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원두를 구입할 때, 분쇄를 권하지 않는 이유. (Feat.파나마 파나마리아 카사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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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원두를 구입해서 집이나 사무실에서 직접 내려마시는 문화가 점차 보편화되어가면서,
편의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도구들의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또한, 수 많은 로스팅 업체에서 셀 수 없는 종류의 커피원두를 제공하고 있어서 이를 즐기는
소비자입장에서는 더할나위없는 커피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 와중에, 커피 그라인더(커피원두를 분쇄하는 도구)를 구입하지 않고, 원두를 구입할 때
분쇄요청을 하는 고객을 만나게 된다.
또한, 특정 유명 브랜드의 경우에는 분쇄된 커피원두(파우더 형태)만 고집스럽게 판매하며
그 입지를 탄탄하게 유지 발전시키는 모습도 눈에 뜬다.
저희 또한 다양한 분쇄 굵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세분화하여 고객 서비스차원에서 제공했었지만,
지난 몇 개월 전부터는 분쇄 서비스를 중단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물론,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면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이유 중, 몇가지만 추려본다면...
- 고객께서 희망하시는 분쇄도로 갈아서 발송한 경우에는, 커피의 향이 2~3배 이상 빨리 소멸되어
버린다.
커피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면, 결국은 '향'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것이 없어진 상태에서...
더 이상 맛보고 향을 맡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커피를 내려 마실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생두는, 로스팅 과정을 통하여 원두로 바뀌게 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카페올'과 '에테르'의 특성이
휘발성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분쇄를 한 상태에서는 대략 2주가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반면, 커피원두상태(홀빈)로 구입하게 되면 대략 5~6주가 지나도 어느 정도는 감안하여 마실 수 있는
조건은 유지된다.
- 카페올 : 로스팅된 커피에서 느껴지는 향기로운 오일
- 에테르 : 많은 종류의 에테르 분자는 공통적으로 휘발성과 마취성, 인화성이 크며 극성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물에 잘 녹지 않는다.
대신 유기 화합물과 잘 섞이며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에 액체 상태의 에테르는 유기 물질을 녹이는
용매로 자주 사용된다. (출처 :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커피원두도 야채나 과일, 고기처럼 신선식품으로 인식되어야만 더욱 더 맛있고 알 찬
커피 생활을 향유할 수 있을텐데,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분쇄된 커피원두의 유효기간을 놓쳐버린
경우에는 적잖은 경비만 지출하게 되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예를 들어, 분쇄된 커피원두를 1개월 정도 지나서 마셔보면... 커피가 주는 즐거움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질지도 모르기때문이다.
- 분쇄 굵기에 따라 맛과 향이 차이가 발생하는데, 커피를 마시는 사람마다 그 뉘앙스와 풍미를
인지하는 능력과 강도 또한 다르기 마련이다.
그렇기때문에, 본인 취향에 맞는 커피 한 잔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듭하여
찾게되는 반면, 분쇄도가 결정된 상태에서는 그런 작은 변수들이 주는 즐거움을 놓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가급적이면 홀빈(커피원두 상태)으로 구입하는 것을 추천드리며, 커피 그라인더도
구입하시길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분쇄도 굵기를 조절할 수 있는 그라인더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인 이유로 선택의 명분이 다를 수 있지만,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안배하는 것 또한 의무와 책임의 일부라고 생각하기에, 굳이 '매출'만 고집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안내하여 고객에게 먼저 이해를 구하는 차원의 '공지글'을 올리는 센스가
부족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런 세부적인 사항까지 안내문을 붙이기 시작한다면, 제품의
상세 페이지가 너무나 길어져 고객으로하여금 피로감을 유발하는 것을 경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에 생략하게 된다.
Feat. 파나마 파나마리아 카사루이즈를 로스팅하며 잠시 떠오른 감회를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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