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3 24년도 7월 국제정치정세에 대한 평가, 미제국 외곽의 붕괴 본진의 혼란

국제정치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다. 상황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바뀌는데 그런 변화를 제대로 추적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 언론들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거나 고의로 그런 변화를 은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언론들은 더욱 심각하다. 국제정치적 변화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요한 변화가 발생해도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보도를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도 알 수없다. 국제정치적 상황에 관해서는 진보 보수 가릴 것없이 모두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문제를 보는 관점 자체가 없다. 그러니 보수니 진보라는 평가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최근 국제정치적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미국 중심의 국제정치질서에 대항하는 러시아 중국 중심의 본진이 확고하게 구축되었고, 미국 중심의 체제에서 외곽이 본격적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으며 미국의 본진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겠다.

24년 들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러시아와 중국이 확고한 동맹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언론에서는 조선-러시아간 동맹체제 구축에 대해 중국이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라는 관점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평가는 사실과 한참은 떨어져 있다고 하겠다. 중국은 미국과 더 이상 우호적인 관계발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나 서방세계에 남아 있는 것에 대한 미련은 버린 상태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미국과 관계 개선을 포기한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을 바탕으로 브릭스체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권역을 구축하고 거기에 유럽을 끌어들인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유럽이 브릭스체제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로 결정되고 나면, 유럽도 브릭스체제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자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서의 극우정당 승리는 유럽 국가들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얼마 있지않아 필자는 유럽의 국내정치세력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당시 예상했던 유럽의 정치적 변화가 이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독일, 영국까지 정치세력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EU는 물론이고 NATO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언론에서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내용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다.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는 24년 5월 이란의 공식초청을 수락했으며 이는 사우디가 그동안 이도 아니고 저도아닌 중간자적 입장에서 탈피하는 조짐을 보이는 조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사우디가 미국과 페트로 달러 협정을 갱신하지 않았다는 보도와 함께 페트로 달러에 기반한 미국의 기축달러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페트로 달러 체제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달러의 기축통화 기능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사우디가 더이상 미국의 안전보장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아브라함조약을 통해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묶어 서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했다.

사우디가 페트로 달러체제에서 벗어난 것은 자신의 안보를 더 이상 미국에게만 올인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란의 빈살만 공식초청 수락이 지니는 의미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서아시아 전반의 외교적 구상이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 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우디와의 접점마저 점점더 약해진 이스라엘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전쟁문제가 대두하는 것이다. 사실 이럴때 전쟁이 일어날 위험성이 더 크다. 현재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헤즈볼라를 완전하게 장악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의도대로 금년 말 대선까지 어떻게든 끌고 나갈 수 있을지 모를겠으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은 일촉즉발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에 전쟁이 벌어지면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직접 전쟁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적대적 관계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 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사우디와 이란을 한편으로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 이란이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이스라엘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미국도 전쟁이 발발하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전쟁을 해도 승리하기 어렵고 전쟁을 하지 않으면 앉아서 고사당할 것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미국과 프랑스는 점점 더 곤경에 처하고 있다. 사헬지역을 중심으로 미국과 프랑스를 배척하는 움직임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부르키노파소에서는 프랑스군의 철수이후 프랑스 대사관도 나가라는 입장이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종주권을 상실하는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는 이미 영향력을 상실했다. 미국은 자리를 잡기도 전에 밀려나고 있다.

남미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은 점점 더 쇠퇴하고 있다. 미국은 아르헨티나를 우군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나머지 지역에서의 영향력은 점점 더 쇠퇴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의 쿠데타는 에피소드로 끝나고 말았다. 볼리비아의 쿠데타 뒤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한다. 이제 미국은 남미에서 제대로된 쿠데타도 조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번에 실패한 쿠데타는 남미 각국에게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모두 종합해보면 미국 중심체제의 최외곽이었던 아프리카는 완전히 떨어져 나가버렸고, 서아시아도 매우 위험하다. 그동안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했던 남미에서의 영향력은 거의 바닥이 나버린 상황이다. 심지어 미국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도 흔들리고 있다. 외곽에서 본진까지 미국 중심체제는 흔들리고 있다. 그나마 미국이 가장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과 일본은 좌초하는 배에서 내리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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