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걸으며/여유롭게
아침 시간이 촉박한 날이다.
하여 집에서 가까이 있는 조종천 옆 를 걷는다.
준비할게 많은 아침이다.
그래도 좋은 건
마음은 바쁘나 걸음은 여유롭고
하늘 바라보니
하늘은 더욱 여유롭다.
냇물도 바삐 흐르나
그것도 지금이지
조금 더 내려가 강물 되면
뭐 급할 거 있냐며 여유로워 지리다.
여유롭기로 말하면 오가는 자전거 없는
자전거 길도 맘껏 여유를 즐긴다.
주말의 분주함을 위한 휴식 같은 여유로움
자전거 길도 즐기고 있다.
바람이 찾지 않으니 바람개비도 여유롭다.
이렇게 세상이 여유로운 아침이니
마음이 바쁜 바람개비 한껏 여유롭다.
흰꽃 진자리 붉은 꽃이 피었다.
성급하고 바쁘게 서둘더니 빨리 갔다며
미련으로 피어낸 붉은 꽃
설령 비바람이 분다 해도
한껏 여유롭게 오래도록 머무리라
성질 급하고 바른 소리 잘하는
계곡 물
거친 소리로 꾸짖어 발길 재촉한다.
미음은 바쁘나 발걸음 여유롭다니
그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그만하고
얼른 집에 가소
내 눈에 뻔히 보인다.
너 그러다 또 허둥댄다
빨리 냉큼 집에 가서 부탁받은 거 출력하고
선생님 마중가라.
어쩌면 오늘 9시 반이 아니라
8시 반에 오실지도 모른다.
그러니 딴청 말고 어서 가라,
야단맞으니 발걸음 빨라진다.
목요일 아침은 마음이 바쁘다.
2023/04/13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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