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 의 유물 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 참회 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 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 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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