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기] #05. 드디어, 원고 집필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book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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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원고 집필


이제야 쓴다. 책의 목표와 컨셉을 잡고, 목차를 짜는 동안 어서 책을 쓰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렸을지도 모르겠다. 자, 이제는 본격적인 원고 작성에 들어간다.

뭐라도 쓴다. 첫 챕터를,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겠지만 일단 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챕터의 구성까지 기획해놓지 않았던가. 첫 문장을 쓰는 게 어렵다면 우선은 구성에 맞는 핵심 문장들만이라도 끄적여보자.

처음엔 두려워 말고 그냥 쓰자. 이래가지고는 글이 안 될 거 같은데, 너무 뜬금없는 얘기를 쓴 거 같은데, 하면서 머리 속으로 검열을 하다 보면 그 책은 살아생전에 (그렇다. 올해 안에가 아니라 살아 생전에) 낼 수 없다. 어차피 다 쓴 후에 다시 수정을 하고 교정을 보게 될 것이다. 앞 뒤 챕터의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 새로 집어넣거나 들어내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수정을 할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 우선은 쓰자. 뭐라도 있어야 퇴고를 하든, 튜닝을 하든, 성형을 하든 할 것 아니겠는가.


한번에 몰아 쓰기 vs.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눠 쓰기


원고를 쓰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어떤 작가들은 한 달도 안 돼서 탈고를 마치기도 한다. 이미 책의 목차나 흐름을 완전히 정해놓았고, 자기 안에 쓰고자 하는 이야기가 넘치는 경우는 이게 가능하다. 반면 어떤 작가들은 한 챕터 쓰다가 석달을 묵혀놓고, 두 챕터 더 쓰다가 반년을 덮어놓고, 세 챕터 쓰다가 뒤집어 엎고 다시 처음부터 쓰고, 이걸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해가 바뀌어도 원고는 나오지 않는다.

작가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에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지어 얘기하긴 어렵다. 하지만 문학 작품이 아닌 한, 방대한 자료를 집대성하는 게 아닌 한 가급적 한번에, 6개월 내에 집필을 끝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늦어도 1년 안에는 끝내는 게 좋다.)

너무 오랜 시간을 두고 글을 쓰게 되면 흐름이 끊기게 된다. 마치 기승전결이 있는 영화처럼 책도 한 권을 관통하며 흐르는 줄기와 리듬이 있다. 그런데 원고를 묵혀두며 띄엄띄엄 글을 쓰다보면 그 흐름이 막히고, 리듬이 어긋나기도 한다. 뒷부분에 가서는 앞에서의 주장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원래 정했던 목표나 컨셉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그새 책의 유행이 바뀌어 제목이나 설정을 모두 뒤엎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처음 작성한 원고로 바로 책을 내는 사람은 없다. 어차피 첫 원고는 고치고, 자르고, 물고, 뜯고, 솎아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때로는 원고를 집필하는 시간보다 탈고 이후에 퇴고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고 집필하는 시간마저 오래 걸린다면 한 권을 만드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건 책이라는 걸 명심하자


자기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게 '책'이라는 걸 명심하자. 나는 지금 술자리에서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는 게 아니다. 건너건너 들은 풍문을 또다른 사람에게 "내가 들은 건데..."하면서 뒷담화하는 자리도 아니다.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글도 아니다. 우리는 지금 '책'을 만들고 있다.

이걸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이 쓰는 내용에 진심과 진실이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으로 이야기를 꾸며내서는 안 된다. 확인되지 않은 것을 "그렇다더라"하면서 유포해서도 안 된다. 사람은 무릇 글자나 활자로 적힌 것을 보면 그 내용이 100% 진실이라고 믿기 마련이다. 천금 같은 돈을 주고 내 책을 산 독자가, 황금 같은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그들에게 잘못된 지식과 정보, 거짓을 전할 순 없다.

