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몰라요 #2] 세이버메트릭스는 무엇을 잴 때 쓰는 물건인가요?

in #kr-baseball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 오늘부터는 @joceo00 님이 개최하는 제2회 천하제일연재대회에 참여하며 <야구, 몰라요>와 <코인, 몰라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야구, 몰라요”는 하일성 전 야구해설위원의 유행어입니다. 드라마틱한 역전이 있을 때나 본인 예측이 빗나갔을 때 “아~ 야구 정말 몰라요”라며 자주 쓰던 말인데요. 쉽게 예측이 불가한 야구판이나 코인판에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알못, 코(인)알못인 저의 시점에서 잘 모르는 이야기를 열심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회차 포스팅에서는 영화 머니볼을 소재로 세이버메트릭스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야구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도 세이버메트릭스라고 부르지만 분석에 활용되는 통계지표 또한 세이버메트릭스라 불립니다. (통상 야구팬들은 후자의 의미로 자주 씁니다.) 오늘은 전통적으로 활용돼온 기존의 통계지표와 비교하여 세이버메트릭스를 설명하겠습니다.


기존의 통계지표를 야구팬들은 흔히 클래식 스탯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통계지표라는 의미로, 새롭게 나타난 세이버메트릭스와의 대비점을 강조하여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투수의 승리, 세이브, 탈삼진, 평균자책점이나 타자의 홈런, 타점, 타율 등이 그 예입니다. 클래식 스탯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수의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반면에 클래식 스탯은 선수의 독자적인 퍼포먼스 또는 팀 승리 기여도를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 합니다.

선발투수의 제1덕목이랄 수도 있는 승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투수는 스스로의 힘으로 승리를 따낼 수 없습니다. 9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하더라도, 같은 팀 타자들이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 기껏해야 패배를 면하는데 그치고 맙니다.

타자의 타점과 득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홈런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타점은 앞의 선수가 득점권에 출루해줘야 얻을 수 있고, 득점은 뒤의 선수가 안타를 쳐줘야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안타에는 운이라는 요소가 끼어들 여지가 언제나 존재합니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기도 하고, 강력한 타구가 그림같은 수비에 막히기도 하듯이 말이죠.

이렇듯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가 아니라면 승리나, 타점 또는 득점이 선수의 퍼포먼스를 온전히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3할타자를 좋은 타자의 척도로 삼고 4할타자는 불세출의 타자로 여깁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타율은 의외로 (팀 승리로 직결되는) 득점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습니다. 타율 높은 타자가 반드시 팀에 승리를 안겨다주는 선수인 것은 아니라는 거죠. 결국은 야구도 팀의 승리가 목표인 스포츠입니다. 그렇다면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 아닐까요. 팀 승리가 최우선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 타율은 선수의 독자적인 퍼포먼스와 팀 승리 기여도를 평가하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없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지표를 토대로 개발하고 발전시킨 세부지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양한 세이버메트릭스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성비 높은 세이버메트릭스 두 개를 소개합니다.


OPS = On-base% Plus Slugging%의 약자로 말 그대로 출루율 더하기 장타율입니다. 타자가 얼마나 자주 누상에 나가고, 또 얼마나 자주 2루타, 홈런 등 장타를 쳐내는지 측정하는 것인데요. 주먹구구식 셈법임에도 (팀 승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득점과 매우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OPS가 1.000이 넘으면 특급타자로 봐도 무방합니다.

Jared_Hoying_Texas_Rangers_May_2016.jpg

현재까지 1.145의 OPS(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호잉 선수. 타고투저(리그 전체적으로 타자의 성적이 투수의 성적을 압도하는 현상)가 극심한 올 시즌 한국야구에서도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타자들만이 1.000 이상의 OPS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WHIP = Walks plus Hits per Innings Pitched의 약자입니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이라는 뜻으로 볼넷과 안타의 합을 투구 이닝으로 나누면 구할 수 있습니다. 별다른 공식 없이도 쉽게 계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출루를 막아야 하는 투수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데 꽤나 효율적인 세이버메트릭입니다. WHIP이 1.00보다 낮다는 것은 한 이닝 당 평균적으로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타고투저가 뚜렷한 최근 한국야구에서는 1.00 이하의 WHIP을 기록한 선발투수가 이십여 년간 전무했습니다.

682px-Ángel_Sánchez.jpg

현재까지 0.89의 WHIP(1위)을 기록하고 있는 산체스 선수. 시즌 끝까지 1.00 이하의 WHIP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오늘은 이만 줄이고 다음 포스팅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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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짱짱맨 x 마나마인! 색연필과학만화
https://steemit.com/kr/@mmcartoon-kr/4cmrbc
존버앤캘리에 이은 웹툰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감사합니다 :)

세이버 매트릭스가 활용되면서 타율과 같은 과거의 지표의 신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죠.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고타율이 언제까지 좋은 타자의 상징처럼 생각될 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얼마나 많은 지표들이 새롭게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ㅎㅎㅎ

제가 선수 기록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록이네요.
타자는 OPS 투수는 whip.
재미있는 연재 감사합니다.

정말 지금 태어났다면 이런 공부 해서 이쪽으로 진로를 정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전공도 통계학이었는데. ^^

역시 방구리님 야구 볼 줄 아신다니까요 ㅋㅋㅋ

저는 통계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생각 많이 들어요. 구단 프런트에서 야구 데이터 분석하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ㅎㅎㅎ

명품! 정보사! 행복한! KDIC! 아자!아자!아자!
이거 아시나요?

ㅋㅋㅋㅋㅋ 오랜만이네요 명품 정보사 행복한 KDIC

역시 야구는 기록과 통계의 경기입니다. 내 실책을 숨길수 없는게 무지막지한 멘탈붕괴로 이어지게 되더라구요. 그걸 이겨내기 위한 노력 때문인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참 재미있죠. 통계와 스포츠의 접목이라는게 :)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사회인야구도 하시나봐요? 즐거운 취미활동을 응원합니다!

세이버매트릭스, PITCH f/x, 타구 추적 시스템 등의 도입으로 야구는 새로운 혁신기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트랙맨 다음으론 뭐가 도입될지, 10년 후 야구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ㅎㅎ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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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

야구는 아는 만큼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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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공감합니다 ㅎㅎ 정말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한 것도 많구요 ㅎㅎ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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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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