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동북아에서..

in Korea • 한국 • KR • KO9 months ago





1.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을 주장해 온 존 미어샤이머, 스티븐 월트 교수는 “The Israel Lobby and U.S. Foreign Policy"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미국은 자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중동 정책에 끌려다니며 큰 피해를 보았다. 이는 이스라엘 로비 단체의 강력한 영향력과 기타 미국의 문화 기반 때문이다. 앞으로 이스라엘을 보통 국가로 대하지 않으면 앞으로 중동에서 미국 국익에 맞는 외교 전략을 수행하는 게 불가능하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큰 피해를 줄 것이다.


이 책이 나온 게 2007년이다. 어떤 책의 통찰과 그에 기반한 예측이 이렇게 정확하게 맞는 것은 소름 끼치는 일이다.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하는 이야기는 미뤄두고, 중동은 다시 한번 화약고가 됐다. 그 원인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이 4개월이나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고, 이스라엘이 확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의 압력마저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중동 정책은 서로 충돌한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걸프국가를 화해(아브라함 협정)시켜 이란과의 힘의 균형을 실현한 다음, 동북아로 돌아와 중국과의 대결에 전념하는 것이다. 즉, 미국은 중동에서 빠져나와 역외 균형자(offshore balancer)가 되고 싶어 한다.
이스라엘의 중동전략은 이란의 핵무장을 저지하고, 가능하면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파괴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중동 지역에서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은 힘의 균형을 이루는 균형추의 하나로 이스라엘을 사용하고 싶고, 이스라엘은 지금까지의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을 이용하려 한다. 이번에 이런 전략의 대결에서 확실한 승리를 차지한 것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소탕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파괴하는 데 결과적으로 미국의 힘을 이용했다. 이스라엘을 진원지로 하는 이번 분쟁에서 미국은 외교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반면, 이스라엘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를 파괴하는데도 미국을 이용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미국이 이란에 핵시설을 포함한 파쇄공격(spoiling attack)을 유도하기 위해 전쟁을 확대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떠나려는 미국을 붙잡아두고, 자신의 적을 파괴하는데 이용하는 점을 보면 이스라엘은 대단한 나라다. 확실한 것은, 미국은 중동에서 통제력을 잃었다. 이번 분쟁이 어떻게 될지는 이스라엘의 결심에 달렸다.

미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것은 이란이 끊임없이 미국에 강요했던 것이다. . 이를 위해 이란은 프락시를 이용해 끊임없이 이 지역의 미군을 공격했다. 결국 미국이 손을 들 모양이다.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결국 이란이 시아파 벨트에서 미군을 축출하는 모양새가 됐다.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물러나는 것은 사실 시간 문제였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것과 밀려나는 것은 큰 차이다.


시아파 벨트에서 이란에 밀려나고, 이스라엘의 전쟁에 끊임없이 끌려다니는 게 지금 미국이다.



2. 치매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기억력, 언어능력, 지남력, 판단력 및 수행 능력 등의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치매 환자는 오래전 일은 비교적 잘 기억하나 최근 일은 기억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 상황을 오해하는 일이 잦다. 치매 할머니가 아들을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바이든은 아무리 좋게 봐도 노령에 따른 인지장애를 앓고 있다. 이는 미국 특검도 인정한 사실이다.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현재 외교 핵심 사안인 하마스란 용어마저 잊어버린 것은 약과다. 무서운 것은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을 28년 전에 죽은 미테랑과 혼동하고, 메르켈 독일 전 총리를 이미 사망한 콜 전 총리와 혼동하는 모습이다. 노령에 따른 인지장애는 대체로 급격하게 악화된다. 바이든은 누가 보더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게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미국 민주당은 치매환자를 대통령 후보로 다시 내세울 모양이다. 내 생각에 바이든은 아직 펄펄 나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 기적적으로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이는 바이든의 승리가 아니라 反트럼프의 승리다. 세상이 급변하고 미국이 쇠퇴하는 결정적인 시기에 치매 환자가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제 트럼프 이야기를 해 보자. 전문가는 물론 조금만 트럼프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다. 


트럼프는 북한이 미국에 도달 가능한 ICBM을 포기하고, 상징적인 선에서 핵 사찰을 받는 내용으로 북핵을 용인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고 있다"라는 헛소리를 하며 주한미군 분담금을 갈취 수준으로 올리려 할 것이다. 게다가 한국을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하는 말(馬)로 사용하려 할 것이다. 이 예측이 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이는 우리에게 닥칠 미래다.
이런 미래의 결과는 한국 안보와 국익의 파국이다. 우리는 파국을 앞두고 있다. 저성장, 저출산, 지금 핫한 문제도 다가올 외교-안보적 파국 앞에 지구온난화와 같이 추상적인 위협일 뿐이다. 한국은 북핵의 위협에 보호막 없이 노출될 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동맹국에 이용당하고 갈취당할 처지다.



