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빽빽하게 들어찬 책 읽기를 좋아하다보니 내게 있어서 서평을 적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 (예를 들면 교과서나 대학교재를 생각해보라.) 서평에는 으레 요약과 감상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담고 있는 지식 중 일부분이라도 놓치기 싫어서 요약을 포기하게 되고 내 의견이랄 법한게 있을까 싶어 감상을 포기하게 된다. 결국 나에게 있어 서평은 발췌의 형식이 아닌 이상, 작성 불가능한 과제가 되기도 한다. 미리 독자에 대해 경고를 해두는 것이다. 내 서평은 어떤 책에 대해 극히 일부만을 담고 있을 뿐이라고.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책 읽기를 권장한다고.

책 한권도 이럴진대, 사람의 삶을 오롯이 파악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사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일대기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읽고서는, 그 사람의 전부를 파악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챕터가 기억에 남곤 하지만, 전체의 맥락에서 보면 변칙과 탈주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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