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서 마스터가 되기까지

in #kr-manulnim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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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한주간 글쓰기 휴가가 주어졌었습니다.
바로 저의 마스터 이신 마눌님께서 왕림하시어 몇 편의 글을 하사하여 주셨기 때문이었죠.

덕분에 글쓰기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제 글을 돌아볼 수 있었고
잠시나마 글쓰기에서 해방되어 즐거웠습니다.
무언가 대단한 작품을 쓰는것도 아니지만 자신의 무언가를 내보이며 1일1포스팅을 한다는 것이 제게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주제를 두지않고 일상의 이야기와 나의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이 일반인의 입장에서 정말 힘든 일이기 때문이겠죠.
나름 의미있는 포스팅을 하려고 별의별 생각 많이 했었는데..
이제부터 조금 편하게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그러한 의미로 오늘은 저의 아내가 제게 마스터가 된 이유를 포스팅 해보려 합니다. ㅎㅎ


대학교 2학년이란 비교적 어린나이에 결혼하였죠.
혹자는 '사고쳤구만' 이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대답은 '틀.리.셨.습.니.다'입니다.

제게 많은 사랑을 주셨던 부모님은 일찍 하늘의 부르심을 받으셨기에 저는 20대부터 '알아서 살기버젼'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접고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일을 하다가 차라리 빨리 전역하자는 심정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금의 아내를 배추사러 갔다 만나게 되었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아내와의 첫 만남에서 지금껏 그 어떤 여성에게도 느껴보지 못했던 '당돌함'그 자체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영주랑 친구라며? 나도 친구니까 말까고 지내자~ 난 선미야!"

(영주는 제 남자친구의 이름입니다)
이게 아내가 저와의 첫 만남에 남긴 첫 대사였습니다.

한방 맞은듯한 완전 멍~한 표정으로

"그~~으래"

라는 대사만..(생각해보면 이때부터 말려들어간 것 같네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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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었던 시절 아내는 제게 다시 대학에 가는것을 심각하게 권유하였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학력사항에 '대졸'이라는 두 글자를 쓸 수 있냐없냐는 자신의 경험상 남자의 사회생활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유때문이었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비록 대학을 중퇴하였지만 '중퇴'라고 적을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말로..
하지만 결국 아내의 말에 따랐습니다(확실하게 말린증거 두번째)

일과 공부를 병행하여 결국 합격하였고 다시금 대학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려고 했던 저에게

"내가 당신하나 먹여살리지 못할까봐 걱정이야? 나 보통여자 아니야!"
"나 믿고 당신은 학교나 열심히 다녀!"

아~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내여자의 노력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결코 그녀를 버리는 짓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그러나 함정은 나는 이미 결혼했고 사법고시를 볼 생각도 없었고..)

제게 믿음을 주었던 아내의 강단있는 말로 열심히 학교 집, 집 학교의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 당근 4점대 이하의 학점을 받아본 일은 없었습니다.
마눌님이 벌어온 돈으로 학교다니며 알바도 하지 않는데 공부라도 열심히 하여야했기에..

그러나 실상 신혼인 저에게 전장을 받지 못하면 다음 학기는 '독수공방'이라는 형벌을 내리겠다는 그 말이 무서워 죽기살기로 공부하였습니다.

지금도 자랑스러운 전과목 A+의 성적표를 주었지만
저로인해 아내가 희생해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시부모님 한분 계시지 않은 저를 위해 싸구려 반지 하나에 결혼패물을 끝냈고
신혼여행도 포기했고.. 결혼식 다음날도 바로 출근했습니다.
결혼하면 퇴사라는 말도 안 되는 당시의 근무조건 때문에 결혼했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고..
(결국 임신으로 인해 퇴사하며 2년 전에 결혼했었다는 말을 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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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전공은 회계학입니다. 그런데 회계사는 아니죠.
전장을 놓고 저와 피튀기게 공부했던 친한 친구녀석은 회계사입니다. 그녀석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저를 위해 열심히 공사판 현장을 누비며 일했던 아내를 더 고생시킬 수 없었기에 일찌감치 합격을 보장할 수 없는 자격증 공부는 포기했죠.
실상 대학내내 공부했던 기억밖에 없어 더 공부하기 싫은 이유가 컸지만 ^^
공사판 현장에 나가던 아내를 위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아내는 공사판 현장경력 20년차의 베테랑 1급 기술자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보답으로 직장입사시험에 합격합니다.

지금도 생각납니다.
처가에 처음으로 인사하러 갔었던 날을..

장인어른 : "자넨 지금 뭐하나?"
예비사위 : "학교다닙니다"
장인어른 : "몇 학년인가?"
예비사위 : "2학년 입니다"
장인어른 : "그럼 내년에는 박사과정인가?"
예비사위 : "3학년 되는데요?"
장인어른 : "대학교 다니나?"
예비사위 : "넵!"
장인어른 : "아~놔~ 알았네" ㅠㅠ

그리고 저는 서울로 올라왔고..
그날 밤..
장인어른과 아내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답니다.

