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29 중동사태의 동향 변화, 강화되는 전선 흔들리는 전선, 제국의 붕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이후 중동상황은 일촉즉발이다. 처음에는 미국과 EU가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주도권을 이스라엘과 서방이 쥐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 이후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아랍이 결속하고 중동이 결속하더니 이제는 거의 전세계의 이슬람이 모두 강력하게 단결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렇게 상황을 일변하게 만든 것은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급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공격하면서 대량학살과 제노사이드라는 비난들 받는 상황이되었다. 이스라엘은 전통적인 방법대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대응했을지 모르겠으나, 이런 방법은 오히려 이스라엘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상대의 입장을 강화시키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이런 상황의 변화와 함께 이스라엘을 지원하던 미국의 입지도 급격하게 약화되었다. 무기체계의 발전과 변화로 그동안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해오던 미국의 항모전단도 과거와 같은 위협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미국의 영향력 약화와 함께 중동지역에서는 이란의 지도력이 부상했고 그 뒤에 중국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스스로 자신의 전략적 영향력을 심각하게 줄여버린 미국이 이번에는 중동에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영향력의 결정적 쇠퇴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영향력의 축소는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영향력이 국제사회에서 심각하게 축소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건은 10월 27일 유엔총회에서 진행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결의안에 대한 표결이다. 요르단이 제시한 결의안은 하마스의 테러에 대한 언급없이 휴전을 촉구했고, 찬성 120 반대 14 기권 45표로 가결되었다. 한편 캐나다는 하마스의 테러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찬성 88 반대 55 기권 23으로 수정안 채택에 필요한 찬성 2/3에 미치지 못해 부결되었다.

비록 총회 결의안이 법적구속력이 없다고 하지만, 유엔안보리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이번 유엔총회의 결의안 통과가 의미하는 상황은 매우 중요하다. 거의 전세계적인 여론이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것은 미국의 영향력이 국제사회의 여론 형성에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유엔총회의 결의안 통과 이전에 이미 전 중동사회는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란은 처음부터 전쟁을 각오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동안 잠시 오락가락 하던 사우디 아라비아가 완전하게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에게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입장을 정리한 것은 아랍세계 전체의 단결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튀르키예 상황도 심상치가 않다. 에르도안이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지만, 이는 에르도안의 정치적 고려도 작동했겠지만 이와함께 튀르키에 대중의 의사도 상당부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튀르키에에서는 군대를 파병하라는 시위도 열릴 정도다. 특히 튀르키에의 반응이 격렬한 것은 향후 중동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미리 포석을 깔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나면 이후 진공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튀르키에가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중동은 튀르키에,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가 서로 각축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초반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튀르키에가 그 틈을 파고 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마스 공격이후 전통적인 이슬람의 갈등구조도 많이 희석되어 버렸다. 이제 시아와 순니의 갈등은 별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적을 앞두고 분열했던 과거와 달리, 아랍과 중동세계는 강력하게 결속하면서 그 안에서 각각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은 정치적으로 매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아랍 및 중동계 이민과 난민이 늘어나면서 입장을 정리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동출신이 많은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지원했던 역할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런던시장이 중동계열인 상황이다. 이미 영국은 적어도 중동문제에 있어서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독일, 프랑스 모두 유사한 상황이다. 하마스 공격이후 EU집행부는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했지만 유럽 각국의 입장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몇차례 투입을 했지만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피해만 입고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군이 본격적으로 가자지역에 진입하게 되면 그야말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중동전쟁의 초입은 지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제1차세계대전의 발발과 비슷한하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이 끌개가 되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전개되는 나비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이 전쟁에 돌입하면 러시아가 이란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당연히 중국도 지원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번의 중동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혀 다른 양상이 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유럽과 나토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채 아랍과 중동전체 그리고 그 뒤의 러시아 및 중국과 전쟁을 치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패권의 약화를 초래한 사건이라면 앞으로의 중동전쟁은 미국 패권의 결정적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전 투입을 중단시키고,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상책이다. 문제는 미국이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뻔히 어떤 상황이 올 것인지를 알면서도 제국은 무너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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