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해안가에 위치한 그저 그런 호텔이었다.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서 '도심에서 벗어나서의 쉼'이라는 컨셉의 호텔로 변화시켰다.

네스트호텔을 기획할 당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하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Platform 02. 글래드호텔(GLAD Hotel)

반면에 글래드호텔은 네스트호텔과 정반대였다. 도심 속에 위치했다. 네스트호텔에서 쉼과 편안함을 강조했다면, 글래트호텔의 컨셉은 '스마트하고 위트 있는 도심 속의 호텔'이다. 공간이 작지만 사람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다. 벽면에는 가벼운 일러스트를 그리고, "GLAD to meet you"와 같은 사인물로 위트 있는 인사를 건넸다.

Platform 03. 디타워(D.Tower)

가고 싶은 가게가 있는 도심 속의 오피스빌딩을 만들고자 했다. 을지로나 여의도를 가보면, 오피스빌딩에 있는 가게들은 어떤 모습인가? 지하에 칸을 나누어 그저 채워 넣은 거 같다. 잘 보이지 않고 찾기 어려우니 자연스레 좋은 가게들이 입점할 확률도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임대수익도 떨어지고, 손님이 잘 오지 않으니 가게 매출도 떨어진다. 그렇다면 가게를 지상으로 올리면 어떨까? 지상으로 와도 1층만 잘 되지, 2층, 3층은 매출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2,3층도 더 잘 보이게 하면 어떨까? 매장 점주 입장에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게 오랜 설득 끝에 나온 모습이 2~5층까지 레스토랑, 바 등이 입점한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오피스 로비가 지하 1층에 있다는 점이다.

Platform 04. 리플레이스 한남(Replace Hannam)

죽어있던 골목을 살리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였다. 디뮤지엄이 위치한 동네이다. 건물 하나를 큰 규모로 신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골목 스케일에 맞게 여러 채를 나누어 개발했다. 디뮤지엄과 JOH사옥, 일호식, 세컨드키친 등이 입점했었다. 이 건물들이 본래 동네에 있었던 것처럼 최대한 어울리게 하여, 동네 전체가 좋아지도록 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사람들이 작은 건물 사이사이를 다니며 골목을 느끼고 경험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상상했다. 현재는, JOH사옥과 일호식, 세컨드키친은 사운즈한남으로 이전했다.

Platform 05. 바운더리(BUNDARY)

스포츠브랜드 르꼬끄와의 공동기획으로 자전거 라이더를 위한 카페와 샵 등의 복합공간이다. 사이클이란 문화와 공간을 연결시켜본 프로젝트이다.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되기도 했다. 현재는 문을 닫았다.



지금까지 JOH에서 경험한 7년을 통해 배운 점들을 8가지로 정리해보겠다


1. 가치 있는 일도 비즈니스로 이어져야 한다.
- 돈이 벌리는 그림을 그리는 크리에이티브

2. 사람이 많은 곳을 선택하기보다 사람이 찾아오게 만든다.
- 입지를 이기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3. 내가 좋았던 순간을 떠올리고 내가 하고 싶은걸 하려고 노력한다.
- 남들이 뭘 좋아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4. 물질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 큐레이션의 시대로
- 크고 럭셔리한 것보다 작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와 경험
- 공감할 수 있는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5. 분절된 부동산 세계를 이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 땅, 건물, 건물주, 제작자, 사용자를 통역한다.

6. 만들어졌을 때 모두가 행복한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시작한다.
- 시작부터 끝을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 건물주/임차인(장사하는 사람)/소비자까지 다 해피할 수 있는?!

7. 혼자는 힘이 약하다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
- 공간과 콘텐츠, 거리의 큐레이션
- 24/7 살아있는, 주거/상업/오피스 복합개발의 이유

8. 시작보다 점점 더 좋아지는 공간, 서비스, 콘텐츠
- 운영의 힘, 다시 방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운즈한남이 기획되고 만들어지기까지 : Content와 Platform을 통합하다.

드디어 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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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살아가는 우리가 살고 일하고 쉬고 싶은 작은 마을을 만든다."

Content-Platform 두 가지 모두를 통합한 사운즈 한남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자.. 이런 마을을 만들고 싶은데, 어느 동네에 지을까? 마음속에 몇 가지 기준들이 있었다.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지 않고,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동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동네, 걸을 수 있는, 걷기 좋은 동네...? (그 외에도 더 리스트가 있다.)

사실 어느 동네에 할지는 마음속에서 정답을 외치고 있었다. 바로,

"한남동"


사실, JOH가 그동안 오랜 시간 있었던 동네였고, 위에서 언급한 기준들에도 충족한 동네였다. 한남동을 정했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적합한 규모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수소문하고 찾아 헤매서 확정 지은 곳이 지금 발 딛고 있는 곳이다.

