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29] 육아일기 - 어린왕자의 상자 -

in #kr-diary6 years ago (edited)


컴퓨터로 이것저것 끄적이고 있는데 주아가 다가왔다.

아마도 손님이었던것 같다.
대뜸 이런말을 한다.

"아쮸마, @#$@$주떼요!"

음.. 아마도 나는 슈퍼아줌마인거같다.

그런데 뭘 달라는건지 들리지가 않는다.

주아독해능력1급 보유중인 나한테도 들리지 않는 단어라니,
대체 '@#$@$'란 무엇일까.

깊게 고민하기 귀찮았던 나는 옆에있던 시계를 집어줬다.

"여깄습니다 손님~^_^ 시계받아가세요~"

"녜~~~~~"

희미해지는 '녜~~~~'소리와 함께 주아가 시계를 들고 사라졌다.

판매에 성공한 것일까.
난 이제 행복한 작업시간을 갖는게 가능한 것일까.

"이거 아녜에여~~~~~~~~~"

하지만 틀렸나보다.
원하는 물건이 아니었던것 같다.

원하는 물건을 받지 못한 손님은
심통이 난 얼굴로 돌아왔다.

"@#$@$ 주뗴여~~~~!"

원하는 물건을 받지 못해 다소 답답해하는 느낌이다.
@#$@$란 무엇이란 말인가...

어서 저 답답함을 해소해주고 싶다.
옆에 있던 USB를 주었다.

"녜~~~..... 이거 아녜에여!!!!"

... 이것도 아닌것같다.
원하거나 해달란건 해주면 되는데 들리지 않으니 해줄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할까.

순간 어린왕자의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무언가를 움켜쥔 제스쳐를 취해 주아에게 내밀었다.

"찾으신 @#$@$ 여기있습니다~~~~~~~~"

주아는 부정하지 않고 그 가상의 무언가를 받아들었다.

"녜~~~~~~ 감따합니다~~~~~"

아마 성공한것같다.
그녀는 촐랑촐랑 방문을 나서 사라졌다.

꼭 눈에 보여야지만 그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이와 놀다보면 자꾸 가상의 무언가를 창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건 가상의 요리가 될 수도,
동물이 될 수도,
괴물이 될 수도 있다.

무언갈 쥐어주려했던
나는 이미 너무 늙어버린 어른이라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문뜩 반성이 되는 순간이었다.

멀리서,
주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쮸마~~~~!! 이거아녜에여여~~~~~~!!!"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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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주아학언어론 c+입니다. 재수강하세요.

육아일기 너무 재미있어요.
주아가 갑자기 수퍼 아줌마를 설정해 가지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저도 엄청 궁금해요.ㅋㅋㅋ

저희 보물1호도 맨날 저한테 음식을 죠요.
먹는법도 가르쳐 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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