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 트럼프 취임과 윤석열 탄핵정국을 둘러싼 상황변화에 대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취임은 미국의 역사와 정치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등장은 그동안 미국이 세계유일 제국의 위치에서 내려오는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세계유일의 제국이라는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미국은 절실할 것이며, 이과정에서 과거 미국의 동맹국들은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접어 들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에 대한 전망과 평가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내눈은 여전히 한국정치에 머물고 있다. 빨리 이런 상황이 정리되었으면 좋겠지만 그게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현재 한국정치는 하루가 1년과 같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 정치를 판단하고 평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관점을 가지는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진영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영적 논리에 함몰되면 국가이익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결과에 도달하는데도 장애가 된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은 그런 점에서 최악의 선택을 계속했다. 필자는 탄핵정국 처음부터 되치기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그런 경고를 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이재명이 조급하게 상황을 처리하는 것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계엄정국 당시에는 한국 국민 대부분이 윤석열의 탄핵을 지지했다. 그리고 그를 잡아 넣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불과 얼마되지 않아 상황이 역전되었다. 윤석열의 탄핵에 부정적인 여론이 무시하기 어렵게 늘어났고, 지금 대선을 치르더라도 이재명이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배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야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서도 이재명은 40%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은 윤석열 탄핵과 내란 심판에 가장 큰 장애물이 이재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유능한 관리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심하게 계획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실행한다. 그리고 실행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계획을 재검토하고 방향을 재점검한다. 내가 하고싶다고 해서 마구 직진하지 않는다.
과거 같이 일했던 선배 한분이 서부사하라에 의료지원부대장으로 파병을 나갔던 경험을 지금도 기억한다. 부대를 안정적으로 성공적으로 지휘하기 위해 속이 썩어 문드러질 정도로 참았다고 한다. 성질같아서는 그냥 조지고 싶었으나 그렇게 했다가는 오히려 문제가 생길 것이니 그냥 참았고, 그리하여 성공적인 부대지휘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말이 기억이 나는 것은 필자의 경험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군생활을 하면서 성공적인 부대지휘를 한 적도 있었고 실패한 적도 있었다. 실패한 적은 거의 예외없이 내가 내성질을 이기지 못했을 때였다. 성공한적은 예외없이 하고싶은 말과 행동을 참고 또 참았을 때였다. 이번에 이재명의 실패는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력과 능력이 모두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며칠간 주목할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먼저 트럼프는 윤석열이 탄핵을 당하지 않으면 회담을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의 이 말은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다양하다. 트럼프가 윤석열의 탄핵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국내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트럼프의 발언은 향후 한국의 국내정치에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부지법의 난동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필자는 처음에 자연발생적인 폭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이후 각종 영상자료를 보면 상당히 조직적인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런 폭동이 한국의 법원이나 판사들에게 심리적 타격을 주기 위한 잘 설계된 공작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어제 중요한 두가지의 발언이 있었다. 첫번째는 현직 검사가 윤석열이 주장한 부정선거에 대해 검찰차원의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검찰에서 이런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향후 탄핵심판의 중요 주제중의 하나로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선거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제까지의 선거가 부정선거인지 아닌지 필자는 판단한 능력과 경험이 전혀 없다. 문제는 여야가 그동안 끊임없이 부정선거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이 계엄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부정선거를 들었다는 것이다. 윤석열측은 자신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그 어떤 증거도 제시한 적이 없다. 탄핵심판에서 부정선거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현직 검사가 부정선거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조사를 언급했다는 것은 여사로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와함께 검찰이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내란죄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도 지금까지의 상황과 향후 상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경찰이 윤석열 체포에 무리수를 둔 것도 우종수에 대한 검찰의 조사와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임종석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처음으로 이재명 리스크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임종석이 이재명을 향해 비판과 비난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처럼 비민주적인 정당으로 변모하는게 임종석의 책임도 상당하다. 그러나 그의 잘못과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는 것은 사뭇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제까지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개인정당이라 해도 틀리지 않았다.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은 개딸이 앞에서 전위대 역할을 하면서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를 완전하게 차단했다. 계엄이후 탄핵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집단지성은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이재명의 의중만 충실하게 전달하고 실행하는 기능만 했을 뿐이다.
임종석의 이런 비판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재명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있어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 국내정치 문제를 다루면서 이재명을 추종하는 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신물이 날 정도였다. 나는 그들이 좌파에서 우파 파시스트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사건과 사안을 흑백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판단을 강요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다양한 측면과 색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고의 각도와 깊이를 가지기 위해서다. 화이트헤드는 교양을 ‘어떤 것을 여러가지 다양하게 보는 시각을 갖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었는데 오래되어서 문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에 대한 불법체포가 초래할 문제점을 지적하면 그러면 체포하지 말라는 이야기냐고 나오고, 이재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 양비론이라고 나오는 단순하고 단편적인 사고방식을 보면서 한국 지식사회의 한계를 절감했다. 특히 대학교육까지 받은 사람들이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교육은 아무런 자기성찰적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의 모든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간단하게 보이는 것도 다양한 명암과 굴곡을 지니고 있다. 그런 명암과 굴곡을 세심하게 읽지 못하면 제대로된 진단과 처방을 하지 못한다. 이재명이 다먹은 밥을 수채구녕에 던져 버린 지금의 상황도 그래서 발생한 것이다.
지금 필자는 일이 잘못되어 윤석열이 탄핵을 당하지 않는 상황을 제일 우려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탄핵을 당해지 않더라도 내란재판이 진행될때까지 구속을 당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탄핵심판 인용이후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다. 탄핵이 거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구속상태에 있게 되면 한국은 그야말로 통제불가의 전면적인 내전이 발생할 것이다.
필자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윤석열이 탄핵을 당하지 않았을때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게 되는 상황이다. 국정원은 지금과 같은 탄핵정국에서 여전히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 이런 행위는 분명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트럼프 하의 미국도 한국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려고 한다는 의심의 눈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 트럼프의 태도 그리고 최근 공수처, 법원, 헌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필자가 왜 이런 의심과 우려를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미국은 중국보다 오히려 더 러시아와 전면적 대결로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조만간 한번 정리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