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25 자체핵무장논의는 한국에 미국 핵무기 배치를 위한 중간단계에 불과하며, 이는 한국의 운명을 나락으로 밀어넣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필자는 그런 논의를 매우 우려스러운 마음으로 관찰하고 있다. 조선이 핵을 가졌으니 한국도 핵을 가지자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적이고 타당한 주장이, 사실은 한국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걱정하기 때문이다.

조선이 핵을 가졌으니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최근의 주장은 여러가지 검토해볼 문제를 지니고 있다. 우선 한국이 핵을 가져야 하겠다는 주장은 소위북한 비핵화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리하고 있다. 우리가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가?

첫번째, 미국의 핵우산에 보호를 받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방법이다.

두번째, 한국 스스로 조선의 핵을 억제할 수 있는 핵억제력을 갖추는 일이다. 이것은 국가자위권에 해당하는 일이다. 한국은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권리가 있다고 해서 한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아마도 미국은 즉각 반대할 것이고, 핵무장에 대한 각종 제재를 가할 것이다. 조선에 대해 더 이상 제재를 하지않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 제재를 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자체적인 핵무장을 가장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하게 되면 미국이 이제까지 누리던 한국에 대한 조정 및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이 주체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한다면 오히려 한국의 핵개발을 지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을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는 자체 핵무장을 허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세번째의 경우는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다. 소위 핵공유라고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전개되고 있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관한 논의가 결국은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기위한 중간 단계의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여 나토식 핵공유 체재를 도입한다고 해도 그 실체적인 효과는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에 보호를 받는 것과 별 차이는 없다. 아무리 핵공유라고 하더라도 미국은 자신이 조선의 핵공격을 감수하면서 한국을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한국에 미국의 핵을 가져다 놓는다고 하더라도 그 운용에 대한 전적인 결정권은 미국에 달려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핵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거리핵협정을 폐기했으며 이는 전적으로 중국과의 중거리 핵무기 불균형 때문이다. 미러간 중거리핵협정의 제한을 받지 않았던 중국은 중거리핵무기에 있어서 미국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중거리핵능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배치를 위한 장소를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한국은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북아에서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하려면 해당국가의 여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본은 미국에게 핵을 맞은 나라다. 일본열도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용인할 가능성이 낮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조선의 핵문제로 인해 미국의 핵을 가져다 놓는 것에 대해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이 그리 크지 않다.

미국은 한국에 핵을 가져다 놓음으로써 대중정책에 있어서 지정학적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에 미국의 핵을 배치하면 중국이 가장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다. 사드와는 또 다른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한국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한중관계의 완전한 단절과 분열 그리고 적대관계의 수립을 의미한다.

한국의 대중들은 조선의 핵에 대한 대응인데 중국이 왜 저토록 강력하게 반발하느냐며 중국을 비난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핵은 중국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위협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국과 경제적 관계를 완전하게 단절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경제적 관계가 단절되면 한국은 치명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윤석열 정권 등장이후 중국에 대한 교역의존도를 낮춘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한중 교역 비율은 의미있는 변화가 없다. 게다가 중국은 한국 경제의 치명적인 약점을 쥐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최근 들어 한국의 금융당국은 한국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통계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중국이 한국국채의 상당부분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한국의 국채를 악의를 가지고 사용할 경우 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관계가 완전하게 단절되었을 때 그 어떠한 이익도 얻을 수 없다. 반면 한국과 중국과 관계가 완전하게 단절되었을때 최대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미-일-한 체제를 구축하여 대응할 수 있으며, 유사시, 즉 대만 사태와 같은 경우 일본과 한국의 군사력을 이용할 수도 있다. 미국은 돈한푼 들이지 않고 한국을 중국의 적대국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한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자체 핵무장 논의가 결국 미국핵무기 한국재배치를 위한 일종의 여건조성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내의 여론은 이미 핵무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결국 그 논의는 미국핵의 재배치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방향을 바꿀 것이다. 미국은 마치 못이기는 체 하면서 한국의 나토식 핵공유 정책을 수용하는 것처럼 한반도에 미국의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현재 한국에서 핵무장을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면서 한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해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현재로서 조선의 핵무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책은 조선과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조선이 핵을 사용할 수 없는 한국-조선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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