책을 쓸 때는 자료 조사를 확실히 하자.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혹시 그 사이에 더 업데이트 된 사항이 있는지 찾아보고, 헷갈리는 건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을 보고 그걸 바탕으로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쓰고 배웠듯이, 누군가는 내 책을 참고삼아 그 위에 자신의 지식을 쌓고 가치관을 세울 수 있다. 그러니 책 내용에 오류가 없어야 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학습서나 교양서가 아닌 에세이라면 굳이 이런 조사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에세이에는 사실과 작가의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극적인 장치를 위해 사실을 윤색하고 꾸며낸다면 그건 좋은 에세이라 할 수 없다.


내가 첫 독자다.


"내가 독자라면 어떤 책을 읽고 싶은가?"를 항상 생각하며 쓰도록 해보자. 가끔 지나치게 책에만 몰입한 나머지 책을 읽을 독자를 고려하지 못하고 지식과 정보의 나열에만 그치는 책들도 있다. 결국 읽혀야 할 운명이라면 독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내가 쓴 책을 독자의 입장이 되어 읽어보는 것이다. 너무 지루하진 않은지, 너무 어렵거나 쉽지는 않은지, 책을 읽으면서 본전 생각이 나지는 않을지, 읽고 나서 친구에게 권해주고 싶을 만한 책인지.

내가 읽어도 감탄이 나올 만한 책, 내가 봐도 진짜 좋은 책을 쓸 수 있다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독자들도 그것을 알아봐 줄 것이다. 그 책이 많이 팔릴 거란 얘기가 아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좁디 좁은 한국의 출판 시장에서 무명 초보 작가의 책이 많이 팔려봤자다.) 그 책이 꼭 필요했던 누군가에게는 정말로 도움이 되는 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책의 가치와 저자의 노고를 알아주고 고마워하는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난 글을 쓴 다음에 내가 읽어보고 혼자 재미있어 한다. 아, 잘썼어, 하며 흐뭇해한다. 이런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되겠지?, 하며 뿌듯해한다. 자만하는 게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내 글을 보며 즐기는 거다.

나를 감동시켜야 한다. 내가 내 책의 첫 독자다. 스스로가 재미있어하고 감동하지 못하면 그 책을 누구에게 권할 것인가?




다 써놓고 혼자 흐뭇해한 책, 제가 써놓고 퇴고하려 읽으면서도 재미있다고 키득대며 읽었던 전자책 <영어 잘하고 싶니?>를 소개합니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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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본인이라는 독자를 매혹시켜야 하는 군요. 끄덕끄덕

책을 쓸 때는 자료 조사를 확실히 하자.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혹시 그 사이에 더 업데이트 된 사항이 있는지 찾아보고, 헷갈리는 건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

이 말 인상적이네요. 자료 조사 하는 게 쉽지 않죠. 이런 과정을 겪은 책의 작가만이 독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 같아요 :D

자기가 써놓고도 아, 이런 책을 누가 읽냐, 하면.. 참..
물론 그래도 잘 팔릴 수도 있지만요. 부끄럽지 않을, 뿌듯한 책을 내놓아야하는 거 아닐까요. ^^;;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가 내일까지 못 들어올 것 같아서 미리 인사드릴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키위님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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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2019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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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님도 2019년에는 즐거운 일들만 한가득 일어나길 바랄게요.

첫 문장이 중요하더군요. 중요하다기보다 일단 시작해야 끝을 볼 수 있으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첫문장에서 막히면 글이 아예 안나오더라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건 책이다 내가 첫 독자다 ~!!
오 역시 브리님의 생각에 감탄합니다~^^
새해에도 좋은글 부탁드려요 복 많이받으세요

2019년도 상쾌하게 시작하자구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내가 첫 독자라는 부분에 깊이 공감합니다. 책이 아니라 글도 써놓고 몇 번씩 읽거든요. 새해에도 좋은 글 기대할게요. 멋진 한 해 되세요!^^

쏠메님도요!
수필, 소설, 글쓰기 모두 기대하고 있을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다 써놓고 다시 읽으면서 잘썼다고 생각될만큼 좋은 글 쓰는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불이님 정말 쵝옹!!!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쩌면 제 눈높이가 너무 낮거나 자뻑 스타일이어서 그럴 수도..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얼마나 고심하면서 책을 만드셨는지...느껴집니다!!

꼭! 꼭 베스트 셀러 가즈아~!!!

베스트가 안 되면 스테디셀러라도 가즈앗~!!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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