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만화 리뷰] 심흥아 <나는 토토입니다>(고래가그랬어, 2017)

in #korean-comics6 years ago (edited)

심흥아 작가의 ‘나는 토토입니다는 다른 고양이 만화와 달리 귀여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고양이 만화에서 귀여움은 어떤 장벽도 허물 수 있는 치트키이긴 하지만 그만큼 강력해 다른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된다. ‘나는 토토입니다’에서는 귀여움 대신 동물과 동물,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보여준다. 모든 동물들과 대화가 가능한 고양이 토토의 여정은 동화에서 보는 익숙한 구조이지만 오늘, 한국을 비춘다. 우사에서 기르는 송아지에게 눈이 예쁘다 말해 주는 토토의 방문에 송아지는 바깥에 나가 보고 싶다 말한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왜 송아지가 우사에 갇혀있는지 독자들은 의문을 갇게 될 것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들은 인간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의 반영이고, 독자의 바램이다. 토토와 우정을 나누는 폐지줍는 할머니, 처음에는 고양이를 들이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가 조용히 수긍한 옆집 남자 등의 존재는 인간이 지닌 최소한의 성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안다. 죽을 뻔 하다 다시 태어난 집으로 돌아가는 ‘나는 토토입니다’를 덮고 나면 슬프다. 오늘도 길고양이들이 거리에서 로드킬을 당할 것을, 누군가가 놓은 독을 먹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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