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15 군인이 국가를 위해 군말없이 죽어주는 존재가 아니라면 뭐하러 군대를 유지하나? 유승민 비판

임성근 사단장이 군인이란 국가를 위해 군말없이 죽어주는 존재라고 했다고 해서 비난이 거세다. 그런 비난을 보면서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사람들은 군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군대가 국가를 지킨다는 것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다. 조금만 더 들어가면 군대란 사람을 살상하기위한 조직이다. 개인이 사람을 죽이면 살인이지만 군대가 대량으로 상대방 국가의 군인을 죽이면 영웅이된다. 본질적으로 살인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살인의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가에 따라 어떤 살인은 범죄가 되고 어떤 살인은 칭송을 받는다.

군대를 아주 날것 그대로 표현하면 기계적으로 살인을 많이 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최근 전쟁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본질적으로는 승리를 하기 위해서 가급적 많은 파괴를 하는 것이 군대의 임무다. 그 파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사람의 생명이다. 그것을 러시아 군사교리에서는 유생역량말살이라고 한다. 여기서 유생은 군대를 유지하는 생명인 사람과 말을 의미한다.

현대전에서 정밀무기가 발전하면서 마치 사람의 생명과는 상관없이 상대방의 핵심시설을 파괴할 수 있고 그렇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만화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전쟁은 결과론적으로 상대방 군인을 최대한 많이 죽이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 군인을 최대한 많이 죽여야 하는데 나의 희생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내가 죽지 않고 상대방을 죽일 수는 없다. 그것이 전쟁의 아이러니다. 더구나 전쟁은 항상 내가 우위에 있을때 일어나지 않는다. 상당부분 불리할때 전쟁이 일어나고 이럴 때 적을 막아내는 방법은 기꺼이 죽음으로 자신이 맡은 지역을 지켜내는 것이다. 기꺼이 죽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전선은 붕괴되고 대량 살상이 일어난다. 전선의 돌파는 한명의 병사 하나의 분대 한개의 소대가 붕괴되면서 이루어진다.

군인이 국가가 원할 때 기꺼이 죽어준다는 말은 그래서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훌륭한 지휘관은 자신의 부하를 죽이지 않고 승리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정말로 훌륭한 지휘관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하는 사람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하의 목숨을 파리목숨처럼 생각해야 할 때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결정적 전환점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였다.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의 지휘관은 장교와 병사를 마치 고기갈아넣듯이 밀어넣었다. 전투에 투입된 부대는 채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서 전멸했다. 그래도 다음부대를 밀어넣었다. 그래서 승리했다. 만일 스탈린그라드에서 소련이 승리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러시아는 없을 것이다. 당시 소련군 병사들은 죽을 것이 뻔한 것을 알아도 전장에 들어갔다.

임성근 사단장은 군인이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를 하나도 포장하지 않고 가식적이지 않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그의 발언에 대해 보수정당의 유승민이라는 작자는 비아냥거렸다. 소위 진보진영에서 그런 소리를 한다면 그러려니 하겠다. 그런데 유승민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정말 한국의 보수정당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도 갔다오지않은 보수정당 정치인이라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군인이 국가를 위해서 그리고 국가가 원할 때 기꺼이 죽어주지 않으면 국가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 그런 국가는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전쟁이 발발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 당장 북한군이 처들어 오면 한국의 군인들은 스스로 살기 위해서 전선을 이탈하라는 것인가? 죽지않고 승리하는 법은 없다.

군인은 전평시 동일원칙에 의해서 관리되어야 한다. 평시에 죽기로 각오하지 않으면 전시에도 절대 죽지 않는다. 그래서 군대는 특수조직이다. 대중들이 모두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는데 죽어도 되는 존재로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군대를 없애는 것이 낫다.

군대는 물리적 힘은 강하지만 그 조직은 매우 취약하다. 그것은 군대가 특수조직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구성원들이 군대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호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이미 한국군은 아사리판이 되었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아주 많은 일들은 형사처벌을 하는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들이 이뻐서가 아니다. 잘못하면 군대를 당나라 군대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군대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힘은 위계질서이고 지휘체계이다.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할 지 모르겠으나 상명하복은 군대를 군대답게 만드는 윤리이자 원칙이다. 지휘체계를 약화시키는 조치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화나고 열받는다고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조금만 더 진행되면 한국군은 전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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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이 국가의 존속을 지키기 위해 죽었습니까? 아니면 멍청한 윗대가리한테 잘 보이도록 구명조끼 못 입게 하다가 죽었습니까? 그것이 군대를 군대답게 만드는 윤리이자 원칙입니까? 대본영에 어울리는 설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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