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식생활

in #korealast year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고, 여기에 국과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여 먹는 방식으로 식사를 한다. 이러한 한국 전통적 식사에 맞는 요리를 한식(韓食)이라 한다. 한식의 경우 주식은 쌀만으로 지은 쌀밥과 조, 보리, 콩, 팥 등의 잡곡을 섞어 지은 잡곡밥을 기본으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육류나 생선, 콩, 해조류 등을 활용하여 국 또는 찌개를 만들며, 김치와 장류, 고기, 채소, 해조류 등을 활용하여 반찬을 만든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중식이 유입되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밀가루가 대거 유입되었으며, 생활 수준이 상승하고 다양한 문화권의 이민자들이 국내에 정착하여 살게 되면서 분식, 패스트푸드, 양식, 일식, 베트남 음식 등 한국인들의 식생활은 다채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주식인 쌀과 더불어 다양한 생선류, 해산물, 해조류를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북방문화의 영향으로 소, 돼지, 닭 등 육류 섭취 역시 발전하였다. 특히 이러한 재료들의 조리하는 과정에서 파, 양파, 마늘, 고추, 생강, 등을 활용하고, 조리와 섭취 과정에서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와 참기름과 들기름 등의 기름을 활용한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한식은 삼국시대부터 기록이 존재한다.

하지만 20세기의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국제화는 한국의 음식문화를 바꿔놓았다. 예를 들어 19세기 말 개항과 더불어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반도 출신 중국인들이 개항장을 중심으로 조선에 정착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들은 20세기 초부터 중국음식점을 개업하고 짜장면과 짬뽕 등 새로운 중국 음식을 선보였다. 또한 식민지기에는 일본의 영향으로 어묵, 돈까스 등 다양한 일본 음식이 들어왔다. 빵 역시 식민지기 번성한 도시들에서 일본인들이 제과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개화기부터 호텔과 왕궁 등 상류층의 공간에서 확산되었던 양식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점차로 확산되기 시작, 1960년대부터 점차 일반 대중들 사이에 확산되었다. 커피의 경우 개화기에 왕궁에서 도입되어 식민지 시기 다방이라는 형태로 고급 음료로 자리를 잡았는데, 6·25전쟁 이후 미군들에 의해 인스턴트 커피가 알려진 후 1970년대부터 국내 업체들이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88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24회 올림픽경기대회를 앞두고 도입한 자동판매기는 인스턴트 커피를 더욱 대중화시켰다. 1999년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 바리스타가 만드는 커피가 유행하면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다방이 몰락하고 카페가 대중화되었는데, 2020년 기준 한국인은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셔 세계 평균의 3배를 섭취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결혼 이주를 통하여 입국하는 이들 역시 생겨났는데, 이들에 의해 다양한 음식이 새로이 소개되고 확산되어갔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쌀국수가 있다.

또한 식자재의 변화나 기술의 변화로 변형되거나 대중화된 음식들도 존재한다. 국수는 조선시대 양반들이 먹는 음식이었고, 서민들은 잔칫날에나 먹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 의한 구호물자로 밀가루가 대량 반입되고, 정부가 혼분식을 장려하면서 국수는 대중화되었다. 특히 굵은 면을 사용하는 칼국수는 전통적으로 만들어온 국수와 다른, 한국전쟁 이후 밀가루의 보급과 더불어 대중화된 조리 방식이다. 라면은 중국 면요리의 하나로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 전해졌는데, 일본의 한 사업가는 미국의 원조로 대량 반입된 밀가루를 활용하여 1950년대 후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였다. 이를 한 국내업체가 1963년에 도입하여 자체 기술로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라면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식품 중 하나가 되었다. 또한 해방 이후에는 미군의 영향으로 다양한 서양 음식이 소개되었는데, 의정부와 평택 등 미군 부대 인근 지역에서는 부대에서 반출된 햄과 소세지와 고추장을 활용하여 부대찌개라는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여 전국적으로 확산시켰다.

육류의 경우 경제성장에 따른 부산물이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은 쇠고기를 선호해왔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정부가 쇠고기 가격 안정을 추구하고, 일본 수출 중심의 국내 양돈 농가들이 생산하는 잔여 육류 소비를 위해 돼지고기 소비육성책을 펼치고, 경제성장이 이뤄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1980년대부터 한국인들은 보쌈이나 로스구이의 형태로 돼지고기를 본격적으로 섭취하기 시작하였고, 공장식 축산으로 사료가 변화하면서 1980년대 말부터 삼겹살이 대중적인 육식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치킨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들을 통해 프라이드치킨의 형태로 소개되었다. 1970년대가 되면 식용유가 대중화되어 대도시에는 식용유를 활용한 전기구이통닭이 유행하게 되었다. 변화는 1980년대에 찾아왔는데, 1970년대부터 닭을 조각내어 튀기는 방식이 도입되고 여기에 양념을 묻히는 방식이 1980년대 초 도입되었다. 이러한 양념통닭은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끌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시장에서의 닭 도축 관행이 사라지고 공장식 양계가 정착되면서 더욱 큰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한식은 2010년대 이후 다른 나라들에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정부가 주도하는 한식 세계화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대중문화를 포함한 한국 문화 자체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한식 요리들도 세계에 소개되기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전통적 한식 외에도 치킨, 삼겹살 등 현대에 이르러 만들어진 요리들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2010년 무렵에는 치킨이나 삼겹살 같은 요리들을 한식으로 볼 것인가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지만, 몇 년 뒤 이런 논란은 가라앉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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