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1(토)역사단편262. 역사의 의미4. 짐승과 인간의 차이
如此(여차)히 國史의 支配(국사의 지배)가 無하면
彼(피) 漢拏山의 鶯(한라산의 앵)같이 忽然(홀연)히 飛去(비거)하여 支
那(지나)의 揚子江(양자강)에서 啼(제)함도 可하며,
仁王峰의 鬼(인왕봉의 귀)같이 突然(홀연)히 遠走(원주)하여
蒙古(몽골)의 何爾泰山(하이태산)에서 吼(후)함도 可하며,
紅·黑色(홍-흑색)의 野蠻種族(야만종족)같이
水草(수초)를 逐(축)하여 移徒(이주)함도 可하거니와,
吾儕(오제)는 不然(불연)하여 生하든지 死하든지 檀君遺孫(단군후손)이오.
興(흥)하든지 亡(망)하든지 大韓國民이라 하는
國史的 思想(국사적 사상)이 有한 者이니 어찌 可(가)히 彼와 如(피와 여)하리오.
故로
政治法律(정치법률)의 諸學(제학)은 皆可無(개가무)로되
國史가 無(국사가 무)함은 不可하며,
商·工·美術(상-공-미술)의 各家(각가)는 皆可無(개가무)로되
史家(사가)가 無함은 不可하다 하오니,
何故(하고)로 然(연)하다 云하느뇨.
曰,
國史가 無(국사가 무)하면
國民(국민)이 無精神·無思想(무정신,무사상)의 國民(국민)이 되어
鳥獸(조수)와 相去(상거)가 不遠(불원)하느니라.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如此(여차): 이렇게
鶯(앵): 꾀꼬리
飛去(비거): 날아가버림
啼(제): 울다
鬼(귀): 혼백, 귀신
遠走(원주): 멀리 달아남
‘高飛遠走(고비원주: 자취를 감추려고 남이 모르게 멀리 달아남)에서 온 말이다.
何爾泰山(하이태산): 어느 큰산
吼(후): 울부짖다
逐(축): 쫓다, 따라가다
不然(불연): 그렇지않음
諸學(제학): 여러 학문
皆可無(개가무): 모두 없어도 된다.
各家(각가): 여러 전문가
史家(사가): 역사전문가
何故(하고): 무슨 이유, 어떤 이유
然(연): 그렇다고 하다
鳥獸(조수): 새와 짐승
相去(상거): 거리, 서로 떨어져있다
不遠(불원): 멀지않다. 다를바 없다.
(옮기면)
이렇게 국사가 정신을 통제하지 않으면,
저 한라산의 꾀꼬리같이 문득 날아가버려 支那(지나:중국땅)의 양자강에서 울 수도 있고,
인왕봉의 귀신같이 문득 멀리 달아나,
몽골의 어느 큰산에서 울부짖는 것도 가능하고,
붉고,검은색의 야만종족같이 물과 풀을 따라 옮겨사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서
죽든지 살든지 단군후손이오.
잘되든지 망하든지 ‘대한국민’이라 하는 나라의 역사적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니
어찌 저들과 같을 수 있으리오.
그러므로 정치,법률같은 여러 학문은 모두없어도 되는 것이로되
국사가 없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며,
상업,공업,미술의 전문가는 모두 없어도 되지만
역사학자가 없다함은 안된다고 하오니,
어떤 이유로 그렇다고 말하는가.
다음과 같이 말하겠다.
“나라에 (제대로된) 국사책이 없으면
국민이 정신과 사상이 없는 국민이 되어
새나 짐승과 같아지는 것이 멀지 않기 때문이니라.”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