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부터 시작이다.
가진것이 많다.
예전 내 꿈은 단지 '내가 상상하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었다.
어린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해왔지만 그때는 사실 exe파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그것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마이컴과 PC라인을 읽으며 하늘소와 안철수를 상상했을 뿐이었다.
핑계를 대자면 난, 겨우 초딩이었다. 주변에 컴퓨터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독학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는지 모른다.
컴퓨터를 너무 좋아했기에 컴퓨터를 선택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항공우주공학을 선택했다.
그렇게 말했지만 차선은 아니었다. 내 처음을 지배한 건 저 우주가 명백했다.
컴퓨터를 좋아했던 이유도 마찬가지, 컴퓨터 속에 우주를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주를 근사하고, 사랑을 근사하고, 내 꿈을 근사해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자에서 기업가로 진로를 결심하고,
경험을 쌓기 위해 기업에 들어갔지만, 그때의 꿈도 마찬가지,
컴퓨터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어려워 불가능해 보이던 그 꿈을 이미 이루어낸 저 많은 프로그래머들은 하루하루 얼마나 행복할게 살아갈까 생각했다.
당시 나는 그런 능력을 100억 정도로 계산했다.
만약 내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나는 그 능력을 얼마에 팔까?
10,20억은 전혀 감동이 없었다. 50억도 마찬가지, 그런 돈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100억을 상상하자, 그래 100억이라면 그런 능력이 없어도 내가 원하는 꿈들에 도전할 수 있겠다.
그런 상상을,
그런 능력도 없으며 자주 하곤했다.
왜 그런 능력을 가진 저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떼돈을 벌지 않는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들은 지금의 내가 간절히 원하는 그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한 사람들이지 않은가 말이다.
이제 나는,
내가 상상하고 내가 원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과거의 내가 간절히 바라던 미래의 내가 되어 있다.
아니 그때의 상상보다 훨씬 더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다.
나는 이제 와서야 왜 저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떼돈을 벌지 않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저들은 만들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들은 저들이 상상하는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들에게는 기획자가 필요하고 디자이너가 필요하고 PM과 마케터, 서버와 클라이언트, 네트워크관리자와 월급을 줄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결정적으로 심지어,
저들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어떤 것'조차 거의 없었다.
100이라는 프로젝트에서 자신이 담당한 15정도의 영역만 만든 후, 나는 할 거 다했어요. 월급주세요.
모든 것을 다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그때의 나는 몰랐다.
지금 나는 모든 것을 다 만들 수 있는 내가 되었다.
그리고 나서 깨닫았다.
나는 정말 많은 것을 가졌다.
월급 줘야할 직원도 없고 자금도 몇년간 걱정없다. 좋은 장비들이 있고 자체서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서버도 있다.
운영 중 불편하거나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시키거나 눈치보며 부탁할 필요가 없다. 내가 그냥 바꾸면된다. 모든 것을 자동화 해놨다. 손이 가는 서비스가 아니다. 더구나 최신 기술이 접목된 다음세대의 블록체인 기술이다.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오래토록 꿈꿔왔던 순간이다.
그러니, 두려워 할 거 없다.
나는 사업가가 되고자 했다.
사업가가 되기 위해 너무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나는,
내 스스로 나를 사업가의 문 앞에 놓았다.
지금부터 길은 이전과의 길과 많이 다를 것이다.
이제 나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사업가다.
사업가가 되기 위해 프로그램을 해왔을 뿐, 내 꿈은 이제부터,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내 실력을 보여줄 때다.
좋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