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다

책 《비트코인의 미래》

가상화폐가 첫 선을 보인 것은 과학소설에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사회를 묘사한 장면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벨러미Edward Bellamy는 자신의 1888년 작 소설 《뒤돌아보며: 2000년에 1887년을》에서 실물화폐가 사라진 상상 속의 사회를 묘사했다.

과학소설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1980년대에 발표한 연작소설 《파운데이션》에서 전자 신용카드를 거래 수단으로 쓰는 장면을 묘사했다.

비트코인의 이론적 기원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분교의 컴퓨터과학과 박사과정 학생이던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의 논문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으리라. 차움은 198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콘텐츠를 서버에 암호화하는 이른바 믹스 네트워크mix network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차움은 1982년에 발표한 〈상호 의심하는 그룹 사이에서 수립, 유지 및 신뢰를 구축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또 다른 기초 요소를 제안했다. 컨센서스 노드(consensus node, 데이터 포인트에 관한 합의), 데이터 블록들 사이의 연결(또는 체인 형성), 이런 처리 과정에 대한 검증 작업(디지털 방식의 시점 확인) 등의 개념이다.

신용카드는 결제 산업에서 지배자 위치를 꾸준히 지켜왔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편익을 모두 제공해준 덕분이다. 여기에 충성 고객에 대한 보상 체계가 더해지면서 신용카드는 성공의 날개를 달았다.

2007년 1월 9일,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바야흐로 앱 개발 시대를 열었다. 세상은 모바일 기기 시대로 급속히 이전했다. 어쩌면 중독되어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2008년 말에 이르자 서브프라임 위기는 모든 미국 주요 은행의 생존을 위협하고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에 이르렀다.

신비의 인물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에 관한 논문을 썼던 시기에는 바로 이런 경제적·기술적 배경이 있었다.

비트코인은 낡아빠진 금융 시스템의 진정한 대안 모델을 제시하고 있었다. 사토시는 불과 3,675단어로 구성된 이 작은 백서에 놀라울 정도로 많은 내용을 빽빽이 담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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