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단상/241110] 퇴직연금 제도개선

[신하연의 여의도돋보기] 미국은 38만명…"한국선 연금 백만장자 희망고문인가요?"

정부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도입, 타깃데이트펀드(TDF) 활성화, 31일 시행되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등이 모두 그 일환입니다.

지난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위에 언급된 대로 디포릍옵션 도입, TDF 활성화와 더불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고 3층 연금 제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 3분기 기준 400조를 넘어섰습니다. 증가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연간수익률은 5.26%에 불과합니다.
'연금 선진국'인 미국은 이른바 '연금 백만장자'가 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올해 상반기 자사 401K 가입자 중 계좌에 100만달러 이상 잔액을 가진 가입자를 집계한 결과 37만8000만명이었다고 합니다.
퇴직연금 원금이 '더블링'(원금이 2배가 되는 상태)되는 기간이 호주는 9년, 미국은 10년이지만 국내 확정기여(DC)형은 25년, 확정급여(DB)형의 경우 27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382.4조원('24.5월 기준)으로 5년간 2배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연간 수익률은 5.26%로 주요 선진국 수익률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DB형이 여전히 53% 이상 차지하고 있고 DC형과 IRP가 각각 26.5%, 19.8% 정도를 차지하고 있네요.

수익률은 그나마 '19년도 2.25%, '20년도 2.58%, '21년도 2%, '22년도 0.02%에서 '23년 5.26%로 급격한(???) 증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아래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실적배당형 대비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7.2%)

'연금 제도 실패 사례'로 종종 언급되는 일본은 2020년 집계 기준 적립금 중 절반 이상이 원리금보장형에 치중돼 있고 2016~2020년 평균수익률이 기금형 3.78%, 규약형 3.36%에 그칩니다.
한국 역시 전체 퇴직연금의 90% 가까이가 원리금보장상품에 치우쳐 있죠. 디폴트옵션 내에서도 비슷하고요.

또다른 원인으로는 연금투자 상품의 차이와 기업/국가의 매칭 노력의 차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즉,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근로자가 자율로 가입하되 매칭자금을 제공하고 이에 국가가 면세 혜택을 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연금에 지속적/적극적으로 가입/운용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점이 되겠네요.

연금 선진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연금 투자 상품입니다. 401K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제도로,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가입하되 기업이 매칭자금을 제공하는 방안으로, 주식이나 TDF 등 고수익 상품에 적극 투자합니다. 근로자 소득세 면제 혜택과 기업의 법인세 공제 혜택도 주고요.

호주의 경우에도 슈퍼애뉴에이션 제도를 통해 고용주가 일정 비율을 연금에 기여토록 의무화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제도처럼 고용주가 일정 비율을 연금에 기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기여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호주는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뿐 아니라 기업의 기여금(근로자 연봉의 9%) 납부를 강제화하고 있습니다.

그외 디폴트옵션제도를 가입자 사전지정이 아닌 금융사 사전지정으로 운용토록 하는 등의 다양한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근로자 스스로의 인식 개선이 따르지 않는다면 퇴직연금 제도의 취지와 성과가 무색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다양한 제도와 상품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파생상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의 금융저변과 역량이 올라와 있는 상태이므로 미국 등 금융 선진국의 자산시장 발달에 연동하여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DB형으로 가입 중이거나 DC/IRP에서 지나치게 원리금 보장형/안정형 상품을 고수하고 계시다면 보다 전향적이고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운용의 묘를 살려 수익률을 개선시킬 방법을 찾아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남은 시간 편안한 휴식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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