3. 미국이 쇠퇴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서가 아니다. 미국이 스스로 약화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물러나거나 관심이 없는 곳에 슬금슬금 조심스레 영향력을 넓힌 것뿐이다. 현재는 선진국 그룹이라는 북대서양 국가+일본, 한국이 global south라는 제삼세계에 포위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근대화를 이뤄낸 서구 문명의 마지막 잔재다. 서구는 전 세계에 통용되는 보편적인 질서에 기반한 세상을 추구해 왔다. 그리고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서구 국가여야 한다는 확신이 있다. 미국이 갖고 있는 "자유주의적 패권"과 "보편적 질서"의 환상도 여기에 기원한다. 미국은 세계가 서구의 가치와 질서를 따르기를 원한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자족적이고, 통일되고, 안전한 중국이다. 중국의 온화한(?) 지도를 따르는 주변 국가가 완충지역을 형성하고, 중국인 세계가 필요하지 않지만 세계는 중국이 필요한 세상을 만드는 게 중국의 목표다. 이른바 新 중화사상이다. 중동 국가가 보편적 질서를 따르기를 원하는 것이 미국이다. 반면 중동 국가 사이 분쟁이 생겼을 때, 중국이 중재해 주길 원하는 것이 중국이다. 중국의 국제전략과 목표가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다. 단 보다 현실적이기는 하다.


중국은 인도양과 대서양에 항모를 파견하여 힘을 과시하거나, 국제 분쟁에 개입하고, 세계에 보편적인 질서를 강요할 힘도 의지도 없다. 내 생각에는 그렇다.


중국의 우선적인 국내 목표는 공산당이 정권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내 빈부격차와 산업화의 부작용을 해결하고, 비교적 자급자족하는 내수 경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외교-안보의 목표는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고 동남아와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축출하려 할 것이다. 이는 위에 말한 중국의 온화한(?) 지도를 따르는 완충 국가와 지역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미국은 이런 중국의 시도를 좌절시킬 능력이 없다. 이유는 많다. 모든 힘을 좁은 지역에 투사할 수 있는 중국과 달리, 위에서 보듯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 사로잡혀 있다. 산업 생산력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섰다고 봐야 한다. 이 지역을 사활적 이해관계로 보는 중국의 의지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확실한 이유는 트럼프다. 트럼프의 외교 전략은 잘못하면 NATO의 와해와 유럽 동맹국의 이탈, 한국과 일본의 독자노선 추구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방위비 분담금을 안 낸다면 러시아의 유럽 침략을 독려하겠다고 말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게 트럼프다. 


불과 수년 내에 미국은 동맹국 없이 알몸으로 중국과 대결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는 끔찍한 인간이다. 자신이 할 일이 불러올 참사를 모르는 무지 때문에 끔찍한 인간이다.


4. 우리는 대안이 없다. 동북아의 가혹한 지정학에 노출된 나라의 운명이다. 트럼프의 동북아 전략이 눈에 뻔히 보이고, 미국이 약화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

  • 외교 전략의 키를 살짝 제삼세계 쪽으로 틀어야 한다. 외교 전략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
  • 핵무장은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인간은 비겁하거나 무지한 인간이다. 수술대에 누워야 하는 인간이 "수술하면 위험하다. 수술 없이 한약을 먹으면 된다"라고 말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 한국은 실제 핵무기의 기폭 실험을 할 필요도 없고, 핵 투발 수단을 확보해야 할 필요도 없다. 한국이 핵무장에 걸리는 시간은 핵물질을 확보하는 시간일 뿐이다. 일단 핵무장을 시작하면 수소폭탄과 중성자탄, ICBM, SLBM까지 완전한 핵 능력과 투발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 주한미군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對 중국 군사전략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군사력은 한미 방위조약이 정한대로 한국이나 미국의 영토가 외국의 공격을 받을 때 발동되도록 명확히 한계가 정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핵 무장한 한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불필요한 병소나 마찬가지다. 철수하는 게 맞다.


위 주장의 핵심은 약화하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쓰고 버리는 말(馬)이 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한국의 안보를 희생하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양자 합의는 절대적으로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



5. 한국의 지지부진한 정치 리더십이 이런 목표를 추구할 수 있을까? 이는 사소한 정무적, 개인적 이익을 넘어, 국가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과 동일시하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확실한 것은 윤석열은 그런 인물은 아니다. 이자는 자신의 개인적 판단으로 독자적인 핵 능력을 비롯하여 미국에 너무 많은 것을 갖다 바쳤고, 한국의 사활적 이해관계를 파악할 능력이 없다. 그렇다고 야당이 건강한 것도 아니다. 이재명은 컬트집단의 숭배를 받는 목사나 마찬가지다. 이 자의 말도 안 되는 흠을 모른척하고 대안을 찾지 않는 지지층은 JMS 신자와 다를 바 없다.


앞으로 수년, 기적적으로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대통령이 되고, 국민이 국익의 관점에서 일치단결을 하지 않는다면 위의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독자적인 군사력으로 동북아의 풍랑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저출산, 저성장으로 망하지 않는다. 핵무기의 버섯구름으로 망한다.





위 글과 다른 글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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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months ago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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