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의 해소

마음이 헛헛하거나 공허함이 강하게 밀려올 때면
무엇인가의 결핍에서 시작되는 것일 텐데
결핍에서 오는 상황 자체란 것을 알아차린 것도 그리 오래되지 못했다.
이러한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기 이전에 무언가의 결핍에서 온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언제부터인가 음악이 결핍을 채워줄 한 부분임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 음악도 나 자신을 충족시키기 위한 까다로운 조건이 존재하는 건
나이가 들어서일까?

그렇다고 그 조건을 명확하게 제시하거나 규정하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빙빙 도는 경우가 많고 이는 그때그때의 상황이나
환경에 맞추어 쏙 맘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건 상황에 맞는 음악을 찾아내려는 노력은 해야 하기에
굳이 애써 나름의 취향을 선택하자면,
매력적인 보이스의 여성 보컬이면 더욱 좋고 그 끈적한 목소리가
사랑과 이별을 노래할 때 그 선율이 온몸을 휘감아 정신을 깨우고
전율을 일으켜 육체가 활성화되는 꽉 찬 끌림이라고 해야 할까?

스쳐 지나가듯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담배 연기 자욱한 클럽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표정과 눈빛으로
아픔의 기억을 노래하는 여주인공처럼 그 광경이 상상되는
음악이라면 더할 나위가 있겠나 싶다.​

남들이 보기엔 크게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그런 상황에
꼭 맞게 발견하거나 찾아내었을 때의 풍요로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쁜 것은 물론이고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갈 시간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나란 사람은 이러한 것들이 더 빨리 지속적으로 필요했던 존재였는데
그걸 모르고 다른 곳에서 애써 찾으려고 헤매었던 건 아닌지...
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찾아올 결핍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일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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