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29 전운이 감도는 서아시아, 향후 상황에 대한 전망

어제 포스팅에 대해 향후 서아시아 상황에 대한 전망을 올려달라는 김평호님의 요청이 있어서 작성했다.

서아시아지역에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국가는 중국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서아시아지역에 대한 이해관계가 가장 컸다. 페트로달러의 유지를 위해서 미국이 서아시아지역에 관여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셰일석유 개발이후 미국은 에너지 수입국가에서 에너지 수출국가로 바뀌었고 이는 서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가들과 사실상의 경쟁관계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아시아지역의 에너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나라는 중국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중국은 서아시아지역의 국제정치적 상황에 관여하려 할 것이며, 그런 의지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 팔레스타인 정파들의 단합을 주도한 것이라고 하겠다.

중국의 서아시아지역에 대한 관심이 석유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경제적 이유에 기인한다면 러시아의 관심은 미국의 확장과 팽창에 대한 안보적 이유 때문이라고 하겠다. 최근들어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서아시아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국제정치적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아시아지역에서 미국 세력의 축출을 위해 상호 긴밀하게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주로 순니파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주로 시아파 국가들을 중심으로 활동범위를 넓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순니파를 중심으로 시아파 국가들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에 비추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범위는 매우 폭넓다. 중국과 러시아의 상호협력으로 인해 시아파와 순니파의 적대적 관계도 상당히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순니파와 시아파의 적대적인 관계는 이란의 이슬람혁명이후 미국이 서아시아지역을 관리해온 방식이기도 하다. 서아시아 지역에서 중러의 협업으로인해 미국의 방식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된 것이다.

네타냐후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헤즈볼라와 전쟁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때를 맞춰 헤즈볼라가 축구장에 있던 이스라엘 어린이를 폭격하여 사명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 뉴스를 부인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빌미로 전쟁도 불사한다는 분위기다. 헤즈볼라 정말로 타격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이스라엘은 전쟁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이런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광범위한 지역은 전쟁터로 변했다.

시간이 오래가면 갈수록 이스라엘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결행하려는 것은 시간이 이스라엘의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이스라엘 경제도 파국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그 어떤 국가도 이렇게 장기간에 걸친 준전시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처럼 끊임없이 석유를 팔아서 전쟁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결행하겠다는 입장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미국의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서아시아지역에서 지금처럼 질질끌려가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국면전환을 위한 군사적 승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미국은 사실상 정치지도부의 부재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사실상의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하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바이든 행정부나 트럼프 모두 이스라엘의 붕괴를 받아 들일수없을 것이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전면전이 발발할지는 아직 알 수없다.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수행한다면 서아시아지역이 미국과 중러간 힘의 향배를 결정짓는 결정적 사건이 될 것이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전쟁은 결국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이며, 이는 미국과 중국 및 러시아의 전쟁이기 때문일 것이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전쟁이 작전지역이 제한적이며 작적템포가 늦고 군사력의 사용이 비교적 신중하게 이루어졌다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의 전쟁은 작전지역이 광범위하고 작전템포도 매우 빠를 뿐만아니라 군사력이 과감하고 제한없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은 비록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헤즈볼라와 이란 그리고 예멘의 후티는 물론이고 가자지대의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세력까지 모두 상대해야 할 것이다. 미국도 이라크의 군사기지에서 이란과 직접 교전에 들어가게될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은 이전의 군사적 충돌과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텔아비브를 비롯한 주요도시들이 직접 헤즈볼라와 이란의 미사일 폭격을 받게 될 것이며, 이는 가자지대에서의 피해에 버금가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은 그동안 지속적인 공습과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견딜 수 있을 것이나, 이스라엘은 그런 타격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전쟁은 시간이 진행되면서 점점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아랍과 이슬람 국가가 모두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양상을 띨 것이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아시아지역의 주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지아와 유라시아 체제를 논의한다고 하는 것도 관심있게 보아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전세계 이슬람국가들을 결속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그리고 아제르바이잔도 얼마지 않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사실상 이슬람국가들에게 둘러싸인 섬이나 마찬가지다. 주변국 모두와 적대적인 관계라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

전략적으로 보아 불리할 수밖에 없는 전쟁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압도적인 군사적 승리이외의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미국조야가 이스라엘의 전쟁수행을 사실상 지지하는 분위기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서아시아에서 밀려나고 있는 미국이 지금이라도 전쟁을 통해 최소한 사우디와 이라크 그리고 레바논 지역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않으면 전략적 열세를 만회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의 전쟁가능성은 매우 높다고하겠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이스라엘이 과거처럼 전광석화같이 승리하기는 어렵다. 전쟁의 강도는 훨씬더 강력할 것이지만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군사과학기술의 발달로 현대의 전장에서 과거와 같은 작전템포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일 전쟁에서 지면 미국은 국제정치적으로 완전하게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 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패배와는 비교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고 결정적일 것이다. 미국은 이런 위험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 지금이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문제는 중국의 개입으로 그런 가능성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양보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은 미국의 실책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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