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확장만은 아니고...

in #kr-mindfulness6 years ago (edited)

'없음과의 긴장 가운데 의식의 싹이 트고'

해서 태고적 원시의 시간에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마법적 인지도 의식이었을 겁니다. 애니미즘이나 토템이즘이 있음(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없음(소멸, 죽음)으로의 도달을 지연하기 위한 무의식적 요구에 대한 무의식적 응답은 아니었을지. 그리고 희미하나마 거기까지를 의식하지는 않았을지.

생명으로 출현한 이후, 자연에 복무하면서도 죽음과의 긴장 가운데 진화한 종들은 어느 순간, 인류가 되고 드디어 의식의 싹을 틔워 자연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담당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닌지.

나름의 직관과 통찰의 첫 모습은 어땠는지 또 어떻게 변모했는지 모릅니다. 다만 개체 발생이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간 축적된 인지발달의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를 통해 짐작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정직하게 말하면 그간 읽어본 파편적 지식과 제가 겪어본 주관적 경험으로 꾸며보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마법적이던 인지는 신화적 인지로 또 합리적 인지로 변모했지만 과거의 직관과 통찰들, 그리고 마법적, 신화적 인지의 경험들 역시 사라지질 못 했습니다. 그것들은 합리적 인지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아니 태고적부터 새로운 형태의 직관과 통찰, 혹은 인지가 나타날 때마다 매번 자리를 비켜주곤 무의식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렇게 무의식의 깊은 바다에 침전했습니다.

지금의 저희는 그렇게 온 인류, 아니 온 생명체의 경험의 보고인 그 모든 침전물과 또 그것을 담고 있는 무의식이란 바다를 지닌 실로 어마어마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합리를 넘어 @kimkwanghwa님 말씀처럼 인지의 빅뱅을 앞 둔 존재인지도 모르고, 저 유명한 베스트셀러 저자들의 생각처럼 어쩌면 신이 되어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혹은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공학의 발전에 힘 입어 영생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없음(소멸, 죽음)과의 긴장이 사라지진 않을 듯 합니다. 정말 미래의 어느 때 인류가 비로소 영생을 할지는 몰라도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긴장은 지속될 듯 합니다.

그 긴장은 생명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 첫 개체가 시작한 감각이, 감각을 포함하고 넘어선 지각으로, 그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넘어선 인지로, 또 끊임 없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인지(아직은 무엇으로 이름 붙일지 잘 몰라서)로 변모하도록 이끈 동인인 듯 합니다. 보다 정확히는 긴장에 대한 의식이겠죠.

그렇다면 의식을 의식하는 것만이 어쩌면 유일하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일까요? 글쎄요. 인지발달을 위해 태어났는지는 몰라도 저희는 또 각자가 개체입니다. 그래서 각자가 기쁘고 즐겁게, 신나게도 살아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마음 챙기면서...

Sort:  

긴장에 대한 의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긴장을 바라보는 눈의 깊이가 달라져 그럴 것 같습니다. 미쳐 생각치 못 했는데 그럴 것 같습니다. 그 깊이를 추적하는 글에 마음이 끌립니다.

@kimkwanghwa 님의 글에서 그 깊이를 보고 있습니다.

의식을 이식하면서 즐겁고 기쁘게, 신나게 살아가야죠.
나이 먹으니 힘든 일이 더 많아집니다. 어릴 때의 고민의 갯수는 적었는데, 정말 나이 만큼 고민의 갯수가 만들어 지네요.

형님! 시원한 하루 되세요.

아는게 섬이란 말을 어느 스티미언의 글에서 본 적이 있어요. 아는게 많아질수록 그 섬의 해안선이 넓어져 모르는 게 점점 많아진다고요. @slowdive14님의 글이었던 것같아요. 참 공감이 되더군요.

나이 먹으면 그런가 봐요. 저도 새삼 실감합니다. @banguri 님도 더위에 건강 살피시구요.

리스팀 감사드려요.

Congratulations @spaceyguy!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received
Award for the total payout received

Click on the badg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Do you like SteemitBoard's project? Then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Coin Marketplace

STEEM 0.26
TRX 0.20
JST 0.037
BTC 93924.35
ETH 3401.00
USDT 1.00
SBD 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