"대사관로 35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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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이지만, 2015년 모습이다.



이곳의 개발 전 당시 사진이다. 2채의 단독주택이 있는 대지면적 약 600평의 공간이다. 적당한 부지도 찾았다.

어떤 마을이어야 할까? 현대 도시인들은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쉬고 싶다.' 등등.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도시인들에게 쉼이란 무엇일까? 그래서 다른 동네르 다녀보았다. 사람들이 어떻게 쉼을 즐기고 있는지, 알아보러 갔다. 좋아하는 브랜드이자 매장들을 다녀보았다. 땡스북스, 슬로우파머시, 이라선, 앤트러사이트, WxDxH, 오르에르, 식스티세컨즈, 셀러드샐러, 심퍼커스 szimpatikus 등등... 사람들은 문화적 교류를 하며 쉬고 있구나. 그렇게 다시 채워가는구나. 그렇다면 사운즈한남은 'Urban Resort'로 만들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정리하고 정의한 어반리조트는 아래와 같다.


"Urban Resort"

  1. Multi-Layered

    • 다양성과 복합성은 사운즈의 큰 가치
    • 레이어가 다채로운 공간
  2. Super-small

    • 작을 수밖에 없는데 작더라도 힘 있는 공간
  3. Daily-Inspiration

    • 매일매일 영감을 주는 공간
  4. Urban Jungle

    • 자연에 가까운 공간

어떤 건물 이어야 하지? (Space Design&Planning)

지금까지 정말 쉴 새 없이 달려오셨다. 그래서 김명식 대표님은 잠시 쉬시고 이 파트는 자신을 사운즈건축가라 소개하신 김태영 수석디자이너를 통해 들어보았다. 유럽의 도시를 상상하면 골목을 걷다 보면 광장이 나오고 광장을 중심으로 여러 가게들이 둘러싸고 있다. 가게 앞에 테이블이 놓여 자연스럽게 외부공간에서 자연을 느끼기도 한다. 사운즈한남도 그런 마을이 되기를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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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걷고 작은 광장이 나오고 정원과 테라스가 있는 마을"


그래서 직접 유럽 중소도시를 다녀보며 광장의 적당한 크기는 어느 정도 일지 실측을 했다. 무수히 많은 도시를 다니며 이 곳에 적절한 규모는 15m x 21m 정도가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간의 조건은 591.7평 대지가 있고, 대지레벨 차이가 존재했다. 기존에 있었던 단독주택이 인접해 있는 좌우 대지보다 높게 지어져 있었고, 실측 및 허가된 시점에서 높은 면이 1층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 점이 공간을 활용하는 데에 장점이 되었다. 건축법상 이곳에는 건폐율 60%, 용적률 150%로 건축이 가능하다. 2.5층 규모로 건물 높이를 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지의 특수성으로 보도와 닿아 있는 면이 지하 1층으로 법적으로 설정되어 최대 4 개층까지 건축 가능했다. 사람들이 콰르텟, 일호식, 이솝 등을 만나게 되는 층은 기준 층상으론 지하 1층이다. 지하를 한 층 더 파서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저층부는 근생, 그 위는 사무실과 레지런스 하우스로 계획했다. 다. 기존에 산처럼 만들어 둔 대지 레벨을 조정해서 골목을 만들었다. 중심이 되는 광장의 위치를 잡기 위해서 고심했다. 광장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에 대한 거리감과 가게와 가게 사이의 간격 등 크지 않은 공간이기에 사람들이 인지하게 되는 것을 많이 고려했다. 또한가지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있다. 내부와 외부에 딱 필요한 적절한 창호 사이즈로 설계했다. 해의 방향과 각도, 단지 내 바람의 방향과 속도 등 마이크로 기후와도 연관된다.

이름을 짓고 불러주다(Brand&Design)

사운즈한남의 초기 프로젝트명은 'J Village Project'였다. 시작단계에서 편하게 부르기 위한 이름이었고, 진짜 이름이 필요했다. 오랫동안 불려도 질리지 않고 익숙한 단어였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딩 전문가의 도움으로 'SOUND'라는 단어를 찾았다. 기본적으로 '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sounds'가 되면서 도시에 있는 여러 목소리를 담고 그들이 공존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건전한', '건강한'이라는 뜻도 있다. 익숙하고 부르기도 쉬워 적합한 네이밍이었다.

SOUNDS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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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불러주게 되고, 2년의 시간 동안 짓고 만드는 과정을 거쳐 오고 있을 때, 골목길에 발견될 가게들을 컨택했다. 가게를 구성할 때, 어떤 가게도 길에 면해서 장사하기 좋은 골목과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고심한 끝에 큐레이션 한 가게들은 아래와 같다.


