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오후
싱그런 바람...
·
여느 때와 다름없는 주말...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냈음을
감추지 못하고 흡족, 깝쭉대며
나른한 짬에 집 뒷마당 같은 뒷동산에 올라
늦은 오후를 채웠다
청명한 소리
·
실버타운이라 놀림을 당하기도 하는
도심의 변두리에 붙어있는 뒷동산이 준
싱그런 바람이 비 개인 오후를 가득 메워주었다.
그 투명한 바람 속에는
까치 두 마리 지저귀는 소리
비탈길 옆 왜소한 암수의 나무끼리
비벼대는 그리움의 삐걱 소리
나들이 나온 강아지들의 꼬리 휘두르는 소리
끼리끼리 해후하며 똘망진 인사소리
부자동네 잔치 집 다녀오듯
산바람 소리를 귀와 가슴에 가득 담아온다
오늘은 저토록 찬란한
소리의 춤을 구경할 수 있는
넉넉함이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아주 부유하게
아무나 탐하지 못할 신선(?)의 경지에 올라
당당하게 다시, 가부좌를 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