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오랜만에 주말 내내 열심히 책을 읽었다. 특히 오늘 읽었던 책은 어떻게 보면 내 학사 학위 논문 주제와 연관이 있는 주제로, 굳이 최전선의 과학 이야기만 다루고 있는게 아니라 신학과 종교학, 그리고 과학철학과도 연관이 있는 그런 내용이라서 예전에 몇번은 읽었던 책임에도 한단락 한단락 여러 생각을 하며, 많은 생각을 하며 읽은 듯 싶다.
내가 지금까지 작업한 일들은 학위 과정들을 거치며 그 큰 주제들이 계속 변해왔는데 (다음 갈 연구소에서 할 주제 역시 누군가에게 보면 또 엄청난 변환을 하는 셈이다) 솔직히 여러 주제에 대해 일을 해왔긴 하지만 결국 그 근원적인,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답들은 (drastic한 해답) 내놓지 못하고, 현재 우리가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고, 어떤 이론들이 있다 정도로만 파악 가능해서(그게 사실 이론쟁이의 한계다) 그게 참 아쉽다.
shut up and calculuate란 말이 의미하듯이 어느 순간부터 이론쟁이들은 사색과 꿈을 멈추고, 지엽적인 계산과 그 계산 테크닉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하게 됬다. 실험과 관측의 어려움 때문일까? 점점 더 높아지는 진입장벽 때문일까, 어느 순간부터 이 바닥의 사람들이 점점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타나는 것보다, 유행 타듯 반복적인 주기로 특정 분야와 특정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의도치 않게 주어진 작년 한해의 나의 방황 시간(아는 지인들은 나 스스로 안식년을 줬다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동안 정말 많은 논문들을 읽었고, 좀 더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얼마나 내실이 다져졌는지 잘 모르겠다. 지난주 이런저런 회의와 토론을 하며, 올해 생산적인 결과들이 나오는 것 처럼 예상이 되고 있긴 하지만, 작년 초에도 그렇듯이 원래 이런 것들은 언제 뒤엎어 질지 모르는 것이라, 결과물로 나와봐야 그 의미를 알 것이다.
올해, 사색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바빠질 예정이라 얼마나 이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단은 옮기는 연구소에서 가능한 많은 시간을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는데 쓰고 싶어서, 다음달부터 만나는 사람들과의 다양한 일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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