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이리되었어

벌써 시간이 이리되었어/cjsdns

늦잠에 원인도 있지만 아침을 먹고 소파에 누워 티브이에 빠져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티브이를 한때는 바보상자라 한 적이 있는데 오늘 보니 바보상자를 넘어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가져가는 놈들이기도 한 거 같다.

그러나 티브이를 마냥 성토할 일만은 아닌 것이 세월이 좀 더 가고 거동이 불편해지는 노년이 되면 심심함을 달래거나 의지할 것은 티브이가 한몫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 노인 분들을 봐도 그렇고 부모님을 봐도 그렇다.

새벽 서너 시면 일어나시어 그때부터 틀어 놓고 보시는 티브이가 주무시는 시간 저녁 시간까지는 늘 그렇다.
특히 코로나로 외출이 부자연스러워지니 더욱 그리 되었다는 생각이다.
나라고 나이 더 먹으면 아니 그렇다 할 수 없으니 티브이 타박은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지금도 티브이에서는 WWE 프로레슬링 중계방송이 한창이다.
녹화 방송인데도 봐도 봐도 시선을 끄는 것이 대단한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대리 만족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말 같지 않은 소리 같지만 운동도 대리 운동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운동도 건강도 그렇게 대리 만족이나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건강 프로만 보아도 저절로 건강해지는 그런 기술이 티브이에 접목이 된다면 매우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해보는데 그런 세월이 올지 모르겠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누군가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사실 나는 요즘 친구 아들 건강 문제로 고심이 많다.
본인의 질병도 문제지만 유전으로 인해 아들까지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것이 매우 마음이 아프다.
며칠 전 열 시간이 넘는 긴 수술 끝에 일부 혹은 제거를 했다는데 근섬유 종이란 것이 완치가 없이 아직 원인도 못 밝히고 있다니 답답하여 나도 하루 레 몇 번씩 치료에 획기적인 새로운 소식이 있나 하고 뒤져보기도 하는데 의학이 발달한 이 시대에도 치료가 어려운 병이 무척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저러나 스달 값이라도 좋아야 병원비에 보태게 좀 더 여유롭게 보낼 거 같은데 반값으로 떨어진 스달이 언제쯤 올라갈 건지 하나님은 뭘 하시는지 세상에 아픈 사람 없게 해 주시고 투자자들 모두 환호하게 가격 좀 끌어올려주시지 뭐하시나 모르겠다.

허긴 나는 이런 말 할 자격도 없기는 하다.
매주 교회를 가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절에 다니는 사람도 아니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고 지금 교회에서는 한창 예배시간일 거 같다.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불행은 사라지고 오직 행복함 만이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티브이에서는 연실 빨리 와서 보라고 떠든다.
오늘은 못 이긴 척 가서 티브이를 봐야겠다.

감사합니다.

2022/01/09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