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계화의 꿈과 탈중앙화의 현실
탈중앙화
우리는 현재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와 언택트와 같은 트렌드들이 생겨나며 집 안에서 근무하고 경제 활동을 하는게 일상이 되었다. 인류는 기술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며 물리와 지리적인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술의 발전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정치적 갈등은 경제에서 비롯되지만 이 경제 갈등은 기술의 발전에서 기인한다. 각종 군사와 통신 기술의 발전에 의해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데이터 분석과 AI와 같은 최첨단 기술을 통해 사회신용시스템을 만들고 소셜 미디어를 통한 프로파간다를 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조지 오웰의 1984처럼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한편으로 중국은 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제조2025와 같은 정책을 통해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지나친 대외 무역의존도를 줄여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궁극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 되면서 미중 패권전쟁은 가속화 되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이 미국에 막대한 손실을 발생 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2018년 1월부터 여러 차례의 관세를 매기며 “아메리카 퍼스트”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이때 관세에 의해 피해를 본 것은 중국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럽,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한국도 이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관세 정책은 효과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이 세계에 가지는 영향을 축소 시켰다고 비판을 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정책의 효용성이 아니라 이 정책이 의미하는 바이다.
무역 협정 재협상과 같은 미국의 고립주의 정책과 미중 패권전쟁은 탈세계화라는 현상의 일부다. 그리고 탈세계화는 사실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정학 전문가인 피터 자이한은 미국의 내수 중심 경제구조와 셰일 혁명으로 인해 미국은 고립주의를 택할 것이고 이는 탈세계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렇다면 탈세계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공급망의 급격한 변화다. 2020년초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며 공급망 붕괴의 베타버전을 체험하였다. 중국의 인프라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었고, 이는 중국이 가진 리스크를 노골적으로 노출 시킨 계기가 되었다. 세계 공급망의 중심에 있는 중국의 인프라가 한순간에 마비되는 것을 목격하며 탈중국화에 대한 여론은 더욱 증폭 되었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의 각종 규제와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그리고 에너지 문제로 인해 중국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2021년 10월 현재 미국도 공급망이 마비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LA 앞바다에는 현재 수백 척의 화물선들이 정박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공급망 전문가인 로스 케네디에 따르면 미국의 공급망 위기는 대량 실직과 인프라의 비효율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공급망 문제를 리쇼어링, 즉, 제조업의 국내 복귀로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미중 패권전쟁에서 기인하는 여러 정치적인 문제들까지 겹치며 이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태까지 우리가 값싸고 좋은 물건을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화에 따른 공급망 효율 증대에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시대가 저물고 있다. 탈세계화는 생산단가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소비자 물가의 증가를 의미한다.
지난 9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대비 10.7% 상승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대비 5.4% 상승했고 2022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중국발 악재, 공급망 문제, 수요의 증가, 그리고 폭발적인 유동성까지 더해져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이 함께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그리고 다가오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했다. 특히나 마이크로스트래터지의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이야말로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수 있는 궁극의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 불리며 금을 대체할 가치 저장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의 이면에는 비트코인의 전송속도, 확장성, 그리고 프로그래밍의 한계라는 단점들이 존재하는데, 사실 디지털 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비트코인은 이 단점들을 모두 극복해나가고 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하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은 이 정치경제적 갈등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있는 기술중 하나이다. 비트코인은 국가권력이 조종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정부에게 모두 위협으로 다가오지만 이 두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은 상당히 대조된다. 중국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수시로 발표하는 한편 미국은 선물 ETF가 승인된 상태이다. 이렇게 두 국가의 대응이 밤과 낮처럼 다른데에는 블록체인이 trustless(무신뢰)와 censorless(무검열)로 상징되는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강점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기관에 대한 신뢰가 필요 없게 되면 일명 게이트키핑이라고 불리우는 인증과 검열이 사라지게 된다. 중국 공산당에게 인증과 검열이란 권력 유지를 위한 필수 수단이다. 고로 중국의 비트코인 규제는 필연이다.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은 중앙화 되어있던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 되었는데, 비트코인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도화된 정보 통신 기술이 있다. 이렇게 네트워크에 대한 참여와 관리를 탈중앙화 시킬수 있는 기술은 국가권력 뿐만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아마존과 같은 테크 기업들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무신뢰, 무검열 네트워크는 중앙화 되어있는 정부와 기업의 시스템과 정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국가 통화정책, 기업 경영체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개인의 경제활동 양상까지 바꾸게 될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 이후로 더욱 격해진 미중 패권전쟁에 의해 변하는 세상 속에서 블록체인 산업과 비트코인은 더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네트워크 역효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들, 그리고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개발과 함께 전송속도 문제는 점차 해결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탈중앙화 플랫폼들은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 뒤바꿀 각오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유튜브의 사용자 데이터는 유튜브에게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서 광고주들에게 최대한 효과적인 광고 노출을 제공하는 것이 유튜브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많을수록 광고 노출은 높아지고 광고 시청에 대한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들의 행동분석에 대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유튜브 알고리즘은 더 정확해지고 유튜브는 더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유튜브에서 시청하는 영상을 공짜 서비스인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 유튜브는 광고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든 것일 뿐이다. 유튜브를 보는 우리는 유튜브의 수익창출을 위해 이용당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제공하면서 단 한푼도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바로 시청자가 광고를 볼때마다 암호화폐를 통해 보상을 받는 구조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토대로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을 만들게 된다면 시청자와 컨텐츠 제작자들은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고 광고주는 해당 암호화폐로 광고비를 지급하게 될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여태까지 사용자가 유튜브를 사용하면서 얻는 인센티브가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이였다면 이제는 “영상을 보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센티브가 주어졌을때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플랫폼에 머물게 될 것이고 사용자 행동 데이터에 대한 필요가 적어지게 된다. 이런식으로 사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은 웹 3.0이 가져다줄 변화의 일부에 속한다.
