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홍]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in #ko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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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홍]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성 안드레아 둥락 신부는 1785년 베트남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사제가 된 뒤에는 베트남의 여러 지역에서 열정적으로 사목 활동을 펼쳤다. 베트남 교회의 박해 시기에 교회의 주요 인물이었던 안드레아 둥락 신부는 관헌들의 끈질긴 추적으로 체포되어, 1839년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198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그를 비롯한 베트남의 순교자들을 시성하였다.

입당송
갈라 6,14; 1코린 1,18 참조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지 않으리라. 십자가의 말씀이 구원받은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이다.
본기도

만물의 기원이시며 아버지이신 하느님,
복된 안드레아와 동료 순교자들이
피를 흘리기까지 성자의 십자가를 충실히 따르게 하셨으니
그들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사랑을 형제들에게 전하며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다니엘은 벨사차르 임금의 잔치에 나타난 손가락이 쓴 글자를 풀이하며, 바빌론 왕국의 운명을 예고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이름 때문에 박해를 받을 것이라고 하시며, 인내로써 생명을 얻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5,1-6.13-14.16-17.23-28
그 무렵 1 벨사차르 임금이 천 명에 이르는 자기 대신들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벌이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2 술기운이 퍼지자 벨사차르는 자기 아버지 네부카드네자르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은 기물들을 내오라고 분부하였다.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시려는 것이었다.
3 예루살렘에 있던 성전 곧 하느님의 집에서 가져온 금 기물들을 내오자,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셨다.
4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금과 은,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을 찬양하였다.
5 그런데 갑자기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촛대 앞 왕궁 석고 벽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임금은 글자를 쓰는 손을 보고 있었다.
6 그러다가 임금은 얼굴빛이 달라졌다. 떠오르는 생각들이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
허리의 뼈마디들이 풀리고 무릎이 서로 부딪쳤다.
13 다니엘이 임금 앞으로 불려 왔다. 임금이 다니엘에게 물었다.
“그대가 바로 나의 부왕께서 유다에서 데려온 유배자들 가운데 하나인 다니엘인가?
14 나는 그대가 신들의 영을 지녔을뿐더러,
형안과 통찰력과 빼어난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다는 말을 들었다.
16 또 나는 그대가 뜻풀이를 잘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그대가 저 글자를 읽고 그 뜻을 나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그대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고 금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고
이 나라에서 셋째 가는 통치자로 삼겠다.”
17 그러자 다니엘이 임금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의 선물을 거두시고 임금님의 상도 다른 이에게나 내리십시오.
그래도 저는 저 글자를 임금님께 읽어 드리고 그 뜻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임금님께서는 23 하늘의 주님을 거슬러 자신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주님의 집에 있던 기물들을 임금님 앞으로 가져오게 하시어,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드셨습니다.
그리고 은과 금,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알지도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손에 잡고 계시며
임금님의 모든 길을 쥐고 계신 하느님을 찬송하지 않으셨습니다.
24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손을 보내셔서 저 글자를 쓰게 하신 것입니다.
25 그렇게 쓰인 글자는 ‘므네 므네 트켈’, 그리고 ‘파르신’입니다.
26 그 뜻은 이렇습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임금님 나라의 날수를 헤아리시어
이 나라를 끝내셨다는 뜻입니다.
27 ‘트켈’은 임금님을 저울에 달아 보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28 ‘프레스’는 임금님의 나라가 둘로 갈라져서,
메디아인들과 페르시아인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다니 3,62.63.64.65.66.67(◎ 59ㄴ)
◎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 해와 달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하늘의 별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비와 이슬아, 모두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모든 바람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불과 열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추위와 더위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복음 환호송
묵시 2,10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2-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지혜 3,1-9)와 복음(마태 10,17-22)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거룩하신 아버지,
거룩한 순교자들의 수난을 공경하며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주님께 충실하며
저희 자신을 주님께서 기꺼워하시는 제물로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마태 5,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하나의 빵을 함께 나누고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주님의 사랑 안에서 한마음이 되고
끝까지 인내하여 영원한 상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몇 년 전 피정 때 산책을 하면서 선배 신부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납니다. “신부는 참고 인내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지 않을까요?” 하고 제가 말하였더니, 선배 신부님이 “어쩌면 너도 나를 참아 주며 살았겠지만, 나도 너를 견디며 살았다! 니만 견딘 것이 아니여!”라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참고 인내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상대가 나를 더 많이 참아 주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인내합니다. 삶의 목줄을 쥐고 있는 이 앞에서 비굴하게 견뎌 내고, 곁에 있는 가족들은 늘 마주하여야 하기에 또 서로를 견뎌 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아무 일 없는 듯 견뎌 내기도 하고, 모든 것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에 상대를 견뎌 내기도 합니다. 분란과 분열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참기도 하고, 나보다 내가 바라보는 이가 더 행복해지게 하려고 인내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내하고 참고 견뎌 내는 이유’입니다.
생명을 얻고자 하는 인내는 자신을 위한 인내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을 위한 인내는 한계가 있지만, 사랑을 위한 인내는 한계가 없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 그러셨고 성모님께서 그러셨으며 우리의 부모님이 그러셨습니다. 순교자들은 아프지 않아서 두렵지 않아서 고통을 참아 냈던 것이 아닙니다. 그 고통보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더 크기에 인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내의 이유가 사랑이었으면 합니다. 그 사랑의 마음은,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이 참아 내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행복이 되게 해 줄 것입니다. 그것이 생명을 얻는 일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열렬히 사랑하십시오.

(최종훈 토마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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