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한 영화 이야기] 최초의 영화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in #kr-movie7 years ago (edited)

학교 수강 과목 중에 세계영화사라는 과목이 있었다. 책 두께만 해도 전화번호부 정도 급이었고, 시험 때마다 최강 암기대회가 펼쳐진다는 소문이 돌았다. 나는 당연히 들을 생각이 없었다. 암기는 나의 적이니까... 하지만 처절했던 수강신청 전쟁에서 패배하고 말았고 패잔병들에게 는 과목 선택의 기회 따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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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소문은 real이었고, 최강 암기대회를 앞둔 어느 날 뒤쪽에 있던 학생이 손을 들었다.

졸라 왜울게 많은데이건 대체 왜 배워야 합니까? ”

모두 동작 그만 상태로 쳐다봤고, 교수님은 그 질문이 가소롭다는 듯이 대답했다.

어이고 이 저능아들 바로 정체성. 우리가 누구고 어디서부터 왔고 어떤 민족이었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역사를 공부할 수밖에 없듯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


최초의 영화는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만들었다. 1895년 12월 28일 파리의 지하 카페인 그랑에서 유료로 영화 상영을 시작한 것을 보통 최초의 영화라고 부른다.

보다시피 어떤 각본이 있어서 찍었다기보다는 기록물에 가까운 영상인데 그 당시 뭐 컷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 보니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카페 그랑에서 상영될 당시에 기차가 도착하는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기차가 튀어나오는 줄 알고 도망쳤다는 설이 있다. 영상을 본 다는 자체가 신기방기 한 세상이었기 때문에 아마 우리가 VR을 접하는 느낌과 똑같았을 것이다.

이러한 상영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뤼미에르가 발명한 시네마토그라프 라는 걸출한 작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역시 돈이 많아야 한다


출처:http://www.processreversal.org/pr/11202013/

이 빈약하게 생긴 작품은 촬영과 영사가 가능한 기능이었는데 지금으로 본다면 예전에 나온 캠코더에 프로젝트 빔이 달려있는 S사의 캠코더 정도와 비슷하지 않을까? 여튼 당시 기준으로도 이 기계는 울트라 캡짱 쩌는 머신이었다.

물론 뤼미에르 형제 이전에 돈을 내고 구경거리를 볼 수 있는 장치인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와, 독일의 스클라다노브스키 형제가 뤼미에르 형제보다 먼저 상영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지금도 말은 많다. 그러니까 풀어서 말하자면 프랑스 니들보다 우리가 먼저 상영했거든? 혹은 비슷한 영상을 돈 내고 볼 수 있게 먼저 시작했거든? 이 되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를 최초의 영화로 꼽는 이유는 한 마디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잉? 갑자기 뭔 소프트고 하드고 뭣인가? 라고 의아해하실 수도 있다. 단순히 말하면 영화가 단순히 기록물만 있었던 게 아니라 물뿌리는 사람에서 볼 수 있듯이 연출이 들어간 것이다.

한 정원사가 잔디에 물을 준다. 소년이 호스를 밟으니 물이 멈춘다. 정원사는 뭐가 잘못된건지 호수 주둥이를 들여다본다. 소년이 호스에서 발을 떼자 정원사는 물에 흠뻑 젖게 된다.

앞선 기록물과는 다르게 연출이 들어가 한 마디로 정원사와 소년과 상의하고 영상을 찍은 것이다. 바로 이런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오늘날 극영화로 나아가는 길을 제했다. 또 한 하드웨어 적인 측면은 앞서 말한 시네마토그라프라는 촬영과 영사가 가능한 기계가 있었다.

이렇게 최초의 영화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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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에
대해서 잘 봤습니다

벤티님 댓글 감사합니다^^

예전에 영화사에 대해 읽었던 책이 떠오르네요. 다음에도 흥미진진한 글 써주세요~

넵^^ 감사합니다. 앞으로 매주 연재 한 번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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