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정류장에서

in #kr-mindfulness6 years ago

images(169).jpeg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자신을 닮은 아기를
등에 업은 앳된 엄마
유모차에 태운 앳된 엄마
가슴에 안은 앳된 엄마
웃다가 미간 찌푸리다가 눈빛 빛내며
무어라 무어라 재잘거린다.
그때 앳된 엄마들 사이에
빼곡한 밀림이 흔들리다가 사라지고
탁한 강물이 출렁이다가 흘러가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다가 흩어지는데
그 옆에 선 남녀들은 알아보지 못한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지 몇 해
자신을 닮은 아기를 키우는 앳된 엄마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이따금 만나
친정 부모님이 그립다고 말하는지
친정집 뒤란이 눈에 선다고 말하는지
한국인들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베트남 어로
한참 동안 수다를 떨다가
제각각 목적지 다른 시내버스를

Sort:  

이오스 계정이 없다면 마나마인에서 만든 계정생성툴을 사용해보는건 어떨까요?
https://steemit.com/kr/@virus707/2uepul

Coin Marketplace

STEEM 0.25
TRX 0.20
JST 0.036
BTC 94745.85
ETH 3468.48
USDT 1.00
SBD 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