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 #22] 도그빌(2003) - 신선 그 자체, 실험적인 영화

in #kr-movie7 years ago

안녕하세요~ 혀니입니다:)

22번째 오늘의 영화는 '라스 폰 트리에'감독의
영화 <도그빌>입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덴마크 출생의 감독으로,
어느덧 환갑이 넘으신 감독님입니다..

저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영화 중에서
<안티크라이스트>, <멜랑콜리아>,
<님포매니악 볼륨1,2> 이렇게 봤었는데요.

볼때마다 강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감독의 전하는 메세지 자체가 강렬하구요.
이미지도 강렬하고,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우울합니다.

<도그빌>도 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한가지
이유로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바로 3시간 가까이 되는 긴 러닝타임

어느 순간부터 2시간 넘는 영화는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근데 명작 영화들 중엔
러닝타임이 긴 영화들이 많습니다 허허..

리뷰에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영화인가?


구석진 외딴 곳에 위치한 마을 '도그빌'은
매우 평화롭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원인 모를 이유로 갱단에 쫓기는
'그레이스(니콜 키드먼)'가 이 마을에
도망쳐오게 됩니다.

마을의 거의 유일하다싶이한 '이상가'였던
'토마스 에디슨(폴 베타니)'는 그레이스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가 마을에 머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민들을 설득합니다.

어찌저찌 마을 사람들은 그레이스를 받아들이게되고
그레이스도 점차 마을의 구성원처럼 어울리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레이스의 수배령이 내려지고,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점차 변해갑니다.

신선 그 자체, 실험적인 영화


영화는 총 9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맨처음 마을 소개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영화의 배경이 만들다 만 세트같은
공간이거든요.

세트장에 분필로 집(영역) 구분만 해놓고 벽 하나 없이 뻥 뚫려있습니다.

마치 연극 무대같은 이 곳에서 배우들은 마임으로 연기를 합니다.
없는 문을 열고 닫는다든지..

저는 맨처음 마을 소개만 이런식으로 진행되는 줄 알고
'와, 신선하다'했었는데, 계속 영화 끝날때까지 같은 무대에서
진행되더군요. 매우 실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뻥 뚫린 연극무대같은 곳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다보니
원래는 벽에 막혀 볼 수 없는 장면들을 한번에 보게 되죠.
그런 것들을 인지하는 순간 '아 내가 영화를 보는 구나'
깨닫게 되면서 약간 몰입이 깨지는 것도 같지만..

도그빌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아주 효과적인 시도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지 않는 광산, 그림이지만 짖는 개,
덤불이라 써져있지만 보이지 않는 로즈베리 덤블 등.
매우 연극적입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전지적 시점의 나레이션이 등장합니다.

<설국열차>로 한국 관객들에게 더 친근한 故 '존 허트'씨가
나레이션을 맡아서 해주셨죠.

이 나레이션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배우들의 감정을
알게 해주고 또 매끄럽게 영화를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는 불친절한 연속성을 보여줍니다.

매번 영화가 그래왔던 거 같은데, 보통 편집을 할 때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게 연속성이 있는
편집을 합니다. 그런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는
마치 잘못 이어붙인듯이 뚝뚝 끊어집니다.
버퍼링 걸린게 아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연출 방식입니다.

사실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기는 쉽습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이리저리 찍으면 그게 실험이죠.

하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좋은 영화를 찍기는
어렵습니다. 영화가 실험적인 만큼 보기 불편하거나
난해해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서도
관객이 큰 불편함을 못 느끼게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뚝 뚝 끊기지도 않고 오히려 몰입하게
만듭니다. 3시간이 크게 지루하지가 않아요!!

조금은 알 것도 같은 소돔과 고모라


영화가 전해주는 메세지는 마지막에 집약되어있습니다

그 마지막을 보여주고자 긴 호흡으로 달려왔던 겁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종교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감독은 기독교적인 소스에서 영감을 받은 듯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레이스는 '절대자'처럼 느껴지고
도그빌은 구약성서 속 '소돔과 고모라'처럼 느껴집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엄청 타락한 도시였죠.
특히 성적으로 매우 문란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려고하죠.
아브라함은 조카인 '롯'이 그곳에 있기도 했기에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지 말하달라고 기도합니다.
단 열명의 의인이라도 찾으면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소돔과 고모라에는 열명의 의인도 없었고
가차없이 멸망을 맞이하게 됩니다.

도대체 소돔과 고모라가 어떤 곳이기에 이런 멸망을...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도그빌에서 소돔과 고모라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악해질 수 있구나'
보면서 저도 솔직히 그 사람들이 인과응보를 당하길 바랐습니다.

이래서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셨구나..

조금은 알 것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아가페적인 사랑이 없다면 우리의 결말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오늘의 영화 마치겠습니다.
긴 러닝타임에도 영화적 재미와
메세지까지 놓치지 않았던 영화 <도그빌>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치고는
수위나 표현방식이 그나마 약한 편이니
입문작으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스틸컷 사진의 출처는 전부 '네이버 영화 포토'입니다.

★점
<도그빌> 8/1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팅과 댓글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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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험적인 영화는 이십대 때는 즐겨 보았는데..이를테면 '울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같은... 보고나서 심하게 좌절했던 기억이 있지요..
이제는 쉬운 영화가 좋아요.. 늙어서 긍가봐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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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좋죠! 도그빌은 저도 좋아하는 영화. 마지막 시퀀스를 보면서 뭐랄까,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기억이...(그 때 뭔가 울분이 많았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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