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중구) 신라호텔 팔선(八仙),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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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어렵게 예약하고 방문하게 된 팔선이다. 배도 고프고 기왕 온 거 황제처럼 제대로 먹어보자고 동행자들과 동의했으나 디너 코스 중 "황제연"의 가격이 50만 원인 것을 보고 모두 약간 위축되었다. 급히 "궁정연" 코스에 오리구이 하나 시키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처음 나온 "팔선특색냉채"다. 뭔가 새콤달콤 짭짤한 맛이다. 이게 내 맛 표현의 한계다. 미안하다.





다음에 나온 "홍소 건금사 찜"이다. 샥스핀 요리다. 요즘 깨시민이 많아 샥스핀이라고 하면 착한 상어를 해쳐서 나오는 아주 나쁜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이름을 바뀌었다. 하여간 깨시민들은 상어한테 한번 물려봐야 한다.
그래서인지 먹고 나서 뭘 먹었는지 햇갈렸다. 그냥 샥스핀이라고 해 줬으면 뭔가 귀한 걸 먹은 느낌에 감동이 더 했을 것 같다. 뭔가 오독오독 씹히면서 부드러운 게 뭔가 독특한 것을 먹는 느낌은 들었다.





이건 같이 주문한 오리구이다. 오리 껍데기의 바삭함이 느껴 져 별미였다. 순간 '껍데기만 주고 고기는 자기들이 다 먹는 거 아니야?'라는 의심병이 들었으나 기우였다. 살코기는 나중에 볶음밥으로 내준다. 인격도야를 더 해야겠다.





어향소스 길품전복과 오룡해삼"이다. 쉽게 말하면 아주 귀한 전복과 해삼이다. 해삼 안쪽에 고기완자가 들어있고, 전복은 부드럽게 삶은듯 했다. 여기서부터 동행자들과 내가 갑자기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자. 팔선에서 가장 임팩트가 큰 음식이다. 바로 "고법 불도장"이다. 그냥 불도장이 아니라 고대의 방법(古法)으로 만들어 낸 불도장이다. 젓가락 길이로 그릇의 크기를 가늠해 보라. 조선시대 고봉밥을 담던 밥그릇 크기다. 여기에 온갖 건강해지는 듯한 재료가 가득 들어있다. 이걸 먹자마자 몸에 열이 오르면서 기(氣)가 회복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데, 동행자들은 이를 못 참고 좀 쉬어야겠다며 담배 피러 나갔다. 물론 고량주에 취해서 나타난 증상일 수도 있다.




다음 나온 "원즙소스 지존 갈비"다. 갈비인데 서양식으로 직화로 구웠다기보다 익혔다는 느낌이었다. 매우 부드럽다. 이때 이미 성인 남성들은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아까 오리구이 살코기를 볶아 내준 것이다. 반성하는 의미로 맛있게 먹었다. 
다음은 "식사"다. 자장면과 짬뽕이 나온다. 모두 맛있지만, 짬뽕을 먹은 분들은 짬뽕 맛에 매 감동했다. 지천명이 거의 될 나이에 무수한 짬뽕을 먹어봤을 텐데 이렇게 감동하다니... 그것도 가장 흔한 짬뽕에.... 안타깝게도 난 짜장을 먹었다. 이미 불도장을 먹었을 때부터 배가 불러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식사 사진은 까먹고 찍지도 못했다. 양해 바란다.




이게 후식이다. "멜론과 감시미로"라는 이름이다. 마지막 후식까지 웅장하다. 배불러서 간신히 먹는 느낌이었지만 이 비주얼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듯하다.




나오면서 찍은 신라호텔 전경이다. 손이 떨려 사진 품질이 좋지는 않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이른바 닉값 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전국시대 맹상군을 만나는 식객의 느낌이 이랬을까 싶다. 여길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은 단품보다는 가능하면 코스요리를 먹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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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여기 코스요리야 뭐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 최고급이니... 즐거운 시간이셨겠네요.

전에 갔을때 (프로모션 같은걸 해서였나) 전복 크기 키우는 옵션이 있었는데, 비싸긴 했는데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스달이 나오고 있으니 맘 먹고 한번 가봐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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