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1.04.21 수

엊그저께 저녁에 둘째 이빨을 닦아주다보니 어금니에 조그마한 까만 점이 있는 걸 발견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이쑤시개로 그 점을 건드려보았는데, 움직이질 않았다. 이런... 썩었구나.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가글 용액을 면봉에 뭍혀 어금니를 살살 닦아서 혹시 살균효과라도 있을까 기대해보고 다음날 치과를 알아보기로 했다.

다음날 낮에 완전 까맣게 잊고 있다가 또 저녁이 되어서 이빨을 닦아주려고 하다보니 아차 치과 연락을 잊었네. 둘째 이빨을 또 닦아주는데, 어라 까만 점이 없어졌네. 이상하다? 그러고보니 어제 아이가 블루베리 먹었는데 그럼 블루베리 껍질이었나?

그런데 이 일이 있고 보니 다른 아이는 어떤가 하고 유심히 살펴보니 큰 아이의 윗 어금니에도 까만 점이 있는 걸 발견했다. (큰 아이는 보통 혼자 이를 닦는다) 이번 점은 둘째의 경우보다 좀 더 동그랗고 작은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이쑤시개로 긁어보니 무언가 표면에 살짝 구멍이 파인 느낌이 들었다. 이건 진짜구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루 기다려보기로 하고 일단 가글 용액으로 코팅.

다음날 큰 아이의 까만 점은 그대로 있고, 이빨 닦아도, 물 마셔도 전혀 변화가 없어서 결국 치과에 연락했다. 원래 치과는 6개월에 한 번씩 하는 정기 검진만으로 예약이 거진 꽉 차 있어서 이런 급한 일로 연락해도 1-2달 기다리는 건 예사인데, 얼래 전화한 시간이 1시인데, 1시 손님 예약이 취소되었다며 당장 오면 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부리나케 다녀와서 전광석화로 처리 끝. 블루베리로 시작해서 다행히 큰 아이의 이빨은 조기에 사수하게 되었다.

오늘도 저녁먹고 나의 낙 중의 하나인 한국 티비 프로 1개를 보는데, 오늘따라 버퍼링이 심했다. 1시간 반짜리 프로를 다 보는 데 2시간 넘게 걸린듯. 버퍼링에 걸리면 몇 초에서 때론 체감상 1분 넘는 것 같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어차피 다른 옵션도 없고 해서 그냥 체념했다. 물론 그렇다고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짜증을 내지 않고 받아들일 뿐. 나중에는 막내 아이가 책을 들고와서 읽어달라고 해서 버퍼링 걸릴 때마다 책을 읽어줬다. 아이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 프로가 멈췄을 때에만 책을 읽는 거를 받아들인 것이 신기했다. 언제 이렇게 컸누... 어쨌든 동시에 한 건 아니지만 2가지 일을 같이 하면서 나름 알차게(?) 보낸 저녁이었다.

문득 고등학교 때 옆 반에 유명했던 아이가 지금 뭐하나 싶어서 이름을 검색해봤다.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기한 이름도 아니었는데 꽤 상단에 검색되어서 놀랐다. 가장 상단은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 같은 사이트 주소가 나오는데, 여기는 그 사람이 그 사람 맞는 지 (가가 가인지) 알 수가 없으므로 베스트는 이미지 상단에 사진이 나오는 거다. 그럼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교수가 된 경우 쉽게 찾아진다. 흔한 이름이 아님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어떤 유명인이 동명이인인 경우다. 물론 누구나 알만한 스타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외에 안좋은 경우가 동명이인이 교회 목사인 경우이다. 교회 목사의 경우 각종 교계 언론에서 돌아가며 다루는 건지 이미지에도 그 목사 사진만 잔뜩 올라와서 도저히 다른 사람을 찾을 수가 없게 된다. 이렇게 몇 명 검색하다보니 뜻하지 않게 AI를 이용한 투자사나 자산 운용사의 고위직에 올라있는 이가 있어서 놀랐다. 역시 한국도 미국처럼 똑똑한 이들이 돈을 주무르고 있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