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zzan문학상 출품작] - 시 3편
< 늦 가을 못난 아내 >
늦은 오후 햇살은 나를 늘어진 거인으로 만들어 놓고,
괜실히 낙엽소리가 정겨워 발을 끌며 걷는다.
못난 나에게 징글징글하게 달라붙어 있는 아내의 얼굴이 웃는다.
불편하고 보기 싫지만, 아내는 화를 내다 웃는다.
내가 뭐라고… 저리 달라붙어 있는지…
이 못난 아내를 등에 업고 또 나는,
이 가을을 울어야겠다….
< 아비와 자식 >
갓 태어난 자식을 바라보는 아비는, 두려움을 느낀다.
잡으면 부스러질 것 같은 어린 자식은 아비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자라는 자식은 짜증과 무뚝뚝함으로 대화를 하고,
다 커버린 자식은 서둘러 지 갈 길을 걷느라 바쁘다.
하지만 한번은 서로를 바라 봐야하는 시간은 언제나 오는 법,
아비와의 작별을 앞둔 자식은 늘 후회를 하고,
자식과의 이별을 앞둔 아비는 늘 미안해 한다.
< 거지같은 남편 >
거지같은 남편이 또, 일하는 척을 한다.
눈 뜨자마자 서둘러 아침 준비를 하더니, 커피를 마시며 씩 웃는다.
준비해 놓은 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는데, 저 멀리 과부의 말소리가 들린다.
' 거지같아도 옆에 누가 있는 게 나아! '
숟가락을 내려 놓고 늦가을 못난 아내가 나귀를 타고 떠나자,
거지같은 남편은 글을 쓰고, 또 마당을 쓴다.
거지같은 남편이 또 일하는 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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