웹 2.0과 웹 3.0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베이스의 관리 주체다. 웹 2.0을 대표하는 서비스들은 모두 중앙화 되어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플랫폼 내의 사용자들을 관리한다. 웹 2.0에서는 데이터에 대한 독점이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의 서비스들은 데이터베이스 뿐만이 아니라 경영체계도 중앙화 되어있다. CEO와 이사회와 같은 소수의 경영진이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그러나 웹 3.0에서는 이 모든게 뒤바뀐다. 데이터베이스는 불특정다수의 자발적 참여자들이 유지하게 되고, 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권한은 모두에게 열려있게 된다. 만약에 해당 데이터베이스 위에 만들어진 플랫폼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을때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하는 사용자들은 투표를 통해 다른 버전의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플랫폼의 운영에 관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이 이러한 의사결정과정에 의해 갈라졌다. 그리고 승자는 시장에 의해 정해진다.
우리가 카카오톡을 쓰는 이유는 주위 사람들이 다 카카오톡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카오톡이 처음 출시 되었을때 우리는 “공짜 문자 메세지”라는 인센티브에 이끌려 카카오톡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톡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웹 2.0의 네트워크들은 초기에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당 네트워크에 참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시장 내의 독점적 지위에 이르게 되었을때 최대한 이윤을 내기 위해 사용자들을 갈취하기 시작한다. 이런식의 기업과 사용자 관계를 attract-extract 모델이라고 부른다. 즉, “꼬신 후에 빨아먹는” 방식인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네트워크들이 이런식으로 사용을 유도하고 생태계에 가둔 다음에 이윤을 발생 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들은 데이터에 대한 불투명성, 데이터 주권, 개인 데이터를 통한 이익창출에 대한 도덕성 문제들을 야기한다. 사용자 행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대한 더 오랫동안 네트워크에 머물게하는 행위는 중독, 우울증, 분노, 무기력 등과 같이 우리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네트워크에서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네트워크를 떠났을때 “나만 손해”이기 때문이다. 즉, 웹 2.0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가치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싫어도 그 안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새로운 네트워크들이 등장해도 다른 사람들이 기존의 네트워크를 떠나지 않으면 새로운 네트워크의 등장은 아무 짝에 쓸모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사람이 없는 네트워크에 진입하는데에는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attract-extract 모델에 머물러 있는 것조차도 장기적으로 인센티브가 없다. 그냥 “남들이 다 있는 곳”이니까 네트워크에 머물러 있게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네트워크에 더 일찍 진입할 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이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네트워크의 개발 방향에 나도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기존의 네트워크 효과는 네트워크가 커졌을때 비로소 가치가 커지지만 웹 3.0에서는 네트워크가 작을수록 암호화폐와 권리행사를 통한 인센티브가 극대화 된다. 네트워크에 일찍 진입할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 받게 됨으로써 기존의 웹 2.0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역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초기 참여자들은 인센티브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해당 플랫폼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내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도모하게 되며 궁극적으로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네트워크가 발전하는 밑바탕이 된다. 그리고 네트워크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해당 네트워크의 사회적, 기능적인 인센티브는 강해지면서 경제적 인센티브가 적어지게 된다. 더 큰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바라는 사용자들은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하게 될 것이고 이는 끊임 없는 혁신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토큰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른다.
