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을'의 진상규명 불가능성에 대한 단상

in #kr-art7 years ago (edited)

<우리가 만난 기적 >이라는 드라마에서 나는 두 명의 송현철을 갑과 을로 보았다. 여기서 현실의 폭력성이 어떻게 재현되고 재구성되었는가에 대하여 살펴볼 것이다. 교수님이 조언하신대로 용산 참사에 대한 다큐 두 편을 보았다. <공동정범>, <두 개의 문>에서 본 용산참사는 지옥과 같아 보였다. 용산 남루당 위의 4층 높이의 가건물을 세우고 농성을 시작한 25시간만에, 경찰 특공대가 컨테이너를 타고 올라오고 용익과 함께 무장을 하고 계단으로 올라온다. 신문에서는 이를 토끼몰이라고 할 정도로 폭력적이고 과잉적인 시위진압을 시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옥상 가건물 위에서 큰 화재가 나고 농성자 5명 경찰 한명이 숨진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 정부는 책임이 없다고 한다. 정부가 실천해야 하는 일반의지는 무엇이었을까? 사실 그것은 일반의지라기보다는 대통령이 선동한 여론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위해서 불법적인 시위를 강경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였고 국민은 어떠한 주체성도 없이 그것을 받아드려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을의 민주주의]의 진태원 작가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정치적 주체성을 가지지 못하는 ‘한 나라의 통치권 아래 있는 사람’ 이라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체성을 획득할 수 있을까? 민중이라는 용어라면 될 것인가? 하지만 민중이라는 용어 역시 저항의 주체이다. 국민들은 어떻게 해도 동등한 위치에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정치적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지점을 지적한다. 용산 사건의 재판에서도 정부는 용산 참사의 수사 자료 3000천쪽을 제외하고 제공한다. 을들은 정보를 모두 알 권리도 없게되고 따라서 그 부분에서부터 불공정하며 문제 자체를 해결할 기회를 잃게 된다.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도 을의 영혼이 갑의 신체로 들어가게 되면서 정보를 얻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을의 존재로서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 조차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갑이 움직이지 않으면 영원히 그것들은 진상규명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결말에 모든 시간을 되돌려주는 신에 의하여 갑과 을의 신체는 사고 전의 신체로 회복한다. 갑은 그 모든 시간의 정보과 지식을 그대로 기억해내고 을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체로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갑이 대출 사건을 모두 해결하고 을은 가만히 있으라는 조언을 한다. 을은 그저 가만히 있으면 똑똑한 갑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구도이다. 을은 그저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말고 일상에 충실하고 주어진대로 갑이 베풀어주는 대로 살면 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것은 용산 참사, 그리고 세월호, 더 나아가서는 광주 518민주화 운동을 모두 통틀어 말할 수 있는 갑과 을의 관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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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은 갑의 조건을 갖추지 않고서는 진실을 알 수 없고, 갑의 지시에 의해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의 문제를 실제 사건과 드라마를 통해 잘 드러내신거 같아요. 우리는 평생 갑의 결정에 의해서만 살아가야 할까요? 을의 입장에서 갑과 싸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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