장인어른 : "아니 아직 학교졸업도 하지않은 녀석을 뭘 믿고!"
소철아내 : "아부지! 지금까지 제가 아부지께 실망을 드린적 있습니까?"
장인어른 : "그렇지는 않지만 이건 다른 문제 아니냐?"
소철아내 : "데리고 살아도 제가 데리고 삽니다"
장인어른 : "자신있냐?"
소철아내 : "자신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아내가 제 마눌님이 되신거죠.

주~욱 읽어보시니 제가 왜 제 아내를 마스터라 부르시는지 이해하실 수 있으시겠나요? ^^
다음생이 있다면 저는 다시 마스터님 냄새를 따라가 다시 또 내 마스터로 모시며 같이살고 싶습니다(마스터께서는 아니라고 하시지만 ^^)

결혼생활은 나와 전혀 상관없던 사람과 맞춰가는 시간이기에
나를 지키려는 생각으로 이 생활을 시작한다면 파경에 이르겠지만
항상 항복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멋진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거라는 말로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아! 그리고 모니터링 하실 마스터께 드릴 한마디

"나의 마스터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사진은 최대한 잘 안나오신 것으로 바꿔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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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t:  

와~ 진정한 마스터님으로 충분하시네요.. 분위기는 대략,이렇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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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valueup님 때문에 빵 터졌네요.
근데 얘네들 혈귀들 같이 생겼네요 ^^
마스터는 심각버젼으로 얘기할때랑 비슷해요 ㅋ

와 먼가 감정이입되면서 가슴이 뜨거워지네요!
사모님께서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최작가님도 그럼 저처럼 마스터를 모시고 산다는?

지면서 사는것이 이기는 법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2년차 남편이라,
지고 사는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아요...
제가 똥고집이 있어서....

아직 수련이 더 필요한 거겠죠???

그럼요
'모두 내려놓는것이 진정 이기는 것이다'를 깨우치는 때가 온답니다. ^^

앗 마스터님 포스가 후덜덜 하십니다. ㅋㅋ

몇마디 나눠보면 느낌오실겁니다.
아~ 말까는 건 친구아님 바로 그러지는 않는데
친해지면 각오해야하죠 ㅋ~

와....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마스터님 ㅠㅠ 어떻게 그러실 수 가 있으셨을까요? 소철님께서 무엇을 보셔서 저렇게 믿음을 가지셨을 수 있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ㅠㅠ 인터뷰해보고 싶을 정도인데요! 마스터님 되실만 합니다! 와 진짜 진짜 멋지세요.

그러네요?
제게서 뭘 봤을까요? ㅇㅇ
내가 말 잘 듣게 생겼나?
저도 맘대로 살아가는 편이라 ㅋ

안녕하세요 친구
공유를위한 감사합니다 :-) @sochul

아라쓰~

그져 순한양이 되어살리....!!
그러면 잘 살수 있답니다...........................ㅎㅎㅎ

맞습니다.
양이 되면 되지요.
저는 지금도 순한 양이랍니다.

사자랑 살고있는 ㅎㅎ

마스터님 한번 만나뵙고 싶어요 ㅎㅎ

살다보믄 우리 스팀교도들이 모이는
그 어느날 @floridasnail님과도 마주칠 날이 오지 않을까요? ^^

아님 벌써 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스쳐지났을 수도~^^

그곳이 공사판 현장이었다면 아마 그랬을지도 ^^

소철아내 : "자신있습니다"

하! 마스터님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정말 멋지고 훌륭한 마스터님을 만나신듯 합니다!
이 독거노인 마스터님 같은 분을 만날수 있길 희망해 봅니다....
이 세상에 또 존재하려나요? ㅎㅎ
독수공방의 형벌은 어마어마한가 봅니다....!
늘 행복한 가정, 웃음 넘치는 가정이 되시길 응원할께요^^

음.. 아내와 똑같은 여자는 없겠지만
세상 어딘가에 비슷한 취향의 여인이 또 있지 않을까요?
아마 그도 마스터를 모시고 살겠지만 말이죠 ㅎㅎ

ㅎㅎ 마스터를 모시고 살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마스터님과 함께 여유로운 주말 되세요~

오늘은 공사해야 할 일이 있으시다고 노동력을 제공하라심에 군말않고 따라나선답니다.
잘 하면 셔터맨으로 직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 잘들어야죠. ^^

마스터님은 진리시죠~~ 군말없이^^
함께하는 시간 자체가 행복이죠~ 수고하세요^^

네 독거노인님 ^^
오늘은 시키는대로 열심히 일하고 귀여움받는것이 좋겠지요 ㅎㅎ

"데리고 살아도 제가 데리고 삽니다".. 캬 멋있습니다. 행운이세요!

실제로 그랬답니다.
살아도 자기가 살테니 걱정마시라고 자신있다고 했다고.

지금도 제가 불안한 상황이면 항상 그래요

"나 못믿어? 나 보통여자 아니야"

저는 이렇게 원더우먼과 살고있습니다~

마스터님 .... 이시군요 ㅎ
전 사노라서...ㅋㅋㅋ

노사관계라..
요즘은 저도 거의 그런 관계형성이..
아니다 모니터링 중이지..

영원한 마스터시죠~

여기서 사노란
관노 사노에서의 사노입니다 ㅋ

ㅋㅋ 뭐 사노의 관계까지는 아니지만
하긴 별반 차이가 없는것 처럼 느껴지네요
사노나 마스터 모시고 사는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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