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7(화)역사단편259. 역사의 의미2. 국가의 자존감
나라의 역사를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민족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겠는가?
한국은 <국수주의>를 한번 비판하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지만
세상 모든 나라들은 말없이 <국수주의>를 추종한다.
모든 주장이나 종교를 접했을때
진지하게 이익과 손해를 따지지 않고
명분에만 파묻혔던 어리석은 선조들처럼
오늘날도 우리는 소위 ' ~주의'에 빠져서 허덕인다.
외국에서 <국수주의>를 비판하니, 우리도 곧바로 폐기하고
'고유의 장점'을 추구하면,
국수주의니, 폐쇄적이니, 시대착오적이니 하면서 무시당한다.
그런데 정작 국수주의를 비판했던 선진국들은
조용히, 더욱 철저하게 국수주의를 관철시킨다.
얼마나 어리석은가!!
수입품은 물건이나 사상이나 영양가를 따져서 수용해야지
무조건 믿고 따르는것은 바보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오늘날 유행하는 여러가지 이념들..
정작 그것을 주장했던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故(고)로 茶山이 有言(다산이 유언)하되,
“他書(타서)는 皆可著(개가저) 惟史書(유사서)不可著(불가저)”
라 하였거늘 寡陋(과루)한 余(여)가 어찌 國史를 著하리오.
然(연)이나 今日에 坐(좌)하여 余(여)가 어찌 國史를 著치 아니하리오.
國史는 旣言(기언)함과 如(여)히 國民의 明鏡(국민의 명경)이라.
此(차) 明鏡이 無(명경이 무)하면 國民이 何를 從(하를 종)하여 祖先의 眞影(진영)을 瞻(첨)하며,
此 明鏡(차 명경)이 無하면 國民이 何를 由(하를 유)하여 自家의 姸醜(연추)를 賞(상)하며,
此 明鏡(차 명경)이 無하면 國民이 何로써 國粹(국수)를 保全(보전)하여 自尊(자존)할 줄을 知하며,
此 明鏡(차 명경)이 無하면 國民이 何로써 他人과 比較(타인과 비교)할 줄을 知하리오.
蔽一言(폐일언)하고 國史가 有하여야
國民이 愛祖心(애조심)도 有할지며,
愛國心도 有(애국심도 유)할지며,
獨立心도 有(독립심도 유)할지며,
進就心도 有(진취심도 유)할지라.
故로 國民이 日(일)로 國史를 手(수)하며,
日로 國史를 口(구)하여, 茶飯을 廢(다반을 폐)할지언정 國史는 廢치 아니하며,
衣服은 却(의복은 거)할지언정 國史는 却(거)치 아니하여야 可할지어늘,
乃(내) 此 茫茫 三千里 大域(차 망망 3천리 대역)에 良手筆(양수필)이 何罕(하한)한지
前의 古人(전의 고인)이 已去(기거)하며,
後의 來者(후의 래자)는 未至(미지)하고, 目下(목하) 良才는 辰星(진성)같이 稀疎(희소)하여
二千萬 國民(2천만 국민)으로 하여금 昏衢(혼구)에서 彷徨(방황)케 하니,
於呼(오호)라, 余(여)가 어찌 國史를 著(국사를 저)치 아니하리오.
於呼(오호)라, 余(여)가 어찌 國史를 著(국사를 저)치 아니하리오.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他書(타서)는 皆可著(개가저) 惟史書(유사서)不可著(불가저):
다른책은 아무나 기록할 수 있지만, 오직 역사서만은 기록할 수 없다.
寡陋(과루): 견문이 좁아 완고함
然(연): 그러면
坐(좌): 대면하다
旣言(기언): 이미 말하다
如(여): 바로
此(차): 이, 지금
何(하): 무엇, 어떤
眞影(진영): 진짜모습
瞻(첨): 살피다, 보다
姸醜(연추): 아름다운것과 추한것
賞(상): 평가하다
國粹(국수): 그 나라 국민이 지닌 고유한 장점
自尊(자존): 자신의 품위를 높임
蔽一言(폐일언): 한마디로 말해서
愛祖心(애조심): 조상을 아끼는 마음
日(일)로: 날마다
手(수): 손에쥐다
口(구): 입밖에 내다, 언급하다
茶飯(다반): 밥먹고 차마시는 일
却(거): 사양하다
乃(내):도리어
此 茫茫 三千里 大域(차 망망 3천리 대역): 이 넓고 광활한 삼천리 강토
良手筆(양수필): 훌륭한 글재주
何罕(하한): 어찌 드물다
已去(기거): 이미 돌보지않다.
未至(미지): 아직 이르지 못하다
目下(목하): 바로 지금
辰星(진성): 새벽별, 태양계의 첫번째별인 수성水星을 말한다.
昏衢(혼구):어두운 거리
옮기면
고로 정약용이 말하되,
“다른책은 아무나 기록할 수 있지만, 오직 역사서만은 기록할 수 없다.”라
하였거늘 견문이 좁아 완고한 내가 어찌 나라의 역사기록을 확립하리오.
그러면나 오늘날에 직면하여 내가 어찌 나라의 역사를 확립치 아니하리오.
역사는 이미 말한것처럼 바로 국민의 과거를 비추는 거울이라.
이 거울이 없으면 국민이 무엇을 따라서 선조의 진실된 모습을 살피며,
이 거울이 없으면 국민이 무엇을 바탕으로 자국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평가하며,
이 거울이 없으면 국민이 무엇으로 자기나라 국민이 지닌 고유한 장점
를 보전하여 자신의 품위를 높이는 것을 알며,
이 거울이 없으면 국민이 무엇으로써 타인과 비교할 줄을 알 수 있으리오.
한마디로 말해서 나라의 역사가 있어야
국민이 조상을 아끼는 마음도 있을지며,
애국심도 있을지며,
독립심도 있을지며,
진취적인 정신도 있을것이다.
고로 국민이 날마다 국사를 손에 쥐고,
날마다 국사를 언급하여,
밥먹고 차마시는 일을 멈출지언정 국사는 멈추치 아니하며,
의복은 사양할지언정 국사는 사양치 아니하여야 가능할텐데
도리어,
이 넓고 광활한 삼천리 강토에 훌륭한 글재주가 얼마나 드문지
예전의 사람들은 이미 국사를 돌보지 않았으며,
나중 사람들은 아직 도달하지 못하고,
오늘날 좋은 재주를 가진 사람은 새벽별같이 희소하여
2천만 국민으로 하여금 어두운 거리에서 방황케 하니,
오호라, 내가 어찌 국사를 저술하지 아니하리오.
오호라, 내가 어찌 국사를 저술하지 아니하리오.
<출처: 大東帝國史敍言[신채호],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