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어금니 아빠' 이영학 - 딸은 왜 공범이됐나?
사회부 기자로 2년 넘게 일하면서 수많은 사건을 접했다.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기사에는 미처 싣지 못했던 뒷이야기와
취재를 하며 느낀 것들을 정리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말 국민을 가장 분노하게 했던 '어금니 아빠'이영학에 대한 취재 뒷이야기를 풀어내보려한다.
오늘은 먼저, 이영학의 딸 이모양이 왜 자신의 친구를 유인해
그런 끔찍한 범죄 대상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적어보려한다.
- 딸 이양은 왜 친구를 희생양으로 삼았는가?
이 사건에 딸 이양은 범행 전반에 깊숙하게 개입했었던 것은 확실하다.
이영학이 직접 딸의 휴대폰 사진을 보고, 범행 대상을 지목했고, 딸은 그 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해 함께 놀자며 유인했다.
유인한 뒤에는 친구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건냈고,
잠든 친구를 남겨둔 채 8시간 정도를 집 밖으로 외출했다. 그러면서 친구의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는
태연하게 집에서 논 뒤 헤어졌다며 거짓말을 했다.
누가봐도 살인을 방조했고, 심지어 유인했으며 공범이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친구는 누구에게나 친절한 아이였고, 심지어 장애가 있던 딸 이양의 연락도 거절하지 않고,
집에까지 함께 놀러갈 만큼 원한을 살 이유도 없었다.
- 딸 이양은 왜 아버지를 따를 수밖에 없었는가?
이 취재를 진행하며 의아했던 점은 딸 이양은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를 두고도 크게 흐느끼지도 않았고, 슬픔을 표현한 적이 많지 않았다.
정상적인 가정이 아닌, 기본적으로 이영학이라는 인물에게 엄마와 딸 모두가 종속된 상황에서 상당기간을
지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던 것 역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는 키우던 개 6마리를 딸이 보는 앞에서 망치로 때려 죽인 일이다. 이는 경찰 조사과정에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본인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고, 딸 역시를 이를 목격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평소에도 화가 날 경우 물건을 던지거나 물건으로 폭행하는 일이 한달에 한두번 이상 있었던 것으로
딸의 진술을 통해 왁인됐다.
즉, 항상 지속적인 폭행을 가했다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대로 아내와 딸이 따라주지 않을 경우,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위협을 가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3.이영학에게 자신의 생명이 달려있다는 확신
딸에게는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성 질환의 치료를 전적으로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없으면 자신은 죽는다는 확신을 지속적으로 주입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생명과 질병 치료는 어려워진다는 생각이
범행에 전적으로 따르는 결과를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범행 후에도 수면제를 먹고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에 딸도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은 채 따랐다.
딸의 범행에 면죄부를 주어서도 안되지만, 십년 이상 지속적으로 가해진 정신적 의존상태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도 무시하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실제로애정에 기반을 둔 관계로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처음에는 아버지에 대해 진술하기 두려워 하던 딸이
범행 이후 아버지와 상당기간 격리 된 상태에서 아버지의 폭행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하고,
법정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어떤 애정을 보이는 행동이나 눈맞춤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틀 뒤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 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가 딸의 선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정말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건이었죠 ~ ㅠ ㅠ
그러게요 까도까도 끝이없었던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