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15 국제정치 질서의 분기점에서 패권투쟁을 결정하는 요인 : 외부적 도전과 내부의 모순

국제질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점이다. 현재 패권투쟁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과거부터 패권전쟁은 군사적 충돌로 결정되었다. 현재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순전히 핵무기 때문이다. 고도로 발전한 핵무기가 강대국간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고 있을 뿐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간의 전쟁은 불가능하다. 상호파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미국은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북한과 전쟁을 할 수 없다.

군사적 충돌로 패권경쟁을 가릴 수 없다면 향후 패권경쟁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거에 패권국가가 어떻게 붕괴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첫번째 전쟁과 같은 외부의 충격, 두번째는 내부의 구조적 모순이었다. 현재의 상황은 패권국가를 전쟁으로 붕괴시킬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으로 상대를 붕괴시키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오히려 문제가 되는 상황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런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었고 전쟁을 뒤에서 조종했던 미국과 자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하지 못한 유럽이 약화되고 붕괴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여 약화 혹은 붕괴시키려는 전략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전방위적 경제적 협공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까지 역사상 그 어떤 국가도 상대방을 경제적인 방법으로 붕괴시킨 적은 없다. 경제적인 압박과 타격이 가능한 국가는 한국이나 일본 독일과 같이 자원을 외부에 의존하고 교역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국가들이다. 러시아는 자원을 가지고 있고 중국은 시장과 자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붕괴시킬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중국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를 미국의 압박에 의해 초래된 경제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향후 본격적인 미국의 경제압박에 대비한 경제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내부 정리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서방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체제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으며, 지금 나타나고 있는 각종 경제적 혼란은 경제체질 개선 과정에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중국의 경제를 자본주의 경제학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본다면 패권의 붕괴는 내부의 모순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질서를 장악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이란의 경우 어떤 국가가 더 내부적인 혼란 혹은 모순이 심화될 것인가가 향후 패권경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란을 패권경쟁을 하는 국가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지만, 이란은 역사상 극히 최근을 제외하고 항상 역사상 제국의 지위를 유지했던 국가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러시아, 이란은 국가체제를 위기에 몰아 넣을 수 있는 내부 모순이 별로 없다. 이란의 경우에는 쿠르드분리주의, 중국의 경우에는 신강지역 문제가 있을 뿐이다. 러시아는 체제를 위협할 정도의 내부 모순이 없다. 푸틴이 등장한 이후 올리가르히를 척결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내부모순이 경쟁국가보다 훨씬 심각하고 다양하다. 우선 외부적으로 미국이 의지하고 있는 동맹체제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 아마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기존의 동맹체제는 약화 혹은 와해되는 상황이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미국의 국가채무이다. 이미 34조 2200억 달러가 넘고 있으며 미국은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민 1인당 10만달러 이상의 빛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국가채무로 이익을 본 자들은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금융자본이다. 앞으로 국가채무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이 빛을 누가 갚을 것인가? 미연방은 외부의 위협 때문이 아니라 금융자본의 탐욕으로 늘어난 국가채무 때문에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앞으로 미국의 각 주들은 누가 연방정부의 채무를 갚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서도 다투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연방은 해체될 지도 모를일이다. 연방정부의 빛을 갚지 않으려면 먼저 연방에서 탈퇴하는 주가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국의 도전이 아닌 연방정부의 채무라고 할 것이다. 텍사스 같은 주들이 연방에서 이탈하겠다고 하는 것을 단순히 불법이민문제만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계산빠른 주들은 연방에서 탈퇴해야 채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패권경쟁은 각국의 내부모순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쟁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은 미국이 이판사판으로 전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이 출구가 봉쇄당했다고 생각할 경우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미국의 동향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상처입은 호랑이가 마지막에 날뛰면 막을 재간이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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