SOUNDS HANNAM'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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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식당은 계속 이어간다. JOH에서 직접 운영하는 외식브랜드,

  1. 일호식
  2. 세컨드키친 (2nd Kitchen)
  3. 콰르텟 (Quartet)

####영감과 자극을 주는 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가게들

4. 이솝(Aesop)
: 향, 코스메틱 브랜드, 이솝의 정책상 반경 내에 서점과 꽃집이 있어야 하는데, 사운즈한남은 이를 충족했다. 게다가 한 나라에 1개 매장만 운영하는 트리트먼트 스토어로 들어왔다., 2층에는 1인 스파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5. 가나아트 갤러리(GANA Art)
: 젊은 세대를 위한 새로운 갤러리의 필요와 시도가 맞아떨어져 입점 확정했다.

6. 오르오르(OROR)
: 리플레이스 한남 인근에 있던 안경점으로 로컬을 잘 이해한 팀이다.

7. 필립스(PHILIPS)
: 대중들은 생소할 수 있지만, 세계 3대 경매 중 하나, 옥션하우스 입점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8. ORFEO
: 하이엔드 오디오 수입사 '오드라'가 기획한 음악감상실이자 극장을 론칭했다.

**9. Brunia Flower **
: 꽃집을 찾던 중 한남동 지역과 로컬 고객을 잘 이해하고 있는 팀을 만났다.

10. 이마트24(emart24)
: 다소 생뚱맞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도심에서 편의점은 필수이다. 게다가 사무실, 레지던스 14채, 매장 상주인력 150명이 있기에 꼭 필요함에도 가맹점주로 지원하는 사람이 없는지 감감무소식이라, 건물주 측에서 직영하시기로 했다.

가장 궁금했던 공간은 11.레지던스(Residence)다.
도심을 살아가는 1-2인에게 작지만 퀄리티 있는 공간 14채를 만들었다. 주택의 주변 시세는 월 임대료 500~1000만 원선으로 고급빌라단지를 이루고 있는 만큼 높은 질을 자랑하는 주거지로 설계했다. 그래서 작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집 안에 있고, 건물 하부에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들로 제대로 된 다이닝과 서재(서점), 오디오룸이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좋은 레지던스가 되지 않을까?

내부 공간에서 신경 쓴 점들을 나열해 보겠다. 먼저, 15평의 원룸형 스튜디오다.

층고 3m으로 좁지만 공간이 더 보인다. 창도 꼭 있어야 할 곳에 배치해 채광, 환기에 많은 신경을 썼다. 집인데, 호텔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텔을 설계할 때와 호텔 객실을 집처럼 연출하려고 노력했던 것과는 반대였다.

수납은 최대한 벽 안으로 집어넣고, 벽면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만들었다. 작더라도 테라스는 꼭 있어야 했고, 화장실도 럭셔리하게, 포시즌호텔급으로 만들었다. 디테일에 꼼꼼함이 보였다. 공조, 냉난방, 책상을 침대 헤드에 설치하는 등 작은 공간을 넓게 만들었다. 감동이었던 점은, 셀럽들이 입주할 것도 고려해 바깥으로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오는 수고를 덜어 집 안에서 쓰레기를 바로 내려보낼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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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 3개로 나눠진 25평형이 있다. 원룸형과 같이 디테일과 호텔 같은 주거를 느낄 수 있었다.

펜트하우스는 프라이버시상 사진을 공개하진 않았는데, 층고 6m로 보통 오피스빌딩이나 호텔 로비에서 1층 로비를 그렇게 설계한다.

마지막으로, 13. JOH의 본사 사무실이다.
직접 만든 장소에서 일해보고 고치며 배우고 성장하자는 목적으로 본사 사무실도 함께 들어왔다. 공사가 마무리가 되지 않은 시점부터 들어와서 현장사무실 역할도 했다. 매거진B팀, 외식브랜드팀 등등 각 팀의 개성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아마도 그들의 다음 스텝은 사운즈의 확장이라고 했다. 어반리조트를 또 다른 도심에, 교외에, 지방에, 해외에까지 확장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레지던스의 규모가 50채, 100채로 더욱 커지게 된다면 또 어떠한 모습 이어야 할지 상상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김명수 대표님과 김태영 수석디자이너가 이야기해준 '사운즈한남이 만들어지기까지' 여정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2년 넘는 기간 동안 기획에서부터 설계, 기나긴 시공까지 레이스를 힘들게 또 어렵게 펼쳐오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동의하시다시피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이 공간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 가장 어려운 파트가 지금부터 시작인 것이다. 그래서 또한 기대가 된다. 이전에 부동산업계에서 해왔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방식으로 끝없이 진화할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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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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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최성우 | cloud.o.cloud
동네를 거닐며 공간과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역을 탐구하는 Urban Context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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