토큰 네트워크 효과는 기존의 웹 2.0 네트워크 효과와 정반대로 작동하는 점 때문에 새로운 네트워크의 등장을 독려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비트코인이 기존의 금융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것을 보며 이 네트워크 효과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위키피디아와 같은 웹 2.0 서비스들도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은 본인의 데이터를 이용해 이윤을 발생 시키는 소수의 집단이 운영하는 네트워크에 남게 될 것인지, 아니면 경제적인 보상과 민주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가진 네트워크로 떠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임 이론
일각에서는 중국의 비트코인 금지를 “중국 역사상 최악의 결정”이라고 평하고 있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은 웹 3.0으로 인해 변하게 될 미래 기술 산업에서 가치 저장수단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고, 비트코인을 금지하는 것은 웹 3.0이라는 변화를 거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그들이 쫓는 기술은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닌 당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혁신은 거대한 독재권력으로부터 나올 수 없다. 유명 투자가인 피터 틸은 “스타트업은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의 그룹”이라고 한다. 웹 3.0은 이런 작은 팀들의 힘을 배로 증가 시켜준다. 페이스북은 하버드의 작은 기숙사 방에서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뉴멕시코의 외딴 차고에서 시작했다. 현재 중국 사회는 엄청난 양극화 문제를 겪고 있다. 동시에 탈세계화로 인해 중국 경제는 엄청난 위기에 당면했다. 중국 공산당은 기술 개발은 이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리고 웹 3.0의 토큰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막강한 래버리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된 세상에서 과연 중국 공산당의 기술 개발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내쉬 균형(Nash Equilibrium)은 게임 이론에서 경쟁자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면 서로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 균형상태를 말한다. 상대방이 현재 전략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나 자신도 현재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내쉬 균형을 비트코인에다가 대입하게 되면, “남들이 비트코인으로 이득을 보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나도 비트코인으로 이득 보는 상태를 바꿀 필요가 없다”가 되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국가권력에 대한 도전을 하면서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금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남들이 그걸로 이득 보니까”로 귀결된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은 내쉬 균형을 깨뜨리며 암호화폐와 웹 3.0이 제공하는 가치의 저장, 가치의 전송, 파생 산업 및 시장, 기술의 발전을 통째로 걷어차버렸다. 그리고 인민에 대한 통제를 얻으려했다. 그러나 인민들은 탈중앙화 거래소를 통해 중국 당국의 규제를 회피하여 여전히 암호화폐 거래를 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민들도 암호화폐의 혁신을 이해하고 있고, 중국 위안화가 가지는 리스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특히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특히 주목해야한다. 그 누구도 조종할 수 없는 공급량, 물리적인 매개체, 최고의 탈중앙화 메커니즘, 최초 개발자의 행방불명, 브랜드와 네트워크 파워, 그리고 게임 이론에 의거한 지속가능성이라는 특징들이 합쳐져 비로소 가치의 저장이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탈세계화와 공급망 변화에 의한 물가상승,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변수는 특히나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수단으로 가지는 역할을 강화 시켜준다. 게다가 비트코인의 네트워크는 힘은 암호화폐 시장의 40%를 넘을 정도인데, 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더욱더 성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레이어 3의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치의 저장수단을 넘어 결제 네트워크의 역할, 그리고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만들어지는 애플리케이션들로 인해 활용 예시가 수도 없이 많아질 것이다. 이는 다른 알트코인들과의 상호운용성 개선 혹은 아예 알트코인의 역할 대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렇게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무섭게 진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치 저장수단으로 인식 될 것이라는게 비트코인의 강점이다. 그리고 하루를 멀다하고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등장하는 현재, 비트코인이 가지는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다. 블록체인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치는 저절로 높아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폰지 사기에 비교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비트코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섣불리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대중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대중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낯설어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산업의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있다. 마치 인터넷이 보급되기 이전에 특별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만이 인터넷을 사용했던 것처럼, 우리는 비트코인이 주류로 편입되어가는 과도기를 겪고있다. 그렇다면 이 과도기는 언제 끝날까?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아이폰을 발표하며 모바일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인터페이스. 아이폰은 그 이전에 그 어떠한 모바일 기기보다 더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더 편리하게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혁신이 일어나는 순간 비트코인은 주류로 편입 될 것이다. 이는 비단 비트코인 뿐만이 아니라 디파이와 NFT의 대중화에도 필요한 조건이다. 그리고 나는 머지 않아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엑시 인피니티는 턴제 전략 게임이다. 엑시 인피니티는 블록체인 게임 최초로 큰 성공을 이뤄냈으나 사실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특이한 게임 플레이 메커니즘도 없고 그래픽도 뛰어나지 않다. 엑시 인피니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에서 제공하는 수익성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토큰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성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만약에 게임 플레이가 뛰어난 대작 게임들이 블록체인 게임으로 출시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게임이 블록체인 산업의 “iPhone moment”가 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게임과 메타버스에서 NFT를 획득하고 play and earn 모델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게임들이 출시되어 암호화폐에 일절 관심 없던 대중들의 이목을 끌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시장은 성장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더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게임 기업들은 이러한 토큰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하는 게임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민에게 허락된 것은 위안화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게임부터 시작해서 소셜 미디어도 토큰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은 프로파간다 전쟁에서 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청년 실업, 탈세계화에 의한 경제 침체, 노령화에 따른 조세 부담, 에너지와 식량 부족 의해 인민들은 바깥 세계에서 일어나는 혁신을 동경하게 될 것이다. “왜 우리는 게임하면서 돈을 벌지 못할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이 꿈 꾸는 기술 개발과 지역강국으로의 발돋움은 역설적이게도 그것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에 의해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게임은 이제 시작했다.
좋은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